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높은 벽’ 거듭 실감…노벨상 전략은?

입력 2010.10.11 (22:21) 수정 2010.10.1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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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노벨 경제학상 발표를 끝으로 6개 분야 수상자 모두 선정.



우리는 강력한 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고은 시인이 또 한번 고배를 마시면서 아쉬움이 더 컸는데요.



한 나라의 과학기술이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 평가되는 노벨상. 우리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인지, 이슈앤 뉴스, 먼저 최영은 기자가 한국의 현실을 짚어봅니다.



<리포트>



우리나라는 지난 2천년 고 김대중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노벨상과 뜻깊은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녹취> 고 김대중 대통령(수상 연설) : "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그리고 우리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할것을 맹세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두번째 수상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에다 IT 강국을 자부하고 있는 현실과는 대조적입니다.



경제력에서 우리보다 앞서긴 하지만 영국과 독일은 100개 이상, 프랑스는 50여개의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가까운 일본은 올해 화학상에서 2명을 추가하면서 총 17명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분야도 기초과학은 물론 문학상과 평화상까지 골고루 포진했습니다.



반면 우리는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조급증이 세계와의 격차를 불러 왔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손봉호(서울대 명예교수) : "순수학문 ,순수과학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을 존경하고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바뀌어야 합니다."



스마트 폰 쇼크에서 볼 수 있듯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시스템이 절실합니다.



또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노벨상은 남의 잔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멘트>



자 그렇다면, 노벨상을 배출시키는 자양분은 뭘까요.



무려 80여명을 배출한 미국의 시카고 대학과 32명을 배출해 노벨상 사관학교로 불리는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등 노벨상 대표 요람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최규식, 최재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설립 100여년 정도지만 시카고 대학은 8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특히 경제학부에서만 25명으로, 시카고 학파라는 말까지 낳았습니다.



그 비결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용기와 근성, 그리고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는 학풍에 있습니다.



교수진은 명성이 아닌 아이디어로 뽑습니다.



<인터뷰> 존 마크 헨슨(시카고 대학 사회과학대학장) :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냐, 뭔가 새로운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냐를 봅니다."



노벨상을 위한 특별한 비밀을 묻자, 역시 아이디어를 강조합니다.



<인터뷰>존 마크 헨슨(시카고 대학 사회과학대학장) : "훌륭한 인재와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뿐입니다. 그런 아이디어가 노벨상을 타는 것입니다."



지난해 이 대학이 연구관련 기부금만 우리 돈 천 6백억원을 모은 비결이기도 합니다.



다친 심장의 세포를 재생하는 특이 생물 연구가, 7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원에게 중간 보고서도, 연구 성패의 책임을 따지지도 않습니다.



<인터뷰> 예클러(막스플랑크 재단 부이사장) : "당장 성과가 나오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십 년이 걸려도 큰 발견이 예상되는 연구 과제가 우리의 관심사입니다."



그럼에도 이 연구소는 한 해 우리 돈 2조 5천억원의 연구비를 이런 도전에 지원합니다.



노벨상감의 위대한 발견은 실패의 연속 끝에서 창조된다는, 연구소 특유의 철학 때문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강조하는 이 ’연구의 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 32명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에르텔(막스플랑크 연구원/2007년 노벨 화학상 수상) : "다른 연구자가 감히 시도해 보지 못한 연구 과제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용기가 노벨상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연구 과제의 선택등 연구원의 신분 보장은, 법관에 버금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지금까지 어느 나라가 가장 노벨상을 많이 받았을까요?



정홍규 기자, 노벨상 국가별 판세를 보여주시죠.



<답변>



지난 110년간 노벨상은 6개부문에서 8백여명이 받았는데, 나라로는 모두 56개국입니다.



20명 이상이 나온 이른바 노벨상 강국은 7개국입니다.



최대 강국은 미국인데, 35%인, 291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6개 나라는 유럽 국가들이었습니다.



대륙별로 봐도 유럽이 454명으로 % 북미가 312명으로 %로 두 대륙이 노벨상의 91%를 휩쓸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모두 36명이 나왔는데, 일본이 17명으로 절반 가까왔고, 인도가 5명입니다.



여성 수상자는 모두 41명으로 5%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노벨상에 얼마만큼 접근했을까요?



문학, 과학 분야에선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조성훈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유력 후보만 8년째.



기대만큼 아쉬움도 컸지만, 여전히 한국의 두번째 노벨상 수상 가능성은 고은 시인이 1순윕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문학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서는 번역이 관건이지만 일본의 10%에도 못미치는 실정입니다.



또 세계 10위의 출판 대국이라는 외형은 키웠지만 문학서적 점유율은 3%가 채 안됩니다.



<인터뷰> 김주연(한국문학번역원장) : "문학을 이해하는 사회전체적인 분위기가 좀 더 성숙돼야 하겠고요, 번역의 질의 향상등 좀더 발전성장하면, (머지않아)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과학분야도 10여명의 과학자들이 노벨상에 근접해 있습니다.



독보적인 연구성과로 세계에서 논문이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물리의 김수봉과 정상욱, 화학의 박수문 등 과학자들!



그리고 생명과학의 김빛내리와 첨단 신소재의 김필립 등 40대의 안팎의 젊은 과학자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백(한국물리학회장) : "연구개발중 기초과학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이면 적어도 10년 내에는 (노벨상 수상이)가능하지 않는가 생각..."



제2,제3의 노벨상을 향한 두드림이 계속된다면 가능성은 머지 않아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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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높은 벽’ 거듭 실감…노벨상 전략은?
    • 입력 2010-10-11 22:21:12
    • 수정2010-10-11 22:38:15
    뉴스 9
<앵커 멘트>

오늘 노벨 경제학상 발표를 끝으로 6개 분야 수상자 모두 선정.

우리는 강력한 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고은 시인이 또 한번 고배를 마시면서 아쉬움이 더 컸는데요.

한 나라의 과학기술이나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 평가되는 노벨상. 우리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인지, 이슈앤 뉴스, 먼저 최영은 기자가 한국의 현실을 짚어봅니다.

<리포트>

우리나라는 지난 2천년 고 김대중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노벨상과 뜻깊은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녹취> 고 김대중 대통령(수상 연설) : "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그리고 우리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할것을 맹세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두번째 수상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에다 IT 강국을 자부하고 있는 현실과는 대조적입니다.

경제력에서 우리보다 앞서긴 하지만 영국과 독일은 100개 이상, 프랑스는 50여개의 노벨상을 수상했습니다.

가까운 일본은 올해 화학상에서 2명을 추가하면서 총 17명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분야도 기초과학은 물론 문학상과 평화상까지 골고루 포진했습니다.

반면 우리는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조급증이 세계와의 격차를 불러 왔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손봉호(서울대 명예교수) : "순수학문 ,순수과학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을 존경하고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바뀌어야 합니다."

스마트 폰 쇼크에서 볼 수 있듯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시스템이 절실합니다.

또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노벨상은 남의 잔치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멘트>

자 그렇다면, 노벨상을 배출시키는 자양분은 뭘까요.

무려 80여명을 배출한 미국의 시카고 대학과 32명을 배출해 노벨상 사관학교로 불리는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등 노벨상 대표 요람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최규식, 최재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설립 100여년 정도지만 시카고 대학은 8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특히 경제학부에서만 25명으로, 시카고 학파라는 말까지 낳았습니다.

그 비결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용기와 근성, 그리고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는 학풍에 있습니다.

교수진은 명성이 아닌 아이디어로 뽑습니다.

<인터뷰> 존 마크 헨슨(시카고 대학 사회과학대학장) :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냐, 뭔가 새로운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냐를 봅니다."

노벨상을 위한 특별한 비밀을 묻자, 역시 아이디어를 강조합니다.

<인터뷰>존 마크 헨슨(시카고 대학 사회과학대학장) : "훌륭한 인재와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뿐입니다. 그런 아이디어가 노벨상을 타는 것입니다."

지난해 이 대학이 연구관련 기부금만 우리 돈 천 6백억원을 모은 비결이기도 합니다.

다친 심장의 세포를 재생하는 특이 생물 연구가, 7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원에게 중간 보고서도, 연구 성패의 책임을 따지지도 않습니다.

<인터뷰> 예클러(막스플랑크 재단 부이사장) : "당장 성과가 나오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십 년이 걸려도 큰 발견이 예상되는 연구 과제가 우리의 관심사입니다."

그럼에도 이 연구소는 한 해 우리 돈 2조 5천억원의 연구비를 이런 도전에 지원합니다.

노벨상감의 위대한 발견은 실패의 연속 끝에서 창조된다는, 연구소 특유의 철학 때문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강조하는 이 ’연구의 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 32명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에르텔(막스플랑크 연구원/2007년 노벨 화학상 수상) : "다른 연구자가 감히 시도해 보지 못한 연구 과제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용기가 노벨상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연구 과제의 선택등 연구원의 신분 보장은, 법관에 버금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지금까지 어느 나라가 가장 노벨상을 많이 받았을까요?

정홍규 기자, 노벨상 국가별 판세를 보여주시죠.

<답변>

지난 110년간 노벨상은 6개부문에서 8백여명이 받았는데, 나라로는 모두 56개국입니다.

20명 이상이 나온 이른바 노벨상 강국은 7개국입니다.

최대 강국은 미국인데, 35%인, 291명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6개 나라는 유럽 국가들이었습니다.

대륙별로 봐도 유럽이 454명으로 % 북미가 312명으로 %로 두 대륙이 노벨상의 91%를 휩쓸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모두 36명이 나왔는데, 일본이 17명으로 절반 가까왔고, 인도가 5명입니다.

여성 수상자는 모두 41명으로 5%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노벨상에 얼마만큼 접근했을까요?

문학, 과학 분야에선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조성훈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유력 후보만 8년째.

기대만큼 아쉬움도 컸지만, 여전히 한국의 두번째 노벨상 수상 가능성은 고은 시인이 1순윕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문학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서는 번역이 관건이지만 일본의 10%에도 못미치는 실정입니다.

또 세계 10위의 출판 대국이라는 외형은 키웠지만 문학서적 점유율은 3%가 채 안됩니다.

<인터뷰> 김주연(한국문학번역원장) : "문학을 이해하는 사회전체적인 분위기가 좀 더 성숙돼야 하겠고요, 번역의 질의 향상등 좀더 발전성장하면, (머지않아)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과학분야도 10여명의 과학자들이 노벨상에 근접해 있습니다.

독보적인 연구성과로 세계에서 논문이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물리의 김수봉과 정상욱, 화학의 박수문 등 과학자들!

그리고 생명과학의 김빛내리와 첨단 신소재의 김필립 등 40대의 안팎의 젊은 과학자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영백(한국물리학회장) : "연구개발중 기초과학이 차지하는 비율도 높이면 적어도 10년 내에는 (노벨상 수상이)가능하지 않는가 생각..."

제2,제3의 노벨상을 향한 두드림이 계속된다면 가능성은 머지 않아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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