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지던 SK 김광현, 5회부터 ‘흔들’

입력 2010.10.15 (20:54) 수정 2010.10.1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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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고 왼손 투수로 꼽히는 SK의 에이스 김광현(22)이 프로야구 최고 축제인 한국시리즈에서 천당과 지옥을 하루에 경험했다.



김광현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투수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마운드에 섰다.



경기 전 김성근 SK 감독은 "우리는 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지고 시작하지 않았느냐. 부담스러울 것이다"라며 김광현에게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나자 김 감독의 우려는 괜한 '기우'로 여겨졌다. 김광현은 이번 시즌 최고의 피칭이라고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공을 던지며 삼성 타자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1회 첫 타자 박한이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나서 무려 여섯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두 번째 타자 김상수를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솎아내고 나서 강타자 박석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2회에 들어서도 최형우와 9구까지 가는 신경전을 벌인 끝에 선 채로 삼진으로 잡아냈다. 진갑용과 신명철은 시속 140㎞대 초반의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김광현이 최고 구속 150㎞ 내외의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을 때마다 1루측 SK 응원석은 환호로 물결 쳤다.



반면 삼성 더그아웃 코칭스태프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잔뜩 물오른 삼성 방망이가 추풍낙엽처럼 김광현의 '마구' 앞에 날아갔기 때문이다.



김광현의 삼진 퍼레이드는 3회 첫 타자 강봉규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에야 멈췄다. 6타자 연속 삼진은 한국시리즈 신기록이기도 하다.



김광현은 3회 남은 두 타자를 또 삼진을 잡아냈고 4회에는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 때까지 잡아낸 삼진만 무려 8개였다.



이 사이 SK 타선은 2점을 뽑아줬다. 김광현의 구위로 봐서는 SK의 승리를 떼어 놓은 당상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우려가 5회 현실화되고 말았다. 잘 던지던 김광현이 갑자기 딴 사람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첫 타자 진갑용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신명철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예상치 못한 실점에 집중력을 잃어버린 김광현은 후속 강봉규에게도 초구 파울 이후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내보냈다.



이영욱과 대타 박진만을 범타로 처리하면서 불을 끄는가 했지만 박한이와 상대하다가 폭투를 하면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눈에 띄게 흔들린 김광현은 결국 박한이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고 김상수마저 볼넷으로 내보낸 뒤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강판했다.



김광현은 신인이던 2007년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와 승리를 따내며 대역전 우승의 발판을 놓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1패를 거두는 등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0.90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왼쪽 손등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해 소속팀이 KIA에 우승컵을 뺏기는 것을 손 놓고 바라봐야만 했다.



김광현은 와신상담하며 올해 2년 만에 맞은 한국시리즈를 별렀으나 갑자기 제구력에 난조를 보이며 명예회복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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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던지던 SK 김광현, 5회부터 ‘흔들’
    • 입력 2010-10-15 20:54:53
    • 수정2010-10-15 20:57:52
    연합뉴스
 국내 최고 왼손 투수로 꼽히는 SK의 에이스 김광현(22)이 프로야구 최고 축제인 한국시리즈에서 천당과 지옥을 하루에 경험했다.

김광현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투수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마운드에 섰다.

경기 전 김성근 SK 감독은 "우리는 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지고 시작하지 않았느냐. 부담스러울 것이다"라며 김광현에게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나자 김 감독의 우려는 괜한 '기우'로 여겨졌다. 김광현은 이번 시즌 최고의 피칭이라고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공을 던지며 삼성 타자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1회 첫 타자 박한이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나서 무려 여섯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두 번째 타자 김상수를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솎아내고 나서 강타자 박석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2회에 들어서도 최형우와 9구까지 가는 신경전을 벌인 끝에 선 채로 삼진으로 잡아냈다. 진갑용과 신명철은 시속 140㎞대 초반의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김광현이 최고 구속 150㎞ 내외의 직구와 각도 큰 변화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을 때마다 1루측 SK 응원석은 환호로 물결 쳤다.

반면 삼성 더그아웃 코칭스태프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잔뜩 물오른 삼성 방망이가 추풍낙엽처럼 김광현의 '마구' 앞에 날아갔기 때문이다.

김광현의 삼진 퍼레이드는 3회 첫 타자 강봉규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에야 멈췄다. 6타자 연속 삼진은 한국시리즈 신기록이기도 하다.

김광현은 3회 남은 두 타자를 또 삼진을 잡아냈고 4회에는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 때까지 잡아낸 삼진만 무려 8개였다.

이 사이 SK 타선은 2점을 뽑아줬다. 김광현의 구위로 봐서는 SK의 승리를 떼어 놓은 당상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우려가 5회 현실화되고 말았다. 잘 던지던 김광현이 갑자기 딴 사람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첫 타자 진갑용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신명철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예상치 못한 실점에 집중력을 잃어버린 김광현은 후속 강봉규에게도 초구 파울 이후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내보냈다.

이영욱과 대타 박진만을 범타로 처리하면서 불을 끄는가 했지만 박한이와 상대하다가 폭투를 하면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눈에 띄게 흔들린 김광현은 결국 박한이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고 김상수마저 볼넷으로 내보낸 뒤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강판했다.

김광현은 신인이던 2007년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와 승리를 따내며 대역전 우승의 발판을 놓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1패를 거두는 등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0.90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왼쪽 손등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못해 소속팀이 KIA에 우승컵을 뺏기는 것을 손 놓고 바라봐야만 했다.

김광현은 와신상담하며 올해 2년 만에 맞은 한국시리즈를 별렀으나 갑자기 제구력에 난조를 보이며 명예회복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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