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선수] 문성민, ‘아시아 정복’ 선봉

입력 2010.10.18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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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한국 무대를 떠나 일본과 터키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남자 배구 대표팀의 '거포' 문성민(24.현대캐피탈)이 광저우에서 '아시아 정복'에 나선다.

198㎝, 85㎏의 탄탄한 체구를 지닌 문성민은 높이 솟아올라 시원하게 내리꽂는 강력한 스파이크를 선보이며 수많은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 공격수다.

경기대 재학 시절부터 차세대 거포로 일찌감치 인정받아 온 문성민은 아직 대학생이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대표팀에 발탁돼 한국의 첫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문성민은 특히 2007년 월드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기회를 잡았다.

당시 한국은 예선 풀리그에서 1승11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지만, 문성민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화려한 실력을 선보였다.

예선 12경기에서 문성민은 무려 284득점을 올려 세계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위와 차이가 무려 88점이나 될 정도로 압도적인 공격력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서브득점에서도 세트당 0.48개로 2위를 0.14개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을 지켰다.

생고무 같은 탄력을 이용해 2m대가 즐비한 외국인 블로커들을 뚫고 상대 네트에 공을 내리꽂는 모습에 외국 프로구단의 구애가 이어졌고, 결국 문성민은 국내 신인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2008년 9월 독일 명문팀인 프리드리히스하펜에 입단했다.

1998년 독일에 진출했던 이성희 현 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에 이어 10년 만에 외국 진출에 성공한 문성민은 생소한 무대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입단하자마자 소속팀을 리그 5연패로 이끈 문성민은 이듬해에는 터키배구 할크방크로 팀을 옮겨 라이트와 레프트를 오가며 주전 공격수로 뛰었다.

경기마다 다소 기복을 보이기는 했지만, 용병 공격수로서 기대되는 몫은 충분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진로를 고민하다 결국 국내 복귀를 선택한 문성민은 지명권을 가진 KEPCO45와 계약하고 바로 트레이드되는 형식으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5년간 20여억 원으로 추정되는 파격적인 금액을 받으며 복귀한 문성민은 거침없는 스파이크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8~9월 수원에서 열린 컵대회에서 처음 국내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문성민은 4경기 만에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에이스 각 3개 이상)을 작성하는 등 공격을 이끌었다.

5경기에 출전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70득점을 올렸고, 50.91%의 준수한 공격 성공률을 기록해 현대캐피탈에 세 번째 우승컵을 안겼다.

부상 등으로 동료와 손발을 맞춰 볼 시간이 적었음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름값을 해낸 성적이라 할 만하다.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대표팀에서 활약도 믿음직했다.

문성민은 8월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일본과 월드리그 예선 2라운드에서 주전 공격수로 출전, 두 경기에서 32점을 폭발하며 2연승을 이끌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거듭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든 남자 대표팀은 '왼손 거포' 박철우(삼성화재)와 문성민 등 쌍포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비로소 위력을 되찾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기세를 이어간다면 일본, 중국은 물론 체격이 좋은 이란의 수비벽 앞에서도 공격 활로를 뚫을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2008년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외국으로 진출하면서 남겨뒀던 불씨가 최근 문성민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난달 한국배구연맹(KOVO)은 당시 문성민이 드래프트 규정을 위반했다며 상벌위원회를 열고 경고와 함께 올해 받은 계약 연봉 총액인 1억 1천만원을 벌금으로 내라고 결정했다.

중징계를 요구했던 다른 구단들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소속 구단 모두가 반발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문성민은 대표팀 대신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문성민이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면서 대표팀도 주포가 빠진 채 훈련을 치러야 했다.

다행히도 문성민은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해 13일 프랑스 전지훈련을 함께 떠났다.

문성민이 얼마나 빨리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동료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느냐에 따라 대표팀의 메달 색깔도 차이가 생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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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 선수] 문성민, ‘아시아 정복’ 선봉
    • 입력 2010-10-18 09:42:06
    연합뉴스
좁은 한국 무대를 떠나 일본과 터키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남자 배구 대표팀의 '거포' 문성민(24.현대캐피탈)이 광저우에서 '아시아 정복'에 나선다. 198㎝, 85㎏의 탄탄한 체구를 지닌 문성민은 높이 솟아올라 시원하게 내리꽂는 강력한 스파이크를 선보이며 수많은 여성 팬들을 몰고 다니는 스타 공격수다. 경기대 재학 시절부터 차세대 거포로 일찌감치 인정받아 온 문성민은 아직 대학생이던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대표팀에 발탁돼 한국의 첫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문성민은 특히 2007년 월드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을 넘어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기회를 잡았다. 당시 한국은 예선 풀리그에서 1승11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지만, 문성민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가장 화려한 실력을 선보였다. 예선 12경기에서 문성민은 무려 284득점을 올려 세계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위와 차이가 무려 88점이나 될 정도로 압도적인 공격력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서브득점에서도 세트당 0.48개로 2위를 0.14개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을 지켰다. 생고무 같은 탄력을 이용해 2m대가 즐비한 외국인 블로커들을 뚫고 상대 네트에 공을 내리꽂는 모습에 외국 프로구단의 구애가 이어졌고, 결국 문성민은 국내 신인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2008년 9월 독일 명문팀인 프리드리히스하펜에 입단했다. 1998년 독일에 진출했던 이성희 현 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에 이어 10년 만에 외국 진출에 성공한 문성민은 생소한 무대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입단하자마자 소속팀을 리그 5연패로 이끈 문성민은 이듬해에는 터키배구 할크방크로 팀을 옮겨 라이트와 레프트를 오가며 주전 공격수로 뛰었다. 경기마다 다소 기복을 보이기는 했지만, 용병 공격수로서 기대되는 몫은 충분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진로를 고민하다 결국 국내 복귀를 선택한 문성민은 지명권을 가진 KEPCO45와 계약하고 바로 트레이드되는 형식으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5년간 20여억 원으로 추정되는 파격적인 금액을 받으며 복귀한 문성민은 거침없는 스파이크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8~9월 수원에서 열린 컵대회에서 처음 국내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문성민은 4경기 만에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블로킹, 서브 에이스 각 3개 이상)을 작성하는 등 공격을 이끌었다. 5경기에 출전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70득점을 올렸고, 50.91%의 준수한 공격 성공률을 기록해 현대캐피탈에 세 번째 우승컵을 안겼다. 부상 등으로 동료와 손발을 맞춰 볼 시간이 적었음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름값을 해낸 성적이라 할 만하다.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대표팀에서 활약도 믿음직했다. 문성민은 8월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일본과 월드리그 예선 2라운드에서 주전 공격수로 출전, 두 경기에서 32점을 폭발하며 2연승을 이끌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거듭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든 남자 대표팀은 '왼손 거포' 박철우(삼성화재)와 문성민 등 쌍포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비로소 위력을 되찾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기세를 이어간다면 일본, 중국은 물론 체격이 좋은 이란의 수비벽 앞에서도 공격 활로를 뚫을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2008년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외국으로 진출하면서 남겨뒀던 불씨가 최근 문성민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난달 한국배구연맹(KOVO)은 당시 문성민이 드래프트 규정을 위반했다며 상벌위원회를 열고 경고와 함께 올해 받은 계약 연봉 총액인 1억 1천만원을 벌금으로 내라고 결정했다. 중징계를 요구했던 다른 구단들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소속 구단 모두가 반발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문성민은 대표팀 대신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문성민이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면서 대표팀도 주포가 빠진 채 훈련을 치러야 했다. 다행히도 문성민은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해 13일 프랑스 전지훈련을 함께 떠났다. 문성민이 얼마나 빨리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동료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느냐에 따라 대표팀의 메달 색깔도 차이가 생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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