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옥산나, 나이 잊은 ‘영원한 현역’

입력 2010.10.19 (08: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세월이 이들을 빗겨간 것일까. 이들이 세월을 이겨낸 것일까.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고 있는 제42회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에는 불혹을 넘긴 아저씨와 아들을 둔 30대 중반의 아줌마가 현역으로 참가, 스무살 이상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기량을 겨뤄 화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600여명 남녀 선수 중 1960년대에 태어난 이는 에스펜 잉에 얀센(노르웨이) 뿐이다.

1968년 12월13일 생으로 두 달 후면 만 42세가 되는 얀센은 13차례나 유럽 선수권대회를 뛰었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선수로서 9번째다.

1994년 10월8일생으로 이제 막 만 16세를 넘은 남자부 최연소 쉬핑지엔(16.대만)과는 무려 26세 차이다.

국제 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긴 건 아니나 노르웨이에서는 아직도 얀센의 기량이 통해 이번에도 당당히 국가대표로 뽑혔다.

빨래판 복근에 핏줄이 터질 것 같은 근육을 겸비, 나이를 물어보지 않으면 40대라는 사실을 실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탄탄한 몸매를 소유하고 있다.

얀센은 19일(한국시간) 대회 조직위원회와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우선권이 있던 탓에 난 원해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선발전에서 내 실력이 최고로 입증되자 코치들도 나를 거부하지 못하고 대표로 발탁했다"고 말했다.

코치 없이 알아서 훈련한다는 얀센은 "어떤 준비를 해야 좋은 연기를 펼칠지 경험으로 잘 안다. 지난 13년간 코치 없이 내 식대로 훈련했고 결과도 썩 괜찮았다"면서 "여전히 체조를 즐기고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현역을 지켜가겠다"고 노익장을 뽐냈다.

독일 대표로 참가한 옥산나 추소비티나(35)는 이 바닥에서는 제법 유명한 선수다.

1975년생으로 35살인 추소비티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여자 체조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5회 연속 밟았다.

세계선수권대회는 1991년부터 참가해 이번이 10번째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는 소련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나섰고 소련이 해체된 뒤에는 고국인 우즈베키스탄 국기를 달고 1996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뛰었다.

백혈병이 걸린 아들의 치료를 위해 독일로 터전을 옮긴 뒤 2006년 독일 시민권을 취득한 이후부터는 독일 대표로 활약 중으로 간단치 않은 이력 또한 시선을 끈다.

남자보다 여자 체조의 기량이 떨어진 독일에서는 추소비티나의 경험을 여전히 높게 친다.

나이가 많아 이번 대회에서는 4종목을 다 뛰지는 않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건진 도마에서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추소비티나는 18일 끝난 단체전 예선에서도 도마 종목에 출전했고 착지 때 크게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범했지만 심판들의 '동정표'가 쏟아지면서 13.200이라는 후한 점수를 받기도 했다.

추소비티나는 마흔을 넘겨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현역으로 뛰고 기력을 회복해 전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로 남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얀센-옥산나, 나이 잊은 ‘영원한 현역’
    • 입력 2010-10-19 08:03:47
    연합뉴스
세월이 이들을 빗겨간 것일까. 이들이 세월을 이겨낸 것일까.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고 있는 제42회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에는 불혹을 넘긴 아저씨와 아들을 둔 30대 중반의 아줌마가 현역으로 참가, 스무살 이상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기량을 겨뤄 화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600여명 남녀 선수 중 1960년대에 태어난 이는 에스펜 잉에 얀센(노르웨이) 뿐이다. 1968년 12월13일 생으로 두 달 후면 만 42세가 되는 얀센은 13차례나 유럽 선수권대회를 뛰었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선수로서 9번째다. 1994년 10월8일생으로 이제 막 만 16세를 넘은 남자부 최연소 쉬핑지엔(16.대만)과는 무려 26세 차이다. 국제 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긴 건 아니나 노르웨이에서는 아직도 얀센의 기량이 통해 이번에도 당당히 국가대표로 뽑혔다. 빨래판 복근에 핏줄이 터질 것 같은 근육을 겸비, 나이를 물어보지 않으면 40대라는 사실을 실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탄탄한 몸매를 소유하고 있다. 얀센은 19일(한국시간) 대회 조직위원회와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우선권이 있던 탓에 난 원해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선발전에서 내 실력이 최고로 입증되자 코치들도 나를 거부하지 못하고 대표로 발탁했다"고 말했다. 코치 없이 알아서 훈련한다는 얀센은 "어떤 준비를 해야 좋은 연기를 펼칠지 경험으로 잘 안다. 지난 13년간 코치 없이 내 식대로 훈련했고 결과도 썩 괜찮았다"면서 "여전히 체조를 즐기고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현역을 지켜가겠다"고 노익장을 뽐냈다. 독일 대표로 참가한 옥산나 추소비티나(35)는 이 바닥에서는 제법 유명한 선수다. 1975년생으로 35살인 추소비티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여자 체조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5회 연속 밟았다. 세계선수권대회는 1991년부터 참가해 이번이 10번째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는 소련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나섰고 소련이 해체된 뒤에는 고국인 우즈베키스탄 국기를 달고 1996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뛰었다. 백혈병이 걸린 아들의 치료를 위해 독일로 터전을 옮긴 뒤 2006년 독일 시민권을 취득한 이후부터는 독일 대표로 활약 중으로 간단치 않은 이력 또한 시선을 끈다. 남자보다 여자 체조의 기량이 떨어진 독일에서는 추소비티나의 경험을 여전히 높게 친다. 나이가 많아 이번 대회에서는 4종목을 다 뛰지는 않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4개를 건진 도마에서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 추소비티나는 18일 끝난 단체전 예선에서도 도마 종목에 출전했고 착지 때 크게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범했지만 심판들의 '동정표'가 쏟아지면서 13.200이라는 후한 점수를 받기도 했다. 추소비티나는 마흔을 넘겨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현역으로 뛰고 기력을 회복해 전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로 남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