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박봉고 ‘기록 저조 울고 싶다’

입력 2010.10.08 (20:18) 수정 2010.10.08 (20: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침에 밥도 안넘어갔어요"(김국영)



"기록이 나오지 않아서 울고 싶었어요"(박봉고)



올해 두 차례 한국 남자 100m 기록을 갈아치운 김국영(19.안양시청)과 400m 기대주 박봉고(19.구미시청) 등 열아홉 동갑내기 육상 유망주들이 제91회 전국체전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8일 경남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일반부 100m와 400m 결승에 나란히 출전한 이들은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마련한 유망주 해외 육성 프로그램인 ’드림 프로젝트’의 첫 수혜자.



지난 7월 말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브룩스 존슨 코치의 지도로 `특훈’까지 받은 터라 경기장 안팎의 관심은 온통 이들의 기록 단축 여부에 쏠렸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100m 결승에서 경쟁자 여호수아(인천시청)와 임희남(광주광역시청) 사이에서 뛴 김국영은 레이스 초반까지는 접전을 펼쳤지만 중반 이후 속도를 붙이지 못하고 10초54로 임희남과 공동 3위에 머물렀다.



400m 결승에 출전한 박봉고는 46초57로 2위 조성권(48초02. 서천군청)을 멀찍이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자신의 기록(45초63)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김국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컨디션은 괜찮았는데 생각만큼 몸이 나가지 않았다. 옆에서 달리는 여호수아 형을 의식하고 욕심이 앞서다 보니 제 페이스를 잃었다"고 말했다.



원인은 `부담감’이었다. 김국영은 "경기 전에 어찌나 긴장했던지 아침밥도 제대로 안 넘어갔다. 총소리가 울리고 난 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미국에서 배웠던 것들이 다 사라져버렸다"며 "역시 좋은 기록은 `져도 본전이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뛰어야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봉고의 경우에는 막판에 단독 레이스를 펼친 것이 기록에 걸림돌이 됐다.



박봉고는 "막판 100m에서 스퍼트를 해야 기록이 올라가는데 초반보다 잘 달리지 못했다. 45초6 후반대는 기대했는데 기록이 뒷걸음을 쳐서 솔직히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훈련 파트너와 경쟁을 하면서 뛰었는데 오늘은 혼자 뛴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상대를 이기려고 악착같이 뒤면서 실력이 느는 건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하지만 지난 두 달간 미국에서 특별훈련 결과에는 만족을 표시하면서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겠고 의지를 다졌다.



김국영은 "두 달이라 짧은 기간이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상체를 보강하려고 노력했고 경기 운영 요령 등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제 기량을 보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이어 "오늘 진 건 인정해야 하지만 1~2위를 한 형들과 기량에서 크게 차이가 없어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기록보다는 한국에서 독보적인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이번 시합을 발판삼아 더 큰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봉고도 "존슨 코치로부터 팔을 더 크게 움직여 막판 스퍼트를 보완하는 요령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조언을 많이 받았는데 오늘은 잘 살리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또 "훈련량도 아직 부족하고 페이스 관리 요령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부담감도 크지만 그걸 이겨내야 좋은 선수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무엇이 부족했는지 빨리 해답을 찾아서 보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김국영·박봉고 ‘기록 저조 울고 싶다’
    • 입력 2010-10-08 20:18:22
    • 수정2010-10-08 20:31:19
    연합뉴스
"아침에 밥도 안넘어갔어요"(김국영)

"기록이 나오지 않아서 울고 싶었어요"(박봉고)

올해 두 차례 한국 남자 100m 기록을 갈아치운 김국영(19.안양시청)과 400m 기대주 박봉고(19.구미시청) 등 열아홉 동갑내기 육상 유망주들이 제91회 전국체전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8일 경남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일반부 100m와 400m 결승에 나란히 출전한 이들은 대한육상경기연맹이 마련한 유망주 해외 육성 프로그램인 ’드림 프로젝트’의 첫 수혜자.

지난 7월 말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브룩스 존슨 코치의 지도로 `특훈’까지 받은 터라 경기장 안팎의 관심은 온통 이들의 기록 단축 여부에 쏠렸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100m 결승에서 경쟁자 여호수아(인천시청)와 임희남(광주광역시청) 사이에서 뛴 김국영은 레이스 초반까지는 접전을 펼쳤지만 중반 이후 속도를 붙이지 못하고 10초54로 임희남과 공동 3위에 머물렀다.

400m 결승에 출전한 박봉고는 46초57로 2위 조성권(48초02. 서천군청)을 멀찍이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자신의 기록(45초63)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김국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컨디션은 괜찮았는데 생각만큼 몸이 나가지 않았다. 옆에서 달리는 여호수아 형을 의식하고 욕심이 앞서다 보니 제 페이스를 잃었다"고 말했다.

원인은 `부담감’이었다. 김국영은 "경기 전에 어찌나 긴장했던지 아침밥도 제대로 안 넘어갔다. 총소리가 울리고 난 뒤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미국에서 배웠던 것들이 다 사라져버렸다"며 "역시 좋은 기록은 `져도 본전이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뛰어야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봉고의 경우에는 막판에 단독 레이스를 펼친 것이 기록에 걸림돌이 됐다.

박봉고는 "막판 100m에서 스퍼트를 해야 기록이 올라가는데 초반보다 잘 달리지 못했다. 45초6 후반대는 기대했는데 기록이 뒷걸음을 쳐서 솔직히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훈련 파트너와 경쟁을 하면서 뛰었는데 오늘은 혼자 뛴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상대를 이기려고 악착같이 뒤면서 실력이 느는 건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하지만 지난 두 달간 미국에서 특별훈련 결과에는 만족을 표시하면서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겠고 의지를 다졌다.

김국영은 "두 달이라 짧은 기간이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상체를 보강하려고 노력했고 경기 운영 요령 등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제 기량을 보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이어 "오늘 진 건 인정해야 하지만 1~2위를 한 형들과 기량에서 크게 차이가 없어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기록보다는 한국에서 독보적인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이번 시합을 발판삼아 더 큰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봉고도 "존슨 코치로부터 팔을 더 크게 움직여 막판 스퍼트를 보완하는 요령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조언을 많이 받았는데 오늘은 잘 살리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또 "훈련량도 아직 부족하고 페이스 관리 요령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부담감도 크지만 그걸 이겨내야 좋은 선수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무엇이 부족했는지 빨리 해답을 찾아서 보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