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삼성-‘휴식’ SK, 누가 웃을까?

입력 2010.10.14 (10:11) 수정 2010.10.1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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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될까. 아니면 약이 될까’



프로야구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유례없는 혈전을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모두 1점차 승부를 겨루며 탈진에 가까운 상태가 됐지만 경기 감각만큼은 확실하게 살아났다.



반면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SK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한국시리즈를 대비했다. 20일 가까이 쉬면서 체력을 비축했지만 떨어진 실전 감각을 우려한다.



15일부터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하는 두 팀은 기본 전력 상황과 이런 팀 분위기를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규리그에서는 SK가 삼성에 10승9패로 근소하게 우위를 차지했지만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서는 평소 전력보다는 흐름과 집중력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투수 - 확실한 선발 VS 결국은 불펜의 힘



SK는 마운드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는 ’벌떼 야구’로 유명하지만 올해만큼은 확실한 선발을 갖췄다. 국가대표 에이스인 왼손 김광현과 카도쿠라 켄으로 이뤄진 원투펀치다.



올해 17승(7패)으로 다승왕에 오른 김광현은 올해 류현진(한화), 양현종(KIA) 등과 막판까지 최고 투수 경쟁을 펼친 부동의 에이스다. 지난해에는 손등뼈가 부러져 한국시리즈에 출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한국시리즈는 명예회복의 무대인 셈이다.



여기에 14승 7패를 거둔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이 뒤를 받치고 있다. SK로서는 지친 삼성 선수단을 공략한 확실한 무기를 갖춘 셈이다.



삼성도 승률왕(0.833) 차우찬과 13승 투수 장원삼이라는 확실한 선발 카드가 있었다. 하지만 두산과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치며 체력이 떨어진 상태다.



차우찬은 1, 5차전 선발 등 3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장원삼은 5차전에서 무려 6이닝이나 소화했다.



삼성으로서는 결국 불펜밖에 믿을 게 없는 형편이다. 플레이오프에서 권혁, 안지만 등 불펜진이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막판 정현욱 등 기둥 선수들의 구위가 살아나는 게 위안거리다.



삼성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때 불펜의 힘을 바탕으로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53경기 연속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부상에서 돌아온 오승환과 구자운이 가세한 점도 든든하다.



◇타격 - 감각의 싸움



SK의 한 관계자는 "플레이오프가 난타전으로 흐르면서 삼성이 지친 게 SK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지만 실제로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오히려 잠잠했던 삼성 타선이 살아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20일 가까이 실전을 치르지 못한 SK의 경기 감각을 우려한 말이다. SK는 정규리그를 마친 뒤 자체 연습경기를 가지며 훈련했지만 실전의 긴장감에 견주기는 어렵다.



그나마 롯데의 이대호, 홍성흔이나 두산의 김동주처럼 위기에서 한 방으로 팀 분위기를 바꿀 거포가 없다. 정규리그 팀 타율 4위(0.274)의 SK는 박정권(타율 0.306-18홈런-76타점), 김강민(0.317-10-72), 최정(0.300-20-80)가 최대한 빨리 정교한 타격 감각을 찾는 게 관건이다.



반면 삼성의 타선은 플레이오프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1차전과 4차전에서 결승타를 치는 등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381(21타수 8안타)을 치며 홈런 1개에 타점 6개를 올린 박한이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또 5차전에서 5타수 4안타를 친 김상수도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474(19타수 9안타)로 펄펄 날았다.



침묵했던 클린업트리오도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형우는 5차전 4회에 추격을 알리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고 박석민도 5차전에서 결승타를 날렸다.



다만 채태인이 5차전에서 어이없는 스윙을 하면서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여전히 타격 감각을 찾지 못한 점은 부담이다.



◇기동력과 수비 - 승부의 또 다른 변수



이번 포스트시즌은 전례 없는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1점차 승부가 계속되다 보니 수비에서 나오는 사소한 실수나 감각적인 주루 플레이 등이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터져 나온 롯데 3루수 이대호의 실책, 플레이오프 4차전 3회 두산 투수 홍상삼의 송구 실책 등이 좋은 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단단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두산과 롯데와 달리 승부에 직결되는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지 않은 탓에 끝까지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



주루에서는 박한이, 조동찬 등이 각각 2개의 도루를 성공했고 이영욱과 김상수 등도 누상에 나가기만 하면 감각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대 투수의 집중력을 흐트렸다.



발 빠른 선수가 두텁게 포진한 SK의 주루 플레이도 삼성 못지않다. 정규리그 팀 도루 수는 삼성(158개)보다 3개가 더 많다.



정근우(33개), 김강민(23개), 박정권(17개), 조동화(15개), 나주환(14개), 최정(12개) 등 두자릿수 도루를 작성한 선수가 6명이나 된다. 삼성은 조동찬(33개) 등 4명이다.



SK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탄탄한 수비가 일품이다. 2루수 정근우, 3루수 최정 등이 버틴 내야 수비와 중견수 김강민 등이 수비의 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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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0-14 10:11:44
    • 수정2010-10-14 15:04:58
    연합뉴스
’독이 될까. 아니면 약이 될까’

프로야구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유례없는 혈전을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모두 1점차 승부를 겨루며 탈진에 가까운 상태가 됐지만 경기 감각만큼은 확실하게 살아났다.

반면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SK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한국시리즈를 대비했다. 20일 가까이 쉬면서 체력을 비축했지만 떨어진 실전 감각을 우려한다.

15일부터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하는 두 팀은 기본 전력 상황과 이런 팀 분위기를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규리그에서는 SK가 삼성에 10승9패로 근소하게 우위를 차지했지만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서는 평소 전력보다는 흐름과 집중력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투수 - 확실한 선발 VS 결국은 불펜의 힘

SK는 마운드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는 ’벌떼 야구’로 유명하지만 올해만큼은 확실한 선발을 갖췄다. 국가대표 에이스인 왼손 김광현과 카도쿠라 켄으로 이뤄진 원투펀치다.

올해 17승(7패)으로 다승왕에 오른 김광현은 올해 류현진(한화), 양현종(KIA) 등과 막판까지 최고 투수 경쟁을 펼친 부동의 에이스다. 지난해에는 손등뼈가 부러져 한국시리즈에 출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한국시리즈는 명예회복의 무대인 셈이다.

여기에 14승 7패를 거둔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이 뒤를 받치고 있다. SK로서는 지친 삼성 선수단을 공략한 확실한 무기를 갖춘 셈이다.

삼성도 승률왕(0.833) 차우찬과 13승 투수 장원삼이라는 확실한 선발 카드가 있었다. 하지만 두산과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치며 체력이 떨어진 상태다.

차우찬은 1, 5차전 선발 등 3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장원삼은 5차전에서 무려 6이닝이나 소화했다.

삼성으로서는 결국 불펜밖에 믿을 게 없는 형편이다. 플레이오프에서 권혁, 안지만 등 불펜진이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막판 정현욱 등 기둥 선수들의 구위가 살아나는 게 위안거리다.

삼성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때 불펜의 힘을 바탕으로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53경기 연속 승리를 지켜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부상에서 돌아온 오승환과 구자운이 가세한 점도 든든하다.

◇타격 - 감각의 싸움

SK의 한 관계자는 "플레이오프가 난타전으로 흐르면서 삼성이 지친 게 SK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지만 실제로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오히려 잠잠했던 삼성 타선이 살아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20일 가까이 실전을 치르지 못한 SK의 경기 감각을 우려한 말이다. SK는 정규리그를 마친 뒤 자체 연습경기를 가지며 훈련했지만 실전의 긴장감에 견주기는 어렵다.

그나마 롯데의 이대호, 홍성흔이나 두산의 김동주처럼 위기에서 한 방으로 팀 분위기를 바꿀 거포가 없다. 정규리그 팀 타율 4위(0.274)의 SK는 박정권(타율 0.306-18홈런-76타점), 김강민(0.317-10-72), 최정(0.300-20-80)가 최대한 빨리 정교한 타격 감각을 찾는 게 관건이다.

반면 삼성의 타선은 플레이오프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1차전과 4차전에서 결승타를 치는 등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381(21타수 8안타)을 치며 홈런 1개에 타점 6개를 올린 박한이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또 5차전에서 5타수 4안타를 친 김상수도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474(19타수 9안타)로 펄펄 날았다.

침묵했던 클린업트리오도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형우는 5차전 4회에 추격을 알리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고 박석민도 5차전에서 결승타를 날렸다.

다만 채태인이 5차전에서 어이없는 스윙을 하면서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여전히 타격 감각을 찾지 못한 점은 부담이다.

◇기동력과 수비 - 승부의 또 다른 변수

이번 포스트시즌은 전례 없는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1점차 승부가 계속되다 보니 수비에서 나오는 사소한 실수나 감각적인 주루 플레이 등이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터져 나온 롯데 3루수 이대호의 실책, 플레이오프 4차전 3회 두산 투수 홍상삼의 송구 실책 등이 좋은 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단단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두산과 롯데와 달리 승부에 직결되는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지 않은 탓에 끝까지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

주루에서는 박한이, 조동찬 등이 각각 2개의 도루를 성공했고 이영욱과 김상수 등도 누상에 나가기만 하면 감각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대 투수의 집중력을 흐트렸다.

발 빠른 선수가 두텁게 포진한 SK의 주루 플레이도 삼성 못지않다. 정규리그 팀 도루 수는 삼성(158개)보다 3개가 더 많다.

정근우(33개), 김강민(23개), 박정권(17개), 조동화(15개), 나주환(14개), 최정(12개) 등 두자릿수 도루를 작성한 선수가 6명이나 된다. 삼성은 조동찬(33개) 등 4명이다.

SK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탄탄한 수비가 일품이다. 2루수 정근우, 3루수 최정 등이 버틴 내야 수비와 중견수 김강민 등이 수비의 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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