두산 발목 잡은 ‘주루 실수’와 ‘실책’

수비 실책도 2연패 결정적 타격

두산이 자랑하는 '발야구'가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연속 실수를 범하고 무너졌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1로 뒤진 7회 전세를 뒤집을 찬스에서 동점을 만드는데 그쳐 패배의 빌미를 스스로 만들었다.

임재철과 이종욱의 연속 안타, 보내기 번트로 이어간 1사 2,3루에서 고영민의 내야 안타로 어렵게 1-1로 균형을 맞춘 두산은 1,3루 기회를 이어가며 역전 분위기를 탔다.

그러나 김현수의 1루 땅볼 때 이종욱이 홈을 쇄도하다 협살에 걸렸고 3루에서 횡사하면서 상황은 2사 1,2루로 바뀌었다.

롯데 1루수 김주찬은 김현수의 강습 타구를 잘 잡아 재빨리 홈으로 공을 뿌렸고 포수 강민호가 홈을 향하던 이종욱을 3루쪽으로 몰았다. 강민호로부터 공을 받은 이대호가 민첩하게 몸을 숙여 3루에 슬라이딩하던 이종욱을 태그아웃했다.

병살을 막고자 이종욱이 홈으로 쇄도했다고 볼 수도 있으나 2루 주자가 3루에 올 때까지 런다운으로 시간을 벌지 못해 도리어 상황이 나빠졌다.

주루플레이에 일가견이 있는 이종욱이었지만 롯데 수비진의 대처가 빨라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한점이 중요한 승부처에서 주자가 3루에 있는 것과 2루에 있는 건 천양지차다. 두산은 2사 1,2루에서 김동주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땅을 쳤다.

두산은 전날에도 0-2로 끌려가던 3회 1사 1,3루에서 손시헌이 고영민의 3루 땅볼 때 이대호가 2루에 공을 던진 사이 홈을 노리다 협살에 걸려 아웃되기도 했다.

위기에서 나온 두산의 수비 실책도 빠질 수 없다. 결정적인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2연패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4회초 수비 때 무사 1,2루에서 이대호의 타구를 거의 잡았던 유격수 손시헌이 병살을 염두에 두다 공을 옆으로 흘리면서 무사 만루로 상황이 급변했고 롯데는 강민호의 밀어내기 몸 맞는 볼로 선취점을 얻었다.

7회까지 산발 4안타만 맞고 호투하던 두산 투수 김선우의 유일한 실점(비자책점)이었다.

두산은 1차전에서도 5-6으로 뒤진 9회초 무사 1루에서 구원투수 임태훈이 김주찬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실책,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4점을 더 줘 추격 의지를 잃었다.

반면 롯데는 이날도 눈부신 호수비를 펼쳐 대조를 이뤘다.

1-1이던 9회말 선두타자 임재철이 때린 타구가 투수 임경완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자 유격수 황재균이 비호같이 대시, 완벽한 송구로 1루에서 타자를 잡았다.

전날 몸을 날린 명수비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던 이대호는 홈런을 때린 뒤 연장 10회말 수비에서 이원석의 선상을 타고 흐르는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내 정확한 송구로 1루에서 아웃시키면서 이틀 연속 공수에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