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미니홈피 유족이 물려받을 수 있다”

입력 2010.10.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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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사람이 남긴 미니홈피나 블로그 같은 '디지털 유품'은 유족이 물려받을 수 있으므로 유품 청구 요건과 상속절차 등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무법인 동서파트너스의 김기중 변호사는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원장 유왕진)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장 김상헌 NHN 사장)가 13일 건국대 산학협동관에서 여는 '사자(死者)의 디지털 유품 취급 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앞두고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사자의 디지털 유품의 법률적 한계 및 개선방안'이라는 발제문에서 "사망자가 남긴 이메일이나 사이버 공간의 게시물 등은 모두 상속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사망자가 사이버 공간에 남긴 기록에 대해 현행법상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각 포털사이트도 유족의 요청에 임시방편으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천안함 사태 당시 숨진 해군장병의 유족 일부가 아들의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에 접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사망자의 디지털 유품 처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디지털 정보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으로 보호되고 있는 측면 등으로 볼 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따라서 상속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망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계정 정보와 이를 이용해 사망자의 인터넷 계정을 이용할 권리는 당사자만 소유할 수 있는 것으로 상속인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 사이의 협의를 통해 디지털 유품의 청구 요건과 상속 절차 등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발제자인 건국대 심영섭 강사는 외국에서는 이미 디지털 유품 상속에 관한 사회적 논의와 제도 마련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심 강사는 "독일에서는 법적 상속인이 일정한 절차를 거쳐 디지털 유품을 상속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일반적인 판단이며, 이에 따라 상당수 유족이 디지털 유품을 찾아주는 전문 사업자나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황용석 교수는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사단법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는 국내의 대표적인 6개 포털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오늘 논의가 포털사들이 공동으로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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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인의 미니홈피 유족이 물려받을 수 있다”
    • 입력 2010-10-13 11:35:15
    연합뉴스
세상을 떠난 사람이 남긴 미니홈피나 블로그 같은 '디지털 유품'은 유족이 물려받을 수 있으므로 유품 청구 요건과 상속절차 등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무법인 동서파트너스의 김기중 변호사는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원장 유왕진)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장 김상헌 NHN 사장)가 13일 건국대 산학협동관에서 여는 '사자(死者)의 디지털 유품 취급 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앞두고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사자의 디지털 유품의 법률적 한계 및 개선방안'이라는 발제문에서 "사망자가 남긴 이메일이나 사이버 공간의 게시물 등은 모두 상속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사망자가 사이버 공간에 남긴 기록에 대해 현행법상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각 포털사이트도 유족의 요청에 임시방편으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천안함 사태 당시 숨진 해군장병의 유족 일부가 아들의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에 접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사망자의 디지털 유품 처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디지털 정보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으로 보호되고 있는 측면 등으로 볼 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따라서 상속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망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계정 정보와 이를 이용해 사망자의 인터넷 계정을 이용할 권리는 당사자만 소유할 수 있는 것으로 상속인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들 사이의 협의를 통해 디지털 유품의 청구 요건과 상속 절차 등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발제자인 건국대 심영섭 강사는 외국에서는 이미 디지털 유품 상속에 관한 사회적 논의와 제도 마련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심 강사는 "독일에서는 법적 상속인이 일정한 절차를 거쳐 디지털 유품을 상속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일반적인 판단이며, 이에 따라 상당수 유족이 디지털 유품을 찾아주는 전문 사업자나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황용석 교수는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사단법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는 국내의 대표적인 6개 포털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어, 오늘 논의가 포털사들이 공동으로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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