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 “연극도 생방송과 비슷하던데요”

입력 2010.10.19 (07:46) 수정 2010.10.1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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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도 어떻게 보면 생방송이랑 비슷해요.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관객과 만나는거죠. 저는 아무래도 생방송이 체질인가봐요.(웃음)"



방송인 허수경(44)은 한때 ’국민 MC’로 이름을 날렸지만 요즘은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알아보는 사람이 열에 다섯으로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단언하는 그. 비결은 뭘까.



허수경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소감과 정자 기증으로 낳은 딸 ’별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인생관 등을 전했다.



마이크 앞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톡톡 튀는 말투는 여전히 상큼했지만 사실 그가 ’주종목’인 생방송 현장을 떠난 지는 꽤 됐다.



지난해 김승현과 공동 진행한 SBS ’라디오가 좋다’에서 물러난 이후 주로 케이블TV에서 녹화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것.



"전성기와 비교하면 인기는 뚝 떨어졌죠. 열분 중 다섯분은 몰라보시니까요. 하지만 지금처럼 적당히 일이 들어오고 적당히 인기 있는게 좋아요. 오히려 지금이 제 인생의 황금기입니다."



연극 ’엄마를 부탁해’로 6년 만에 무대 연기에 도전하기로 한 것도 "나 자신을 믿기 때문"이라고.



"두번째 연극 도전이라 오히려 고민이 많았어요. 첫 연극인 ’부부사이의 작은 범죄들’에는 뭣도 모르고 뛰어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엔 손숙 선생님 권유도 있었고 스스로 ’내가 연극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검증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신경숙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연극에서 실종된 엄마를 애타게 찾아헤매는 장녀 역할을 맡았다. 실제로도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장녀인 허수경은 "엄마라는 존재가 사실은 엄마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엄마라는 옷을 입으면 한 인간은 사라지고 엄마만 남게 되죠.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극장을 빠져나가면서 이런 점을 곱씹어보게 됐으면 좋겠어요. 극중 장녀처럼 엄마를 잃어버리고 뒤늦게 후회하지 않으려면 엄마를 먼저 한 사람으로 이해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연습실에서 다른 배우와 스스로를 비교해보면 "으악으악"하는 비명이 절로 나올만큼 좌절에 빠진다면서도 무대로 돌아온 이유는 뭘까.



"연극도 생방송이랑 비슷해요. 무대에 일단 올라가면 두번 다시 같은 걸 할 수 없죠. 그래서 무대에 서면 머릿속이 ’쨍’하면서 정신이 번쩍 나요. 녹화할 때 능력이 95% 발휘된다면 생방송에서는 120% 나옵니다. 제가 생방송 체질인가봐요. 호호호"



두번째 이혼 후 기증받은 정자로 딸을 출산해 ’미스 맘’이 된 지도 3년이 다 돼 간다. 엄마로 지내온 소감을 묻자 환한 미소와 함께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세상의 이목이나 남자에게 제 인생을 걸기는 싫었어요. 딸 별이를 기준으로 모든 삶의 목표를 세웠죠. 제가 워낙 가족에 집착하는 성격이라 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엄마가 최고’라고 말해준다면 제 인생은 성공한 거에요."



만약 극중 장녀처럼 엄마의 소중함을 몰라준다면 서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답게 ’쿨한’ 반응을 보였다.



"어쩔 수 없죠. 별이를 키우면서 이미 완벽한 행복을 선물받았으니까요. 우리네 어머님들도 자녀를 위한 희생 방식을 바꾸셨으면 좋겠어요. 당신들 건강을 먼저 챙기시는 게 오히려 자식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혼(非婚) 출산으로 여권 신장의 대표 사례가 된데 부담은 없을까. 대답 역시 명쾌하다.



"웅크리고 있는 다른 여성들에게 제 모습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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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수경 “연극도 생방송과 비슷하던데요”
    • 입력 2010-10-19 07:46:37
    • 수정2010-10-19 07:53:09
    연합뉴스
"연극도 어떻게 보면 생방송이랑 비슷해요.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관객과 만나는거죠. 저는 아무래도 생방송이 체질인가봐요.(웃음)"

방송인 허수경(44)은 한때 ’국민 MC’로 이름을 날렸지만 요즘은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알아보는 사람이 열에 다섯으로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단언하는 그. 비결은 뭘까.

허수경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소감과 정자 기증으로 낳은 딸 ’별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인생관 등을 전했다.

마이크 앞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톡톡 튀는 말투는 여전히 상큼했지만 사실 그가 ’주종목’인 생방송 현장을 떠난 지는 꽤 됐다.

지난해 김승현과 공동 진행한 SBS ’라디오가 좋다’에서 물러난 이후 주로 케이블TV에서 녹화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것.

"전성기와 비교하면 인기는 뚝 떨어졌죠. 열분 중 다섯분은 몰라보시니까요. 하지만 지금처럼 적당히 일이 들어오고 적당히 인기 있는게 좋아요. 오히려 지금이 제 인생의 황금기입니다."

연극 ’엄마를 부탁해’로 6년 만에 무대 연기에 도전하기로 한 것도 "나 자신을 믿기 때문"이라고.

"두번째 연극 도전이라 오히려 고민이 많았어요. 첫 연극인 ’부부사이의 작은 범죄들’에는 뭣도 모르고 뛰어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엔 손숙 선생님 권유도 있었고 스스로 ’내가 연극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검증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신경숙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연극에서 실종된 엄마를 애타게 찾아헤매는 장녀 역할을 맡았다. 실제로도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장녀인 허수경은 "엄마라는 존재가 사실은 엄마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는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엄마라는 옷을 입으면 한 인간은 사라지고 엄마만 남게 되죠.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극장을 빠져나가면서 이런 점을 곱씹어보게 됐으면 좋겠어요. 극중 장녀처럼 엄마를 잃어버리고 뒤늦게 후회하지 않으려면 엄마를 먼저 한 사람으로 이해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연습실에서 다른 배우와 스스로를 비교해보면 "으악으악"하는 비명이 절로 나올만큼 좌절에 빠진다면서도 무대로 돌아온 이유는 뭘까.

"연극도 생방송이랑 비슷해요. 무대에 일단 올라가면 두번 다시 같은 걸 할 수 없죠. 그래서 무대에 서면 머릿속이 ’쨍’하면서 정신이 번쩍 나요. 녹화할 때 능력이 95% 발휘된다면 생방송에서는 120% 나옵니다. 제가 생방송 체질인가봐요. 호호호"

두번째 이혼 후 기증받은 정자로 딸을 출산해 ’미스 맘’이 된 지도 3년이 다 돼 간다. 엄마로 지내온 소감을 묻자 환한 미소와 함께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세상의 이목이나 남자에게 제 인생을 걸기는 싫었어요. 딸 별이를 기준으로 모든 삶의 목표를 세웠죠. 제가 워낙 가족에 집착하는 성격이라 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엄마가 최고’라고 말해준다면 제 인생은 성공한 거에요."

만약 극중 장녀처럼 엄마의 소중함을 몰라준다면 서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답게 ’쿨한’ 반응을 보였다.

"어쩔 수 없죠. 별이를 키우면서 이미 완벽한 행복을 선물받았으니까요. 우리네 어머님들도 자녀를 위한 희생 방식을 바꾸셨으면 좋겠어요. 당신들 건강을 먼저 챙기시는 게 오히려 자식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혼(非婚) 출산으로 여권 신장의 대표 사례가 된데 부담은 없을까. 대답 역시 명쾌하다.

"웅크리고 있는 다른 여성들에게 제 모습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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