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단 엄천호 ‘세계 우승 목표’

입력 2010.10.14 (19:14) 수정 2010.10.1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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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쇼트트랙 '기대주' 엄천호(19.한국체대)가 마침내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3~4일과 13~14일 두 차례에 걸쳐 열린 2010-2011 쇼트트랙 국가대표선발전 타임레이스는 엄천호의 독무대였다.



엄천호는 3일 3,000m 레이스에서 4분26초991의 기록으로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500m 2위, 1,500m 1위, 1,000m 5위 등 모든 종목에서 고루 상위권을 휩쓸었다.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성남시청)를 비롯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성시백(용인시청)과 김성일(단국대)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지만, 엄천호의 거침없는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7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탄 엄천호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하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쇼트트랙을 시작해 차근차근 실력을 쌓은 기대주다.



엄천호를 쇼트트랙 선수로 키워낸 이준호 코치는 "기본적으로 타고난 체력이 좋은데다 승리욕이 강하고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성실해 큰 선수가 될 재목이라 보고 긴 안목에서 선수를 키웠다"고 대견스러워했다.



이 코치는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코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기초부터 혹독하게 엄천호를 훈련시켰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앞선 선수를 제치는 기술을 중요시한 기존 풍토와 달리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처럼 탁월한 체력을 가진 선수를 키워낸 것이다.



"아무리 순간적인 속도가 좋아도 이를 받쳐줄 힘이 없으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또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지키며 압도적인 실력으로 상대를 꺾는 선수를 만들고 싶었다"고 이 코치는 설명했다.



그러나 장거리 위주로 훈련한 탓에 실제 시합에서는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힘들고 지루한 체력 위주의 훈련 탓에 엄천호도 여러 차례 의욕을 잃곤 했다.



엄천호는 "당연히 하기 싫을 때가 잦았다. 고등학교 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반짝 3등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고 나서도 속도 훈련을 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연습을 게을리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는 사이 여러 차례 대표 문턱에서 좌절했다.



2009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영광을 맛보기도 했지만, 선발전만 돌아오면 갑작스런 슬럼프가 찾아오거나 스케이트날이 맞지 않아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할 때가 더 많았다.



지난해에는 대표 선발전 전날 넘어져 발목뼈에 금이 가는 바람에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도전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엄천호는 "지난해 다치고 나서는 자포자기해서 훈련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치님이 '아직 젊은데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등 많은 기회가 있다'고 다잡아주신 덕에 다시 일어섰다. 부상이 내게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이제 겪을 만한 불운은 다 겪었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준비했다"던 엄천호는 실제로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숨겨뒀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엄천호는 "훈련 때보다는 기록이 저조했다"면서도 "준비한 만큼 성과가 나서 기쁘다. 일단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경험을 쌓고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단거리에도 적응해 온 엄천호는 오픈레이스로 진행되는 국제대회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타임레이스에 선발될 정도면 기본적인 운영 능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밑바탕이 되는 체력이 충분한 만큼 훈련과 경험으로 부족한 부분도 보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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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0-14 19:14:29
    • 수정2010-10-14 19:14:45
    연합뉴스
 남자 쇼트트랙 '기대주' 엄천호(19.한국체대)가 마침내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3~4일과 13~14일 두 차례에 걸쳐 열린 2010-2011 쇼트트랙 국가대표선발전 타임레이스는 엄천호의 독무대였다.

엄천호는 3일 3,000m 레이스에서 4분26초991의 기록으로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500m 2위, 1,500m 1위, 1,000m 5위 등 모든 종목에서 고루 상위권을 휩쓸었다.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성남시청)를 비롯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성시백(용인시청)과 김성일(단국대)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지만, 엄천호의 거침없는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7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탄 엄천호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하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쇼트트랙을 시작해 차근차근 실력을 쌓은 기대주다.

엄천호를 쇼트트랙 선수로 키워낸 이준호 코치는 "기본적으로 타고난 체력이 좋은데다 승리욕이 강하고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성실해 큰 선수가 될 재목이라 보고 긴 안목에서 선수를 키웠다"고 대견스러워했다.

이 코치는 기본적인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코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기초부터 혹독하게 엄천호를 훈련시켰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앞선 선수를 제치는 기술을 중요시한 기존 풍토와 달리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처럼 탁월한 체력을 가진 선수를 키워낸 것이다.

"아무리 순간적인 속도가 좋아도 이를 받쳐줄 힘이 없으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또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지키며 압도적인 실력으로 상대를 꺾는 선수를 만들고 싶었다"고 이 코치는 설명했다.

그러나 장거리 위주로 훈련한 탓에 실제 시합에서는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힘들고 지루한 체력 위주의 훈련 탓에 엄천호도 여러 차례 의욕을 잃곤 했다.

엄천호는 "당연히 하기 싫을 때가 잦았다. 고등학교 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반짝 3등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고 나서도 속도 훈련을 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느끼고 연습을 게을리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는 사이 여러 차례 대표 문턱에서 좌절했다.

2009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영광을 맛보기도 했지만, 선발전만 돌아오면 갑작스런 슬럼프가 찾아오거나 스케이트날이 맞지 않아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할 때가 더 많았다.

지난해에는 대표 선발전 전날 넘어져 발목뼈에 금이 가는 바람에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도전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엄천호는 "지난해 다치고 나서는 자포자기해서 훈련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치님이 '아직 젊은데다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등 많은 기회가 있다'고 다잡아주신 덕에 다시 일어섰다. 부상이 내게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이제 겪을 만한 불운은 다 겪었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준비했다"던 엄천호는 실제로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숨겨뒀던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엄천호는 "훈련 때보다는 기록이 저조했다"면서도 "준비한 만큼 성과가 나서 기쁘다. 일단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경험을 쌓고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단거리에도 적응해 온 엄천호는 오픈레이스로 진행되는 국제대회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타임레이스에 선발될 정도면 기본적인 운영 능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밑바탕이 되는 체력이 충분한 만큼 훈련과 경험으로 부족한 부분도 보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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