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박진만, 노장의 ‘특별한 가을’

입력 2010.10.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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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삼성이 맞붙는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다른 누구보다 특별한 소회를 품고 나서는 선수들이 있다.

SK의 주장 김재현(35)과 삼성의 베테랑 내야수 박진만(34)이 주인공이다.

4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김재현은 이미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은퇴를 선언한 상태라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명유격수로 시대를 풍미했던 박진만 역시 세대교체의 물결에 밀려 처음으로 백업 선수로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1994년 LG에 입단한 김재현은 입단 첫해부터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재현은 이후로도 한동안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지만, 서른이 되기도 전에 찾아온 부상이 선수 인생을 바꿔 놓았다.

고관절이 썩는 병과 무릎 부상 등에 시달리면서 김재현은 '오뚝이 선수'로 변모했다.

김재현은 고관절 통증에도 2002년 삼성과 한국시리즈에 출전했지만 LG가 2승4패로 아깝게 우승컵을 놓쳤던 아쉬움이 남아 있다.이후 부활을 의심한 LG와 서운하게 헤어진 뒤에는 SK로 옮겨 맹타를 휘둘러 건재를 알렸다.

시즌 타율이 1할대로 떨어져 은퇴 위기에 몰린 2007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화끈한 방망이로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1년만 더 뛰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김재현은 올해 영광 속에 선수 생활을 끝내겠다는 각오다.

김재현은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를 맞아 영광스럽다. 후배들을 믿고 좋은 모습으로 야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했던 것이 걸리긴 하지만,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0.307에 이를 정도로 큰 경기에 강한 만큼 올해도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올해도 특히 삼성과 경기에서 타율 0.324로 좋았다.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2002년 뼈아픈 한국시리즈 패배를 안겼던 삼성을 상대로 설욕하고 자신이 소망하는 '아름다운 퇴장'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박진만은 지난해부터 노쇠 기미를 보이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시리즈의 사나이'다.

그는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던 1996년 한국시리즈 6경기를 시작으로 삼성 소속이던 2006년 6경기까지 한국시리즈 총 45경기에 출장해 전준호(은퇴)의 41경기를 제치고 최다 출장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SK와 한국시리즈에서도 뛴다면 출장 부문 신기록을 계속 써갈 수 있다.

그는 현대 소속이던 1998년과 2002년, 2003-2004년에 이어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직후인 2005년과 2006년 등 6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또 한국시리즈 6경기 연속 득점과 11경기 연속 안타로 이 부문 타이기록을 가지고 있고 통산 최다볼넷(20개), 최대 사사구(25개) 각 1위와 통산 최다득점 3위(21개)에 올라 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올해 부상 여파로 유격수 김상수와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박진만을 포스트시즌에 불러올리면서도 "2루수와 3루수 등 모든 포지션에서 조커로 사용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주로 2루 수비로 들어간 박진만은 여전히 안정된 수비 능력을 보이며 선동열 감독의 팀 운용에 숨통을 틔워 주고 있다.

플레이오프 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0에 3타점을 올리는 등 방망이 실력도 쏠쏠했다.

경쟁자인 김재현이 그래 왔듯 한국시리즈에서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준다면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경기 출장(77경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박진만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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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박진만, 노장의 ‘특별한 가을’
    • 입력 2010-10-15 10:35:42
    연합뉴스
SK와 삼성이 맞붙는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 다른 누구보다 특별한 소회를 품고 나서는 선수들이 있다. SK의 주장 김재현(35)과 삼성의 베테랑 내야수 박진만(34)이 주인공이다. 4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 김재현은 이미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은퇴를 선언한 상태라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명유격수로 시대를 풍미했던 박진만 역시 세대교체의 물결에 밀려 처음으로 백업 선수로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1994년 LG에 입단한 김재현은 입단 첫해부터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김재현은 이후로도 한동안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지만, 서른이 되기도 전에 찾아온 부상이 선수 인생을 바꿔 놓았다. 고관절이 썩는 병과 무릎 부상 등에 시달리면서 김재현은 '오뚝이 선수'로 변모했다. 김재현은 고관절 통증에도 2002년 삼성과 한국시리즈에 출전했지만 LG가 2승4패로 아깝게 우승컵을 놓쳤던 아쉬움이 남아 있다.이후 부활을 의심한 LG와 서운하게 헤어진 뒤에는 SK로 옮겨 맹타를 휘둘러 건재를 알렸다. 시즌 타율이 1할대로 떨어져 은퇴 위기에 몰린 2007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화끈한 방망이로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1년만 더 뛰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김재현은 올해 영광 속에 선수 생활을 끝내겠다는 각오다. 김재현은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를 맞아 영광스럽다. 후배들을 믿고 좋은 모습으로 야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고 싶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했던 것이 걸리긴 하지만,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0.307에 이를 정도로 큰 경기에 강한 만큼 올해도 활약을 기대해볼 만하다. 올해도 특히 삼성과 경기에서 타율 0.324로 좋았다.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2002년 뼈아픈 한국시리즈 패배를 안겼던 삼성을 상대로 설욕하고 자신이 소망하는 '아름다운 퇴장'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박진만은 지난해부터 노쇠 기미를 보이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시리즈의 사나이'다. 그는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던 1996년 한국시리즈 6경기를 시작으로 삼성 소속이던 2006년 6경기까지 한국시리즈 총 45경기에 출장해 전준호(은퇴)의 41경기를 제치고 최다 출장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SK와 한국시리즈에서도 뛴다면 출장 부문 신기록을 계속 써갈 수 있다. 그는 현대 소속이던 1998년과 2002년, 2003-2004년에 이어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직후인 2005년과 2006년 등 6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또 한국시리즈 6경기 연속 득점과 11경기 연속 안타로 이 부문 타이기록을 가지고 있고 통산 최다볼넷(20개), 최대 사사구(25개) 각 1위와 통산 최다득점 3위(21개)에 올라 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올해 부상 여파로 유격수 김상수와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박진만을 포스트시즌에 불러올리면서도 "2루수와 3루수 등 모든 포지션에서 조커로 사용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주로 2루 수비로 들어간 박진만은 여전히 안정된 수비 능력을 보이며 선동열 감독의 팀 운용에 숨통을 틔워 주고 있다. 플레이오프 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0에 3타점을 올리는 등 방망이 실력도 쏠쏠했다. 경쟁자인 김재현이 그래 왔듯 한국시리즈에서 베테랑의 진가를 보여준다면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경기 출장(77경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박진만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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