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칠레’ 울려퍼진 환희의 순간

입력 2010.10.13 (12:47) 수정 2010.10.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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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다, 나온다!"

13일 오전 0시11분(이하 현지시간)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 광부 플로렌시오 아발로스를 실은 캡슐 '불사조 2호'가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 광부들의 가족이 머물고 있는 광산 앞 '희망캠프'에서는 일제히 탄성과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광산을 쩌렁 쩌렁 울린 "비바! 칠레"의 함성으로 영상 3-4도의 차가운 사막의 밤은 단숨에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지난 8월5일 밤 발생한 붕괴사고로 지하 700m 갱도에 갇힌 33명의 광부 중 한 명이 69일 만에 지상을 밟는 순간이었다.

구조 개시부터 시작해 1시간이 채 안 걸린 첫 구조의 과정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는 과정이었다.

당초 12일 오후 8시께로 점쳐졌던 구조 개시 시점이 두 시간 후인 10시로 한 차례 늦춰지고, 10시를 넘기도록 구조대원을 실은 캡슐이 내려가지 않자 캠프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구조 장면을 지켜보던 가족들의 얼굴에서는 긴장되고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게 나타났다.

모닥불 주위에 모여앉아 모니터를 보며 줄담배를 피던 가족들의 손은 가늘게 떨렸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대하던 구조작업은 11시20분께 시작됐다.

첫 구조대원인 마누엘 곤살레스가 캡슐을 타고 천천히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16분 후 지하 광부들이 직접 찍은 동영상을 통해 캡슐이 피신처에 안전하게 도착하는 장면이 잡혔다.

캡슐에서 내린 마누엘 곤살레스가 지하 광부들과 포옹하는 장면을 지켜보던 가족, 친지들은 "감동적"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박수를 그치지 못했다.

이후 11시55분 드디어 플로렌시오를 실은 캡슐이 올라가기 시작하자 긴장감은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캡슐이 출발한 지 16분 후, 첫 구조대원을 실은 캡슐이 내려가며 구조개시를 알린 시점으로부터는 50분여 만에 캡슐은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화면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족, 친지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얼싸안았고 플로렌시오가 캡슐 밖을 나와 기다리던 가족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감동적인 포옹을 나누는 순간마다 힘찬 박수를 쳤다.

캠프에서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화면을 지켜보던 플로렌시오의 삼촌은 화면에서 조카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에야 비로소 긴장을 풀고 미소를 지었다.

1시간 후 두 번째 구조자인 마리오 세풀베다가 건강한 모습으로 뒤를 이었고 이후 구조작업이 한 단계, 한 단계 진행될 때마다 기쁨과 안도가 교차했던 가족들의 함성은 순전히 유쾌한 웃음으로 변해갔다.

칠레의 응원구호인 '치치치 레레레 비바 칠레', 그리고 이를 변형한 '치치치 레레레 칠레의 광부들' 구호는 광산의 밤이 깊도록 잦아지지 않았다.

환희는 탄성은 광산 밖에서도 울려퍼졌다.

광부들의 친지, 이웃들이 주로 살고 있는 인근 코피아포 시내의 아르마스 광장에서는 1만 명가량의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감동의 순간을 함께 했다.

칠레 곳곳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구조 화면을 지켜본 시민들도 일제히 환호하며 한마음으로 기쁨을 나눴다.

칠레 전역 교회에서는 첫 광부가 구조된 순간 일제히 종소리가 울려 퍼졌으며 거리의 차들도 경쾌한 경적을 울리며 생환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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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바! 칠레’ 울려퍼진 환희의 순간
    • 입력 2010-10-13 12:47:09
    • 수정2010-10-13 14:32:55
    연합뉴스
"나온다, 나온다!" 13일 오전 0시11분(이하 현지시간) 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 광부 플로렌시오 아발로스를 실은 캡슐 '불사조 2호'가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 광부들의 가족이 머물고 있는 광산 앞 '희망캠프'에서는 일제히 탄성과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광산을 쩌렁 쩌렁 울린 "비바! 칠레"의 함성으로 영상 3-4도의 차가운 사막의 밤은 단숨에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지난 8월5일 밤 발생한 붕괴사고로 지하 700m 갱도에 갇힌 33명의 광부 중 한 명이 69일 만에 지상을 밟는 순간이었다. 구조 개시부터 시작해 1시간이 채 안 걸린 첫 구조의 과정은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는 과정이었다. 당초 12일 오후 8시께로 점쳐졌던 구조 개시 시점이 두 시간 후인 10시로 한 차례 늦춰지고, 10시를 넘기도록 구조대원을 실은 캡슐이 내려가지 않자 캠프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구조 장면을 지켜보던 가족들의 얼굴에서는 긴장되고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게 나타났다. 모닥불 주위에 모여앉아 모니터를 보며 줄담배를 피던 가족들의 손은 가늘게 떨렸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대하던 구조작업은 11시20분께 시작됐다. 첫 구조대원인 마누엘 곤살레스가 캡슐을 타고 천천히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고 16분 후 지하 광부들이 직접 찍은 동영상을 통해 캡슐이 피신처에 안전하게 도착하는 장면이 잡혔다. 캡슐에서 내린 마누엘 곤살레스가 지하 광부들과 포옹하는 장면을 지켜보던 가족, 친지들은 "감동적"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박수를 그치지 못했다. 이후 11시55분 드디어 플로렌시오를 실은 캡슐이 올라가기 시작하자 긴장감은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캡슐이 출발한 지 16분 후, 첫 구조대원을 실은 캡슐이 내려가며 구조개시를 알린 시점으로부터는 50분여 만에 캡슐은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화면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족, 친지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얼싸안았고 플로렌시오가 캡슐 밖을 나와 기다리던 가족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감동적인 포옹을 나누는 순간마다 힘찬 박수를 쳤다. 캠프에서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화면을 지켜보던 플로렌시오의 삼촌은 화면에서 조카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에야 비로소 긴장을 풀고 미소를 지었다. 1시간 후 두 번째 구조자인 마리오 세풀베다가 건강한 모습으로 뒤를 이었고 이후 구조작업이 한 단계, 한 단계 진행될 때마다 기쁨과 안도가 교차했던 가족들의 함성은 순전히 유쾌한 웃음으로 변해갔다. 칠레의 응원구호인 '치치치 레레레 비바 칠레', 그리고 이를 변형한 '치치치 레레레 칠레의 광부들' 구호는 광산의 밤이 깊도록 잦아지지 않았다. 환희는 탄성은 광산 밖에서도 울려퍼졌다. 광부들의 친지, 이웃들이 주로 살고 있는 인근 코피아포 시내의 아르마스 광장에서는 1만 명가량의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감동의 순간을 함께 했다. 칠레 곳곳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구조 화면을 지켜본 시민들도 일제히 환호하며 한마음으로 기쁨을 나눴다. 칠레 전역 교회에서는 첫 광부가 구조된 순간 일제히 종소리가 울려 퍼졌으며 거리의 차들도 경쾌한 경적을 울리며 생환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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