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매몰 광부 ‘기적의 생환’

입력 2010.10.13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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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69일간 지하 7백미터 지점에서 갇혀 있던 33명의 칠레 광부들이 마침내 구조되기 시작했습니다.

매몰자 구조 역사상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오랫동안 갇혀 있었던 사람들이 구조되고 있는 감동의 순간 순간을 국제부 정홍규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 기자!

<질문> 당초 오늘 아침 8시에 첫 구조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생각보다는 늦게 구조가 시작됐어요?

<답변>

네, 광부들을 태울 생명 캡슐인 불사조에 이상이 생기면서 구조 시작이 몇 차례 연기됐는데요, 결국 우리 시각으로 오늘 오전 11시 20분쯤에 마침내 구조가 시작됐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생명 캡슐이 지하로 향한 뒤 16분이 지나 광부들이 갇힌 지하 624미터 지점에 도착하는 장면입니다.

첫 구조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 씨를 태운 캡슐은 지하에서 출발 25분 뒤 지상에 도착했는데요, 아발로스 씨는 울먹이는 아들 등 가족들과 포옹을 하며 감격스런 재회를 했습니다.

탄광 붕괴 사고 뒤 69일 만의 첫 구조자가 나오자 구조 현장은 운동 경기장 같은 박수와 환호로 뒤덮였는데요, 현장의 열기는 칠레 전역으로 퍼져나가 광산 근처 코피아포 시내엔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며 감동의 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질문> 첫 구조자가 나온 이후에도 구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현재 모두 몇 명이 구조됐나요?

<답변>

현재까지 구조된 광부는 모두 13명인데요,

한 시간에 한 명꼴로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구조 현장에는 칠레의 피녜라 대통령 등 유력 인사들도 꼬박 자리를 지키며 생환한 광부들을 한명 한명 끌어안으면서 위로하는 등 이번 구조작업은 칠레의 국가적인 대사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물론 생명 캡슐의 바퀴 등 중간 점검을 위해 잠시 구조 작업이 멈추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광부 가족들 역시 대형 중계화면 앞에서 긴장되면서도 차분한 모습으로 밤을 세워 지켜보고 있습니다.

<질문> 매몰 초기에는 구조가 이번 크리스마스 때나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뤄졌어요?

<답변>

네,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진 것인데요, 컴퓨터 그래픽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산호세 광산의 단면도인데요, 현재 광부들이 있는 곳은 지하 624미터 지점입니다.

사람을 구출하려면 적어도 직경 66센티미터가 되는 큰 생명통로를 파내려 가야하는데, 지반이 약해서 처음엔 자신을 못했던 거죠,

하지만 다행히 생각보다 일찍 생명통로가 구축된 겁니다.

현재 구조작업은 지금 보시는 불사조란 이름의 생명 캡슐이 주인공입니다.

직경 53센티미터의 1인용 원통인데 지상과 교신하는 통신장비, 그리고 최장 90분간 쓰는 산소호흡기 등 첨단장비가 장착돼 있습니다.

광부들은 빛을 가리는 색안경과 특수복, 압력 양말 등을 입습니다.

캡슐이 올라오는 동안 360도 가까이 회전하는 충격 등을 막기 위해섭니다.

또한 광부들은 6백24미터를 올라가는 동안 혈류 변화에 대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질문> 현재까지 구출된 광부들은 모두 건강하다고 하죠?

<답변>

네 69일간이나 좁은 지하 공간에서 지냈던 사람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고도 활기찬 모습이었는데요,

오늘 두 번째로 구출된 마리오 세풀베다 씨의 모습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마리오 씨는 구출 직후 지상의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신 뒤 들고 온 가방 안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습니다.

매몰됐던 6백여 미터 지하에서 가져온 돌멩이인데요, '지하 감옥에서 기념품으로 가져왔다'는 말로 마음 졸이던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힘껏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가족들과 힘찬 포옹을 나누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등 모두 건강한 모습들이었습니다.

광부들의 심리까지 관리해 온 치밀한 구조 준비와 마지막까지 놓지 않은 희망의 끈이 결정적 힘이 된 것인데요, 두 번째 구조자인 마리오 씨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마리오 세풀베다(두번째 구조 광부): "신(삶)과 악마(죽음)사이에서 싸워야 했고,결국 신(삶)이 이겼습니다. 신(삶)의 손을 잡았습니다."

<질문> 오늘 구조 현장에서 가장 애타게 기다리고, 가장 기뻐했던 사람들은 누구보다 가족들이겠죠?

<답변>

네, 광부들 한명 한명이 구조되길 기다리면서 가족들의 맘은 타들어 갔는데요, 먼저 한 광부 가족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마리아 세고비아(15번째 구조자): "여동생 모든 것이 잘 돼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구조 순서는 몸 상태가 좋은 사람과 볼리비아 출신 등 4명이 가장 먼저였고, 이후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 순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구조 뒤 건강 검진 전에 2-3명만 제한된 시간 동안 만남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69일간의 기다림에 비해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질문> 오늘 역사적 구조 현장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죠?

<답변>

네, CNN과 CCTV 등 전세계 많은 언론들이 구조 상황을 생중계로 보도했는데요,

먼저 해외 방송사들의 생방송 화면을 보시겠습니다.

<녹취> 미 CNN 방송: "우리는 지금 역사적 장면을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광부가 나올 때까진 끝난 게 아닙니다."

<녹취> 중국 CCTV: "비록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갇혀있는 모든 광부들을 축복합니다."

구조 현장인 칠레 산호세 광산 주변에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무려 2천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는데요, 국내 방송사 가운데는 KBS가 유일하게 현장에 정제혁 특파원 등 취재진을 보냈습니다.

칠레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조과정을 30초 지연 방송하고, 근접 취재와 중계는 칠레 국영방송에만 허용했습니다.

<질문> 33명의 매몰 광부들 가운데 현재까지 12명(?)이 구조됐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언제쯤 구조가 완료될까요?

<답변>

현재 한 시간에 한 명꼴로 구조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지금처럼 큰 차질없이 구조가 계속 진행된다면 이르면 내일 밤쯤이면 구조가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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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칠레, 매몰 광부 ‘기적의 생환’
    • 입력 2010-10-13 23: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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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69일간 지하 7백미터 지점에서 갇혀 있던 33명의 칠레 광부들이 마침내 구조되기 시작했습니다. 매몰자 구조 역사상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오랫동안 갇혀 있었던 사람들이 구조되고 있는 감동의 순간 순간을 국제부 정홍규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 기자! <질문> 당초 오늘 아침 8시에 첫 구조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생각보다는 늦게 구조가 시작됐어요? <답변> 네, 광부들을 태울 생명 캡슐인 불사조에 이상이 생기면서 구조 시작이 몇 차례 연기됐는데요, 결국 우리 시각으로 오늘 오전 11시 20분쯤에 마침내 구조가 시작됐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생명 캡슐이 지하로 향한 뒤 16분이 지나 광부들이 갇힌 지하 624미터 지점에 도착하는 장면입니다. 첫 구조자인 플로렌시오 아발로스 씨를 태운 캡슐은 지하에서 출발 25분 뒤 지상에 도착했는데요, 아발로스 씨는 울먹이는 아들 등 가족들과 포옹을 하며 감격스런 재회를 했습니다. 탄광 붕괴 사고 뒤 69일 만의 첫 구조자가 나오자 구조 현장은 운동 경기장 같은 박수와 환호로 뒤덮였는데요, 현장의 열기는 칠레 전역으로 퍼져나가 광산 근처 코피아포 시내엔 시민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며 감동의 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질문> 첫 구조자가 나온 이후에도 구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 현재 모두 몇 명이 구조됐나요? <답변> 현재까지 구조된 광부는 모두 13명인데요, 한 시간에 한 명꼴로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구조 현장에는 칠레의 피녜라 대통령 등 유력 인사들도 꼬박 자리를 지키며 생환한 광부들을 한명 한명 끌어안으면서 위로하는 등 이번 구조작업은 칠레의 국가적인 대사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물론 생명 캡슐의 바퀴 등 중간 점검을 위해 잠시 구조 작업이 멈추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광부 가족들 역시 대형 중계화면 앞에서 긴장되면서도 차분한 모습으로 밤을 세워 지켜보고 있습니다. <질문> 매몰 초기에는 구조가 이번 크리스마스 때나 가능할 것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뤄졌어요? <답변> 네,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진 것인데요, 컴퓨터 그래픽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산호세 광산의 단면도인데요, 현재 광부들이 있는 곳은 지하 624미터 지점입니다. 사람을 구출하려면 적어도 직경 66센티미터가 되는 큰 생명통로를 파내려 가야하는데, 지반이 약해서 처음엔 자신을 못했던 거죠, 하지만 다행히 생각보다 일찍 생명통로가 구축된 겁니다. 현재 구조작업은 지금 보시는 불사조란 이름의 생명 캡슐이 주인공입니다. 직경 53센티미터의 1인용 원통인데 지상과 교신하는 통신장비, 그리고 최장 90분간 쓰는 산소호흡기 등 첨단장비가 장착돼 있습니다. 광부들은 빛을 가리는 색안경과 특수복, 압력 양말 등을 입습니다. 캡슐이 올라오는 동안 360도 가까이 회전하는 충격 등을 막기 위해섭니다. 또한 광부들은 6백24미터를 올라가는 동안 혈류 변화에 대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질문> 현재까지 구출된 광부들은 모두 건강하다고 하죠? <답변> 네 69일간이나 좁은 지하 공간에서 지냈던 사람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고도 활기찬 모습이었는데요, 오늘 두 번째로 구출된 마리오 세풀베다 씨의 모습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마리오 씨는 구출 직후 지상의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신 뒤 들고 온 가방 안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냈습니다. 매몰됐던 6백여 미터 지하에서 가져온 돌멩이인데요, '지하 감옥에서 기념품으로 가져왔다'는 말로 마음 졸이던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힘껏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가족들과 힘찬 포옹을 나누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등 모두 건강한 모습들이었습니다. 광부들의 심리까지 관리해 온 치밀한 구조 준비와 마지막까지 놓지 않은 희망의 끈이 결정적 힘이 된 것인데요, 두 번째 구조자인 마리오 씨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마리오 세풀베다(두번째 구조 광부): "신(삶)과 악마(죽음)사이에서 싸워야 했고,결국 신(삶)이 이겼습니다. 신(삶)의 손을 잡았습니다." <질문> 오늘 구조 현장에서 가장 애타게 기다리고, 가장 기뻐했던 사람들은 누구보다 가족들이겠죠? <답변> 네, 광부들 한명 한명이 구조되길 기다리면서 가족들의 맘은 타들어 갔는데요, 먼저 한 광부 가족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마리아 세고비아(15번째 구조자): "여동생 모든 것이 잘 돼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구조 순서는 몸 상태가 좋은 사람과 볼리비아 출신 등 4명이 가장 먼저였고, 이후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 순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구조 뒤 건강 검진 전에 2-3명만 제한된 시간 동안 만남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69일간의 기다림에 비해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질문> 오늘 역사적 구조 현장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죠? <답변> 네, CNN과 CCTV 등 전세계 많은 언론들이 구조 상황을 생중계로 보도했는데요, 먼저 해외 방송사들의 생방송 화면을 보시겠습니다. <녹취> 미 CNN 방송: "우리는 지금 역사적 장면을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 광부가 나올 때까진 끝난 게 아닙니다." <녹취> 중국 CCTV: "비록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갇혀있는 모든 광부들을 축복합니다." 구조 현장인 칠레 산호세 광산 주변에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무려 2천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는데요, 국내 방송사 가운데는 KBS가 유일하게 현장에 정제혁 특파원 등 취재진을 보냈습니다. 칠레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조과정을 30초 지연 방송하고, 근접 취재와 중계는 칠레 국영방송에만 허용했습니다. <질문> 33명의 매몰 광부들 가운데 현재까지 12명(?)이 구조됐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언제쯤 구조가 완료될까요? <답변> 현재 한 시간에 한 명꼴로 구조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지금처럼 큰 차질없이 구조가 계속 진행된다면 이르면 내일 밤쯤이면 구조가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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