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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중시와 네티즌 사찰이 키운 ‘타블로 논란’
입력 2010.10.08 (15:30) 연합뉴스
가수 타블로(30.본명 이선웅)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사실을 경찰이 직접 확인함으로써 그의 학력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다.

타블로 학력 논란은 남과 비교하기를 좋아하고 학력에 극도로 민감한 문화와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의 과도한 사생활 캐기가 결합해 빚어진 웃지못할 촌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논란은 3년 9개월 만에 미국 명문대에서 석사학위까지 딴 힙합가수라는 그의 독특한 이력을 일부 누리꾼이 자체적으로 검증하겠다며 나서고 타블로 측과 서로 반박 증거를 제시하면서 결국 고소ㆍ고발 사건으로 이어졌다.

타블로가 알려진 것과 달리 스탠퍼드대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의혹은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이러한 주장을 해온 한 누리꾼이 지난 5월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8일까지 18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회원으로 가입한 이 카페는 타블로가 실제로 스탠퍼드대에 다니지 않았다는 그럴듯한 증거를 내놓으며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누리꾼은 스탠퍼드대 논문 목록에 타블로의 석사학위 논문이 없는 데다 미국의 학력인증기관을 통해 확인한 재학 기간이 타블로 측의 설명과 다르다는 점 등을 학력 위조의 근거로 제시했다.

타블로는 자신이 다닌 석사 과정은 논문을 쓰지 않고 졸업하도록 돼있다고 해명했고, 재학 기간이 다른 것은 학력인증기관의 전산 오류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누리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타블로가 실제로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인물을 사칭한다는 의혹을 새로 제기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틈틈이 한국에 들어와 영어학원 강사로 일한 경력도 이러한 의심을 사는 데 일조했다.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던 타블로 측이 인터넷 카페에 비방 글을 남긴 누리꾼을 고소하고 일부 누리꾼이 타블로가 내놓은 성적증명서가 위조됐다고 고발하면서 결국 학력 검증은 수사기관의 손으로 넘어갔다.

경찰이 스탠퍼드대 한국 동문회 관게자와 당시 기숙사 동료까지 접촉해 확인한 만큼 타블로의 학력에는 더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일부 누리꾼은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타진요'와 '상식이 진리인 세상'(상진세) 등 타블로 관련 인터넷 카페는 '출입국 기록뿐 아니라 장학금 송금 내역도 봐야 한다'거나 '미국 가짜학위 구입자 명단에 한국인이 수두룩하다'는 둥 경찰의 수사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일부 누리꾼은 사설탐정을 고용해 미국 현지에서 타블로의 학력을 자체 조사하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양쪽의 다툼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타블로의 학력을 둘러싼 논란이 이처럼 확대된 것은 연예인의 사생활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의 신상을 확인하는 데 큰 관심을 보여온 일부 누리꾼의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지며 여론의 힘을 얻은 탓이다.

연예인 역시 본업을 떠나 학력으로 평가받기 쉬운 사회 분위기에서 타블로가 방송 등에서 자신의 학벌을 과도하게 부각시켜 논란을 촉발한 측면도 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의 개인 신상 캐기가 위험수위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세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는 "고등교육의 서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수한 대학을 나온 타블로를 사람들이 불편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며 "눈쌀 찌푸리게 하는 현상을 묵인하지 않고 잘잘못을 밝히는 것은 좋지만 범죄 피의자도 아닌 사람의 정보를 이렇게 까발리는 것은 수사대가 아니라 사찰대"라고 지적했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타진요'의 핵심 멤버들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회적 명성과 리더십을 지난 몇 달 동안 얻었다"며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의혹이 수그러드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학력중시와 네티즌 사찰이 키운 ‘타블로 논란’
    • 입력 2010-10-08 15:30:52
    연합뉴스
가수 타블로(30.본명 이선웅)가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사실을 경찰이 직접 확인함으로써 그의 학력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다.

타블로 학력 논란은 남과 비교하기를 좋아하고 학력에 극도로 민감한 문화와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의 과도한 사생활 캐기가 결합해 빚어진 웃지못할 촌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논란은 3년 9개월 만에 미국 명문대에서 석사학위까지 딴 힙합가수라는 그의 독특한 이력을 일부 누리꾼이 자체적으로 검증하겠다며 나서고 타블로 측과 서로 반박 증거를 제시하면서 결국 고소ㆍ고발 사건으로 이어졌다.

타블로가 알려진 것과 달리 스탠퍼드대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의혹은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이러한 주장을 해온 한 누리꾼이 지난 5월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8일까지 18만명이 넘는 누리꾼이 회원으로 가입한 이 카페는 타블로가 실제로 스탠퍼드대에 다니지 않았다는 그럴듯한 증거를 내놓으며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누리꾼은 스탠퍼드대 논문 목록에 타블로의 석사학위 논문이 없는 데다 미국의 학력인증기관을 통해 확인한 재학 기간이 타블로 측의 설명과 다르다는 점 등을 학력 위조의 근거로 제시했다.

타블로는 자신이 다닌 석사 과정은 논문을 쓰지 않고 졸업하도록 돼있다고 해명했고, 재학 기간이 다른 것은 학력인증기관의 전산 오류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누리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타블로가 실제로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인물을 사칭한다는 의혹을 새로 제기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틈틈이 한국에 들어와 영어학원 강사로 일한 경력도 이러한 의심을 사는 데 일조했다.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던 타블로 측이 인터넷 카페에 비방 글을 남긴 누리꾼을 고소하고 일부 누리꾼이 타블로가 내놓은 성적증명서가 위조됐다고 고발하면서 결국 학력 검증은 수사기관의 손으로 넘어갔다.

경찰이 스탠퍼드대 한국 동문회 관게자와 당시 기숙사 동료까지 접촉해 확인한 만큼 타블로의 학력에는 더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일부 누리꾼은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타진요'와 '상식이 진리인 세상'(상진세) 등 타블로 관련 인터넷 카페는 '출입국 기록뿐 아니라 장학금 송금 내역도 봐야 한다'거나 '미국 가짜학위 구입자 명단에 한국인이 수두룩하다'는 둥 경찰의 수사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일부 누리꾼은 사설탐정을 고용해 미국 현지에서 타블로의 학력을 자체 조사하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양쪽의 다툼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타블로의 학력을 둘러싼 논란이 이처럼 확대된 것은 연예인의 사생활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의 신상을 확인하는 데 큰 관심을 보여온 일부 누리꾼의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지며 여론의 힘을 얻은 탓이다.

연예인 역시 본업을 떠나 학력으로 평가받기 쉬운 사회 분위기에서 타블로가 방송 등에서 자신의 학벌을 과도하게 부각시켜 논란을 촉발한 측면도 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의 개인 신상 캐기가 위험수위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세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는 "고등교육의 서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수한 대학을 나온 타블로를 사람들이 불편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며 "눈쌀 찌푸리게 하는 현상을 묵인하지 않고 잘잘못을 밝히는 것은 좋지만 범죄 피의자도 아닌 사람의 정보를 이렇게 까발리는 것은 수사대가 아니라 사찰대"라고 지적했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타진요'의 핵심 멤버들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회적 명성과 리더십을 지난 몇 달 동안 얻었다"며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의혹이 수그러드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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