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환경미화원 작업현장 가 봤더니…
입력 2010.10.11 (07:47) 취재파일K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일제대청소의 날이 지정돼 시행 중입니다.

환경미화원들의 업무가 그만큼 크게 늘었을 텐데요.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치워 우리의 주변을 깨끗하게 해주는 환경미화원 분들, 그렇다면 과연 그 분들의 환경은 어떨까요? 3일 밤낮을 따라다녀 보니 선진국이라기엔 부끄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리포트>

한 청소 대행업체 소속 환경 미화원들이 트럭에서 갈퀴로 쓰레기를 끌어내립니다.

청소차도 아닌, 일반 1톤 트럭입니다.

<녹취> "(이거 음식물 쓰레기 아니에요?) 아닙니다. 이건 일반 쓰레깁니다."

<인터뷰> 최한철(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겉에는 일반 쓰레기고, 이 안쪽에 밑에 음식물 쓰레기가 있어요."

위쪽에 쌓인 생활쓰레기 봉투를 걷어내니 속에 감춰져있던 음식물 쓰레기가 드러납니다.

분리해서 수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장에선 이를 지킬 도리가 없습니다.

<인터뷰> 박경수(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왜 안에다 넣느냐 하면요. 우리가 작업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음식물 따로, 생활폐기물 따로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러니까 한번 들어간 골목을 한 번에 치우고 나오기 위해서 저렇게 싣고 오는 거에요. (다른 팀을 꾸리면 되잖아요) 회사에서 인원을 보충하지 않지."

이 업체가 맡은 구역은 2003년에는 40여 명이 나눠서 일했지만 업체가, 나간 사람들의 자리를 채워주지 않고 남은 26명에게 전부 떠맡겼기 때문입니다.

인력사정 뿐만 아니라 차량 상태도 심각합니다.

<녹취> 이00(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물이 질질 흐르지. 구청에서도 지금 감안하면서도 차를 이따위로...새로 안 사주고. 깜빡이도 안 돼요. 깜빡이가 안 되는데, 차가 우회전 방향도 모르고, 좌회전 방향도 압니까? (그럼 다른 차들이 전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렇죠."

최근에 마련됐다는 샤워시설에 가봤습니다.

<녹취> "(샤워꼭지가 하나 있는 거에요?) 예, 그렇죠. 하나. (그럼 여기서 샤워를 해요?) 거의 안 하죠. 손만 씻고 가는 거지. 여기서 어떻게 샤워를 해요."

실은 구청 소속 미화원들의 시설인데 그나마 얼마 전부터 같이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채혁병(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이건 뭐에요?) 여기서 소변을 보고 그러니까...(화장실은 따로 있죠?) 화장실은 따로 없고, 공중 화장실 저쪽에 있잖아요. (그럼 업체가 있는 곳엔 화장실이 따로 없어요?) 그렇죠. 따로 화장실이 없죠."

이 업체에서 9년째 일하고 있다는 이 모 씨는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인터뷰> 이00(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집에 가면 씻어도 냄새 난다 그래 부인이. 애들이 냄새 난다 그래. 월급도 2백도 안되는 데서 말이야..(선생님 월급이 2백이 안되시는 거에요?) 네. 다 제하고 160만 원. (그럼 좀 오래 일한 사람은 돈을 좀 더 주나요?) 아니에요. 똑같아요. 오늘 처음 들어온 사람이나 8년째 나온 사람이나 똑같아요."

월급은 업체마다 조금씩 다른데 강남지역이 260만 원으로 가장 높고 가장 적은 것이 160만 원 정돕니다.

반면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들은 초봉이 연 3천만 원 수준, 구청 미화원들은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된 준 공무원이기 때문인데, 정년 보장에 학자금까지 지원됩니다.

그런데 하는 일은 낙엽을 쓸고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등 상대적으로 덜 힘든 것이어서 불공평하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위탁 환경미화원이란 신분은 IMF 이후 지방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청소 업무를 대행업체에 넘기면서 생겨났습니다.

현재 서울시에만 119개 업체, 3천백여 명이 있는데, 서울시 전체 청소 인원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대행업체들은 독립채산제로 지자체의 보조를 받지 않고, 종량제 봉투를 팔아 이윤을 창출하고 이것으로 업체를 운영합니다.

따라서 임금과 복지 등을 줄여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용 청소차를 이용하는 쪽은 사정이 좀 나을까요?

<녹취> "으이차! 스톱..."

늦은 밤, 은평구 신사동 골목을 바쁘게 달리는 김복곤 씨, 온몸이 땀과 오물로 뒤범벅입니다.

압착기에, 덮개도 달렸지만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녹취> "물이 쏟아진다."

<인터뷰> 김복곤(은평구 위탁 환경미화원) : "(솔직히 속이 좀 안 좋은데요.) 나는 이제 이력이 났죠. 4년을 해가는데 지금. 아이고, 속이 메스꺼워서 밥도 못 먹고 그랬는데, 넘어오고 그랬는데, 지금은 이 냄새가 구수해요. 오래되니까..."

복곤 씨에겐 어린 두 딸이 있고 곧 셋째가 태어납니다.

<인터뷰> "바라는 게 있다면 뭐, 월급이 더 올라갔으면 좋겠고...또 하나는 우리 샤워실, 샤워실 먼저 해줬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쉬는 곳이 없어가지고 밥 먹을 (데도 없고) 나는 차에서 좀 쉬고 드러눕고 그러는데..."

일은 새벽 4시가 다 돼서야 끝이 납니다.

<녹취> "들어가세요."

앞서 달리던 김종연 씨가 감자기 멈춰섰습니다.

쓰레기 봉투에 있던 뾰족한 것에 손가락을 찔린 겁니다.

<인터뷰> 김종연(송파구 위탁 환경미화원) : "종이같은 걸로 잘 싸서 버리면 괜찮은데, 위에다 그냥 놓으니까 탁 찔려버리는 거에요. 이렇게 다치는 경우가 많아요, 생활쓰레기 하다 보면. 10시간째 계속된 작업에 이젠 뛸 힘도 없습니다."

새벽이면 제법 쌀쌀해졌는데 아직 여름 작업복을 입고 있습니다.

<인터뷰> "옷을 제공을 안 해줘요. 작업복도 주민들이 입다 버린 옷 주워서 입어요."

오래 전 받은 옷은 거의 다 헤져입을 수도 없습니다. 업체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업체 측 관계자는 자신들도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청소 대행업체들은 다른 수입원이 없고, 구청으로부터 종량제 봉투를 받아 판 돈으로 운영되는데, 대부분 지역과 비슷하게 자신들도 봉투값이 10년째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녹취> 청소 위탁업체 관계자 : "내가 여기 온지 10년 됐는데, 그 안에는 한 번도 안 올랐어요. (10년 동안?) 네. 10년 동안 한 푼도 안 올랐어요. 그러니까 우리도 힘들어요."

지금 10년간 봉투 값을 동결시켜도 하청업체 입장에선 구청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청소 위탁업체 관계자 : "봉투값이 올라야죠. 당연히. 저기 구에서 막아버리는 거 아니에요, 구의원들이. 얼마라도 좀 올려줬으면 속도 편한데...우리는 구청 하청업체기 때문에 구청에서 지시하는 대로 해야 돼요."

공무원들이 생활물가에 민감한 지역민심을 의식해 봉투값 올리기를 꺼린다는 얘긴데, 은평구는 구청장이 새로 당선되면서 조금 올랐던 봉투값이 도로 깎였습니다.

이 업체의 샤워시설입니다.

<녹취> 청소 위탁업체 관계자 : "끝나는 대로 와서 닦고 가고 닦고 가고 하니까, 저것만 가지고도 충분해요. 3개만 가지고도, 우리는 여유가 있어요."

사정이 이렇다 열악하다 보니 봉투 값을 조금 올려서라도 환경미화원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옵니다.

<인터뷰> "누구든지 내 더러운 쓰레기를 저분들이 대신 치워주는데, 내가 깨끗하게 살기 위해서는 해줘야 되는 거에요. 먹고 싶은 거 한 가지만 덜 먹으면 할 수 있거든요."

<인터뷰> 이정근(시민) : "지자체에서도 너무 잘못하는 거야. 구청장이 알아서 돈을 좀 빼주든지, 봉투값을 올려서 하든가. 어느 정도 먹고는 살아야할 거 아니야."

어느새 차곡차곡 쌓여 적재함 높이의 3배 이상 올라간 쓰레기, 아슬아슬하게 골목을 달립니다.

대충 손만 씻고 옷을 갈아입습니다.

작업복은 보통 일주일씩 입습니다.

<녹취> "(바지, 윗도리, 아까 쓰셨던 장갑 그리고 장화까지. 얼마나 더러운지 저희가 한번 검사를 해볼게요. (어떨 거 같으세요?) 말도 못 하죠. 전부 세균 덩어리죠."

과연 그랬습니다.

옷과 장갑 1제곱센티미터 면적에서 각각 100만 마리 이상의 많은 균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장갑에서는 이른바 '슈퍼박테리아'로 문제가 된 녹농균과 아시네토박터균이 모두 검출됐습니다.

지난달 일본에서는 아시네토박터균에 감염돼 9명이 사망했습니다.

녹농균에 저항력이 낮은 사람이 감염되면 쇼크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정두련(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 "내성 문제에 있어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세균이 많이 검출됐습니다. 환경미화원들이 작업 후에는 작업복을 벗고 청결하게 씻을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겠고, 더러워지고 오염된 작업복은 자주 새롭게 교체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민들도, 해당 업체들도 그 필요성을 절감하는데, 왜 환경미화원들의 근로환경은 지금까지 개선되지 못 한 걸까요?

서울시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이현우(서울시 자연순환과) : "계약서를 작성할 때 ‘임금이나 후생복지를 어느 수준까지 해 줘라’라고 계약을 했을 때, 그러면 대행업체 환경미화원들의 여건이 좀 좋아질 것 같은데...(그러면 구청에서 그걸 계약서 조건에 넣을 수 있다는 거네요?) 그렇죠."

그 심각성을 파악한 환경부가 자치구의 관리 책임을 강제하기 위해 지난 7월, 폐기물 관리 법을 개정했습니다.

<인터뷰> 최동호(환경부 자연순환국) : "당연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의지를 가지고, 이번에 청소 행정에 대한 문제점들을 구석구석 살펴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부의 업무처리 지침은 내년 2월 각 지자체로 시달됩니다.

이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가 나와야 할 시점입니다.
  • 환경미화원 작업현장 가 봤더니…
    • 입력 2010-10-11 07:47:53
    취재파일K
<앵커 멘트>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일제대청소의 날이 지정돼 시행 중입니다.

환경미화원들의 업무가 그만큼 크게 늘었을 텐데요.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치워 우리의 주변을 깨끗하게 해주는 환경미화원 분들, 그렇다면 과연 그 분들의 환경은 어떨까요? 3일 밤낮을 따라다녀 보니 선진국이라기엔 부끄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리포트>

한 청소 대행업체 소속 환경 미화원들이 트럭에서 갈퀴로 쓰레기를 끌어내립니다.

청소차도 아닌, 일반 1톤 트럭입니다.

<녹취> "(이거 음식물 쓰레기 아니에요?) 아닙니다. 이건 일반 쓰레깁니다."

<인터뷰> 최한철(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겉에는 일반 쓰레기고, 이 안쪽에 밑에 음식물 쓰레기가 있어요."

위쪽에 쌓인 생활쓰레기 봉투를 걷어내니 속에 감춰져있던 음식물 쓰레기가 드러납니다.

분리해서 수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장에선 이를 지킬 도리가 없습니다.

<인터뷰> 박경수(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왜 안에다 넣느냐 하면요. 우리가 작업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음식물 따로, 생활폐기물 따로 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러니까 한번 들어간 골목을 한 번에 치우고 나오기 위해서 저렇게 싣고 오는 거에요. (다른 팀을 꾸리면 되잖아요) 회사에서 인원을 보충하지 않지."

이 업체가 맡은 구역은 2003년에는 40여 명이 나눠서 일했지만 업체가, 나간 사람들의 자리를 채워주지 않고 남은 26명에게 전부 떠맡겼기 때문입니다.

인력사정 뿐만 아니라 차량 상태도 심각합니다.

<녹취> 이00(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물이 질질 흐르지. 구청에서도 지금 감안하면서도 차를 이따위로...새로 안 사주고. 깜빡이도 안 돼요. 깜빡이가 안 되는데, 차가 우회전 방향도 모르고, 좌회전 방향도 압니까? (그럼 다른 차들이 전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렇죠."

최근에 마련됐다는 샤워시설에 가봤습니다.

<녹취> "(샤워꼭지가 하나 있는 거에요?) 예, 그렇죠. 하나. (그럼 여기서 샤워를 해요?) 거의 안 하죠. 손만 씻고 가는 거지. 여기서 어떻게 샤워를 해요."

실은 구청 소속 미화원들의 시설인데 그나마 얼마 전부터 같이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채혁병(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이건 뭐에요?) 여기서 소변을 보고 그러니까...(화장실은 따로 있죠?) 화장실은 따로 없고, 공중 화장실 저쪽에 있잖아요. (그럼 업체가 있는 곳엔 화장실이 따로 없어요?) 그렇죠. 따로 화장실이 없죠."

이 업체에서 9년째 일하고 있다는 이 모 씨는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인터뷰> 이00(성북구 위탁 환경미화원) : "집에 가면 씻어도 냄새 난다 그래 부인이. 애들이 냄새 난다 그래. 월급도 2백도 안되는 데서 말이야..(선생님 월급이 2백이 안되시는 거에요?) 네. 다 제하고 160만 원. (그럼 좀 오래 일한 사람은 돈을 좀 더 주나요?) 아니에요. 똑같아요. 오늘 처음 들어온 사람이나 8년째 나온 사람이나 똑같아요."

월급은 업체마다 조금씩 다른데 강남지역이 260만 원으로 가장 높고 가장 적은 것이 160만 원 정돕니다.

반면 구청 소속 환경미화원들은 초봉이 연 3천만 원 수준, 구청 미화원들은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된 준 공무원이기 때문인데, 정년 보장에 학자금까지 지원됩니다.

그런데 하는 일은 낙엽을 쓸고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등 상대적으로 덜 힘든 것이어서 불공평하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위탁 환경미화원이란 신분은 IMF 이후 지방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청소 업무를 대행업체에 넘기면서 생겨났습니다.

현재 서울시에만 119개 업체, 3천백여 명이 있는데, 서울시 전체 청소 인원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대행업체들은 독립채산제로 지자체의 보조를 받지 않고, 종량제 봉투를 팔아 이윤을 창출하고 이것으로 업체를 운영합니다.

따라서 임금과 복지 등을 줄여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용 청소차를 이용하는 쪽은 사정이 좀 나을까요?

<녹취> "으이차! 스톱..."

늦은 밤, 은평구 신사동 골목을 바쁘게 달리는 김복곤 씨, 온몸이 땀과 오물로 뒤범벅입니다.

압착기에, 덮개도 달렸지만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녹취> "물이 쏟아진다."

<인터뷰> 김복곤(은평구 위탁 환경미화원) : "(솔직히 속이 좀 안 좋은데요.) 나는 이제 이력이 났죠. 4년을 해가는데 지금. 아이고, 속이 메스꺼워서 밥도 못 먹고 그랬는데, 넘어오고 그랬는데, 지금은 이 냄새가 구수해요. 오래되니까..."

복곤 씨에겐 어린 두 딸이 있고 곧 셋째가 태어납니다.

<인터뷰> "바라는 게 있다면 뭐, 월급이 더 올라갔으면 좋겠고...또 하나는 우리 샤워실, 샤워실 먼저 해줬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쉬는 곳이 없어가지고 밥 먹을 (데도 없고) 나는 차에서 좀 쉬고 드러눕고 그러는데..."

일은 새벽 4시가 다 돼서야 끝이 납니다.

<녹취> "들어가세요."

앞서 달리던 김종연 씨가 감자기 멈춰섰습니다.

쓰레기 봉투에 있던 뾰족한 것에 손가락을 찔린 겁니다.

<인터뷰> 김종연(송파구 위탁 환경미화원) : "종이같은 걸로 잘 싸서 버리면 괜찮은데, 위에다 그냥 놓으니까 탁 찔려버리는 거에요. 이렇게 다치는 경우가 많아요, 생활쓰레기 하다 보면. 10시간째 계속된 작업에 이젠 뛸 힘도 없습니다."

새벽이면 제법 쌀쌀해졌는데 아직 여름 작업복을 입고 있습니다.

<인터뷰> "옷을 제공을 안 해줘요. 작업복도 주민들이 입다 버린 옷 주워서 입어요."

오래 전 받은 옷은 거의 다 헤져입을 수도 없습니다. 업체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업체 측 관계자는 자신들도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청소 대행업체들은 다른 수입원이 없고, 구청으로부터 종량제 봉투를 받아 판 돈으로 운영되는데, 대부분 지역과 비슷하게 자신들도 봉투값이 10년째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녹취> 청소 위탁업체 관계자 : "내가 여기 온지 10년 됐는데, 그 안에는 한 번도 안 올랐어요. (10년 동안?) 네. 10년 동안 한 푼도 안 올랐어요. 그러니까 우리도 힘들어요."

지금 10년간 봉투 값을 동결시켜도 하청업체 입장에선 구청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청소 위탁업체 관계자 : "봉투값이 올라야죠. 당연히. 저기 구에서 막아버리는 거 아니에요, 구의원들이. 얼마라도 좀 올려줬으면 속도 편한데...우리는 구청 하청업체기 때문에 구청에서 지시하는 대로 해야 돼요."

공무원들이 생활물가에 민감한 지역민심을 의식해 봉투값 올리기를 꺼린다는 얘긴데, 은평구는 구청장이 새로 당선되면서 조금 올랐던 봉투값이 도로 깎였습니다.

이 업체의 샤워시설입니다.

<녹취> 청소 위탁업체 관계자 : "끝나는 대로 와서 닦고 가고 닦고 가고 하니까, 저것만 가지고도 충분해요. 3개만 가지고도, 우리는 여유가 있어요."

사정이 이렇다 열악하다 보니 봉투 값을 조금 올려서라도 환경미화원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옵니다.

<인터뷰> "누구든지 내 더러운 쓰레기를 저분들이 대신 치워주는데, 내가 깨끗하게 살기 위해서는 해줘야 되는 거에요. 먹고 싶은 거 한 가지만 덜 먹으면 할 수 있거든요."

<인터뷰> 이정근(시민) : "지자체에서도 너무 잘못하는 거야. 구청장이 알아서 돈을 좀 빼주든지, 봉투값을 올려서 하든가. 어느 정도 먹고는 살아야할 거 아니야."

어느새 차곡차곡 쌓여 적재함 높이의 3배 이상 올라간 쓰레기, 아슬아슬하게 골목을 달립니다.

대충 손만 씻고 옷을 갈아입습니다.

작업복은 보통 일주일씩 입습니다.

<녹취> "(바지, 윗도리, 아까 쓰셨던 장갑 그리고 장화까지. 얼마나 더러운지 저희가 한번 검사를 해볼게요. (어떨 거 같으세요?) 말도 못 하죠. 전부 세균 덩어리죠."

과연 그랬습니다.

옷과 장갑 1제곱센티미터 면적에서 각각 100만 마리 이상의 많은 균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장갑에서는 이른바 '슈퍼박테리아'로 문제가 된 녹농균과 아시네토박터균이 모두 검출됐습니다.

지난달 일본에서는 아시네토박터균에 감염돼 9명이 사망했습니다.

녹농균에 저항력이 낮은 사람이 감염되면 쇼크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정두련(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 "내성 문제에 있어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세균이 많이 검출됐습니다. 환경미화원들이 작업 후에는 작업복을 벗고 청결하게 씻을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겠고, 더러워지고 오염된 작업복은 자주 새롭게 교체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민들도, 해당 업체들도 그 필요성을 절감하는데, 왜 환경미화원들의 근로환경은 지금까지 개선되지 못 한 걸까요?

서울시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이현우(서울시 자연순환과) : "계약서를 작성할 때 ‘임금이나 후생복지를 어느 수준까지 해 줘라’라고 계약을 했을 때, 그러면 대행업체 환경미화원들의 여건이 좀 좋아질 것 같은데...(그러면 구청에서 그걸 계약서 조건에 넣을 수 있다는 거네요?) 그렇죠."

그 심각성을 파악한 환경부가 자치구의 관리 책임을 강제하기 위해 지난 7월, 폐기물 관리 법을 개정했습니다.

<인터뷰> 최동호(환경부 자연순환국) : "당연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의지를 가지고, 이번에 청소 행정에 대한 문제점들을 구석구석 살펴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부의 업무처리 지침은 내년 2월 각 지자체로 시달됩니다.

이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가 나와야 할 시점입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취재파일K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