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간의 ‘영화바다’…알찼던 부산국제영화제

입력 2010.10.15 (10:37) 수정 2010.10.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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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15일 오후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지난 15년간 부산영화제를 이끌어온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퇴임을 비롯해 프랑스 여배우 쥘리에트 비노슈 등 스타들의 방문, 영화와 영상물을 거래하는 아시안필름마켓의 활황 등 다양한 볼거리와 이슈가 있었다.

◇ '굿바이' 김동호 = 지난 15년간 부산영화제를 이끌어온 김동호 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위원장은 국제영화제의 후발주자였던 부산이 도쿄와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가 되는 데 이바지한 일등 공신.

올해 영화제의 제일 큰 화제는 김 위원장의 퇴임이었다. 800여차례에 걸쳐 상영된 공식 초청작에 앞서서 상영된 트레일러도 김 위원장을 소재로 한 25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꾸몄다.

김 위원장이 전세계 영화제를 순방하며 직접 앵글에 담은 풍경과 배우, 감독, 영화제 관계자 등의 사진을 선보이는 '열정-김동호와 친구들' 사진전도 열렸다.

국제영화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초빙됐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요다 타츠미 도쿄 영화제 집행위원장, 존 쿠퍼 선댄스영화제 집행위원장, 루트게르 볼프손 로테르담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20여명의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참여했다.

퇴임축하 파티에서는 쥘리에트 비노슈,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허우 샤오시엔, 양귀매 등 세계적인 스타 배우와 감독들이 찾아 자리를 빛냈다.

15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포스트 김동호'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 가운데 김 위원장은 "제 마지막 영화제를 보람 있게 끝낼 수 있게 돼 감사한다."라고 말했고, 존 쿠퍼 선댄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김동호 위원장을 평생 롤 모델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 308편 영화 상영 = 67개국에서 출품된 308편의 영화가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 있는 5개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전체 초청작은 지난해(70개국, 355편)보다 줄었지만, 세계 처음으로 공개하는 월드프리미어와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각각 103편과 52편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쥘리에트 비노슈, 윌렘 데포와 같은 연기파 배우들이 부산을 찾았지만 조시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같은 빅스타들이 2~3일간 머물며 해운대 백사장을 휘젓고 다니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열기가 부족했다.

탕웨이, 아오이 유, 미야자키 아오이, 아이쉬와라 라이 등 아시아 미녀스타들과 카롤로스 사우라, 올리버 스톤 등 세계적인 명장 감독들이 부산을 찾았다. 차이밍량, 허우샤오시엔 등 해마다 부산을 찾는 대표적인 빈객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에 왔다.

국내외 언론인 2천237명(외신 433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고, 초청인사는 7천130명에 달했다.

전체 관객수도 지난해(17만3천516명)보다 1만명가량 늘어난 18만2천46명으로 집계됐고, 78%라는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 아시안필름마켓 '활황' = 기획단계에 있는 영화에서부터 이미 개봉된 영화까지 모든 작품을 거래하는 토털 마켓인 '아시안필름마켓'에서는 역대 최다인 51개의 전시부스가 설치되고 108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영화 '된장', '고스트', '두 여자', '이끼', '방자전', '하모니', '시크릿' 등을 대만과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배급하기로 했다. '화인컷'은 영화 '시'를 일본, 포르투갈, 스웨덴, 시리아 등 4개국에 팔았고, '하하하'와 '카란초', '포화속으로', '마음이 2', '해결사',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거래도 성사시켰다.

또 엠라인 디스트리뷰션은 '초능력자', '파주', '토끼와 리저드', '어쿠스틱'을, 나이너스 엔터테인먼트는 '펀치 레이디', '더 게임'을 파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부산영화제가 올해 처음으로 도입해 오는 31일까지 운영하는 '온라인 스크리닝'에 모두 126편의 장편영화가 등록한 가운데 아시안필름마켓 개장기간에만 240명의 국내외 바이어가 1천652편을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단계에 있는 영화 프로젝트 27편을 선보이고, 투자와 합작 등을 타진하는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서도 400여차례나 되는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한 '부산국제필름커미션'에서도 투자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초대형 일본 영화의 부산촬영 유치가 가시화되는 등 영화산업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냈다.

◇ 관객과의 밀착..취소ㆍ지연 사태도 = 영화제 측은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스마트폰 예매 등 다양한 노력을 선보였다.

영화제 측은 관객과의 대화 213회를 비롯해 오픈토크는 3회, 핸드프린팅 6회, 아주담담은 8회, 야외 무대인사는 16회, 세미나는 17회를 열며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세계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위한 실시간 예매 시스템을 갖춘 부산영화제 조직위는 올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스마트폰으로 영화 예매는 물론 출품작 정보와 상영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 지연이나 취소사태가 잇따르면서 관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는 약 15분간 상영이 지연됐고, 관객과의 대화도 10여차례나 취소됐다.

또 지난 14년간 '아름다운 동행'을 해온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과 객실료 협상결렬 등으로 인해 결별해 영화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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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간의 ‘영화바다’…알찼던 부산국제영화제
    • 입력 2010-10-15 10:37:45
    • 수정2010-10-15 11:50:37
    연합뉴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15일 오후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지난 15년간 부산영화제를 이끌어온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퇴임을 비롯해 프랑스 여배우 쥘리에트 비노슈 등 스타들의 방문, 영화와 영상물을 거래하는 아시안필름마켓의 활황 등 다양한 볼거리와 이슈가 있었다. ◇ '굿바이' 김동호 = 지난 15년간 부산영화제를 이끌어온 김동호 위원장은 이번 영화제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위원장은 국제영화제의 후발주자였던 부산이 도쿄와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가 되는 데 이바지한 일등 공신. 올해 영화제의 제일 큰 화제는 김 위원장의 퇴임이었다. 800여차례에 걸쳐 상영된 공식 초청작에 앞서서 상영된 트레일러도 김 위원장을 소재로 한 25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꾸몄다. 김 위원장이 전세계 영화제를 순방하며 직접 앵글에 담은 풍경과 배우, 감독, 영화제 관계자 등의 사진을 선보이는 '열정-김동호와 친구들' 사진전도 열렸다. 국제영화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초빙됐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요다 타츠미 도쿄 영화제 집행위원장, 존 쿠퍼 선댄스영화제 집행위원장, 루트게르 볼프손 로테르담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20여명의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참여했다. 퇴임축하 파티에서는 쥘리에트 비노슈,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허우 샤오시엔, 양귀매 등 세계적인 스타 배우와 감독들이 찾아 자리를 빛냈다. 15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포스트 김동호'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 가운데 김 위원장은 "제 마지막 영화제를 보람 있게 끝낼 수 있게 돼 감사한다."라고 말했고, 존 쿠퍼 선댄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김동호 위원장을 평생 롤 모델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 308편 영화 상영 = 67개국에서 출품된 308편의 영화가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 있는 5개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전체 초청작은 지난해(70개국, 355편)보다 줄었지만, 세계 처음으로 공개하는 월드프리미어와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각각 103편과 52편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쥘리에트 비노슈, 윌렘 데포와 같은 연기파 배우들이 부산을 찾았지만 조시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같은 빅스타들이 2~3일간 머물며 해운대 백사장을 휘젓고 다니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다소 열기가 부족했다. 탕웨이, 아오이 유, 미야자키 아오이, 아이쉬와라 라이 등 아시아 미녀스타들과 카롤로스 사우라, 올리버 스톤 등 세계적인 명장 감독들이 부산을 찾았다. 차이밍량, 허우샤오시엔 등 해마다 부산을 찾는 대표적인 빈객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에 왔다. 국내외 언론인 2천237명(외신 433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고, 초청인사는 7천130명에 달했다. 전체 관객수도 지난해(17만3천516명)보다 1만명가량 늘어난 18만2천46명으로 집계됐고, 78%라는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 아시안필름마켓 '활황' = 기획단계에 있는 영화에서부터 이미 개봉된 영화까지 모든 작품을 거래하는 토털 마켓인 '아시안필름마켓'에서는 역대 최다인 51개의 전시부스가 설치되고 108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영화 '된장', '고스트', '두 여자', '이끼', '방자전', '하모니', '시크릿' 등을 대만과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배급하기로 했다. '화인컷'은 영화 '시'를 일본, 포르투갈, 스웨덴, 시리아 등 4개국에 팔았고, '하하하'와 '카란초', '포화속으로', '마음이 2', '해결사',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거래도 성사시켰다. 또 엠라인 디스트리뷰션은 '초능력자', '파주', '토끼와 리저드', '어쿠스틱'을, 나이너스 엔터테인먼트는 '펀치 레이디', '더 게임'을 파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부산영화제가 올해 처음으로 도입해 오는 31일까지 운영하는 '온라인 스크리닝'에 모두 126편의 장편영화가 등록한 가운데 아시안필름마켓 개장기간에만 240명의 국내외 바이어가 1천652편을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단계에 있는 영화 프로젝트 27편을 선보이고, 투자와 합작 등을 타진하는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서도 400여차례나 되는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한 '부산국제필름커미션'에서도 투자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초대형 일본 영화의 부산촬영 유치가 가시화되는 등 영화산업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냈다. ◇ 관객과의 밀착..취소ㆍ지연 사태도 = 영화제 측은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스마트폰 예매 등 다양한 노력을 선보였다. 영화제 측은 관객과의 대화 213회를 비롯해 오픈토크는 3회, 핸드프린팅 6회, 아주담담은 8회, 야외 무대인사는 16회, 세미나는 17회를 열며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세계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위한 실시간 예매 시스템을 갖춘 부산영화제 조직위는 올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스마트폰으로 영화 예매는 물론 출품작 정보와 상영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 지연이나 취소사태가 잇따르면서 관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는 약 15분간 상영이 지연됐고, 관객과의 대화도 10여차례나 취소됐다. 또 지난 14년간 '아름다운 동행'을 해온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과 객실료 협상결렬 등으로 인해 결별해 영화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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