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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의 비룡군단, 2000년대 ‘새 명가’
입력 2010.10.19 (21:43) 수정 2010.10.19 (21:56) 연합뉴스
2000년대 프로야구의 ’신흥 강호’ SK 와이번스가 마침내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힘차게 포효했다.



SK는 19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2007~2008년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2010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지난 2000년 창단한 SK는 현대(2000년, 2003~2004년), 삼성(2002년, 2005~2006년) 등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한 명문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82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이래 한국시리즈에서 4승 무패로 승부가 갈린 것은 이번이 6번째다.



SK 전까지 4연승으로 우승한 팀은 해태(1987년, 1991년)와 LG(1990년, 1994년), 삼성(2005년) 등 시대를 풍미한 강팀들이었다.



게다가 이미 현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후 21세기 들어 가장 화려한 업적을 쌓아 온 삼성에 완승을 거둬 의심할 여지 없는 최고 명문팀으로 자부하게 됐다.



◇싱거울 만큼 일방적이었던 한국시리즈



SK와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19차례 맞붙어 각각 10승(SK)과 9승(삼성)을 거두며 호각의 승부를 펼쳤다.



삼성이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까지 치르는 혈전을 벌이고 올라오긴 했지만 그만큼 상승세를 탔기에 많은 이들이 SK의 우세를 점치면서도 한국시리즈에서도 명승부가 펼쳐지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SK는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거침없이 4연승을 거두고 ’짧고 굵게’ 가을 잔치를 마무리했다.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뒤로 미뤄두고 한국시리즈를 목표로 혹독한 훈련을 거듭해 온 SK 타자들은 날카롭게 벼려 둔 실전 감각을 첫 경기부터 시원하게 내뿜었다.



15일 1차전에서는 1회부터 상대 선발투수의 폭투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속 안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뽑더니 중심 타자 박정권의 시원한 홈런으로 가볍게 기선을 제압했다.



16일 벌어진 2차전에서도 최정과 박경완이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올리더니, 18일 삼성의 홈인 대구에 와서도 기죽지 않고 안타 8개로 4점을 뽑으며 삼성의 반격 의지를 잠재웠다.



끝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은 SK는 결국 4차전에서도 4회에만 볼넷 2개와 안타 3개를 집중해 3점을 뽑아내는 등 끝까지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올해 프로야구의 최종 승자로 등극했다.



사실 SK의 사정이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투수의 능력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SK는 매 경기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우람과 전병두, ’큰’ 이승호(등번호 37번)와 ’작은’ 이승호(등번호 20번) 등 풍부한 왼손 계투진이 빈자리를 메우며 빈틈없이 삼성의 공격을 차단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롤러코스터 성적에도 부동의 선두 지키며 정규리그 제패



SK의 올해 정규리그도 비슷했다.



SK는 채병용과 윤길현이 입대한데다 정대현과 전병두도 부상의 여파로 정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해 투수진에 구멍이 숭숭 뚫린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에이스 김광현까지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외국인 투수 게리 글로버도 지난해만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는 등 SK 마운드는 극도로 약해진 상태였다.



시즌 성적도 온탕과 냉탕을 급격하게 오갔다.



SK는 개막 3경기를 내리 이겨 전 시즌부터 계속된 22연승 행진 신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해 4~5월에는 무려 16경기에 내리 승리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그러나 반대로 연패도 많아 위기를 자주 겪었다.



SK는 올해 3연패 2차례, 4연패 2차례, 6연패 1차례 등 5번이나 3경기 이상 연패를 당했다. 무승부까지 패배로 계산한다면 3연패 이상 당한 것이 8번이나 된다.



준우승팀 삼성이 3연패 이상 당한 것이 4차례밖에 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기복이 심한 시즌을 보낸 셈이다.



그럼에도 SK는 4월18일 1위로 올라선 이후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끝까지 선두 자리를 지켰다.



김광현과 카도쿠라 켄 외에는 고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지킨 투수가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풍부한 계투진이 번갈아가며 빈자리를 메웠다.



김광현은 올해 데뷔 후 가장 많은 17승을 거둬 다승왕에 오르며 지난해 막판 부상으로 중도에 빠졌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타선에서는 특출난 스타는 없었지만, 박정권과 최정 등 기존 중심 타자들이 선전한 가운데 중견수 김강민이 팀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 0.317을 찍으며 급성장했다.



또 박경완과 김재현, 박재홍 등 베테랑 타자들도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며 짜임새를 더했다.



이들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압도적인 우승을 이끄는 선봉 역할을 했다.



◇김성근 ’철두철미 용병술’에 선수단 ’자율 관리’ 시너지



김성근 감독의 치밀한 용병술도 빼놓을 수 없는 SK의 힘이다.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매 경기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는 어려움 속에서도 풍부한 계투진을 완벽하게 활용하며 승리를 굳게 지켰다.



김 감독은 삼성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서 좌완 투수에게 약점을 보였다는 것을 미리 파악해 전병두와 정우람, 이승호 등으로 이어진 왼손 중간 투수들을 승부처마다 투입해 효과를 봤다.



또 8월부터 이미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작업을 하면서 발굴한 ’큰’ 이승호(등번호 37번)를 2, 3차전에서 예상을 깨고 중용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삼성 선수들의 타격 성향과 주루 작전 등을 미리 철저히 분석해 중요한 순간마다 수비 시프트와 견제를 활용해 반격의 흐름을 미리 차단하는 효과도 거뒀다.



김성근 감독과 4년째 한솥밥을 먹어 온 야수들은 ’자율적인 관리’로 화답했다.



김 감독은 9월 이후 야수진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알아서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특유의 조직력을 완성했다.



베테랑 선수들은 수시로 후배들을 독려하며 오로지 팀의 우승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감독과 선수들이 목표와 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SK는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내 한국시리즈에서 상당한 수준 차이를 드러내며 명문 구단의 힘을 한껏 드러냈다.
  • 야신의 비룡군단, 2000년대 ‘새 명가’
    • 입력 2010-10-19 21:43:20
    • 수정2010-10-19 21:56:56
    연합뉴스
2000년대 프로야구의 ’신흥 강호’ SK 와이번스가 마침내 통산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힘차게 포효했다.



SK는 19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2007~2008년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2010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지난 2000년 창단한 SK는 현대(2000년, 2003~2004년), 삼성(2002년, 2005~2006년) 등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한 명문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82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이래 한국시리즈에서 4승 무패로 승부가 갈린 것은 이번이 6번째다.



SK 전까지 4연승으로 우승한 팀은 해태(1987년, 1991년)와 LG(1990년, 1994년), 삼성(2005년) 등 시대를 풍미한 강팀들이었다.



게다가 이미 현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후 21세기 들어 가장 화려한 업적을 쌓아 온 삼성에 완승을 거둬 의심할 여지 없는 최고 명문팀으로 자부하게 됐다.



◇싱거울 만큼 일방적이었던 한국시리즈



SK와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19차례 맞붙어 각각 10승(SK)과 9승(삼성)을 거두며 호각의 승부를 펼쳤다.



삼성이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까지 치르는 혈전을 벌이고 올라오긴 했지만 그만큼 상승세를 탔기에 많은 이들이 SK의 우세를 점치면서도 한국시리즈에서도 명승부가 펼쳐지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SK는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거침없이 4연승을 거두고 ’짧고 굵게’ 가을 잔치를 마무리했다.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뒤로 미뤄두고 한국시리즈를 목표로 혹독한 훈련을 거듭해 온 SK 타자들은 날카롭게 벼려 둔 실전 감각을 첫 경기부터 시원하게 내뿜었다.



15일 1차전에서는 1회부터 상대 선발투수의 폭투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속 안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뽑더니 중심 타자 박정권의 시원한 홈런으로 가볍게 기선을 제압했다.



16일 벌어진 2차전에서도 최정과 박경완이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올리더니, 18일 삼성의 홈인 대구에 와서도 기죽지 않고 안타 8개로 4점을 뽑으며 삼성의 반격 의지를 잠재웠다.



끝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은 SK는 결국 4차전에서도 4회에만 볼넷 2개와 안타 3개를 집중해 3점을 뽑아내는 등 끝까지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올해 프로야구의 최종 승자로 등극했다.



사실 SK의 사정이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투수의 능력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SK는 매 경기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우람과 전병두, ’큰’ 이승호(등번호 37번)와 ’작은’ 이승호(등번호 20번) 등 풍부한 왼손 계투진이 빈자리를 메우며 빈틈없이 삼성의 공격을 차단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롤러코스터 성적에도 부동의 선두 지키며 정규리그 제패



SK의 올해 정규리그도 비슷했다.



SK는 채병용과 윤길현이 입대한데다 정대현과 전병두도 부상의 여파로 정상적인 투구를 하지 못해 투수진에 구멍이 숭숭 뚫린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에이스 김광현까지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고, 외국인 투수 게리 글로버도 지난해만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는 등 SK 마운드는 극도로 약해진 상태였다.



시즌 성적도 온탕과 냉탕을 급격하게 오갔다.



SK는 개막 3경기를 내리 이겨 전 시즌부터 계속된 22연승 행진 신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해 4~5월에는 무려 16경기에 내리 승리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그러나 반대로 연패도 많아 위기를 자주 겪었다.



SK는 올해 3연패 2차례, 4연패 2차례, 6연패 1차례 등 5번이나 3경기 이상 연패를 당했다. 무승부까지 패배로 계산한다면 3연패 이상 당한 것이 8번이나 된다.



준우승팀 삼성이 3연패 이상 당한 것이 4차례밖에 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기복이 심한 시즌을 보낸 셈이다.



그럼에도 SK는 4월18일 1위로 올라선 이후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끝까지 선두 자리를 지켰다.



김광현과 카도쿠라 켄 외에는 고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지킨 투수가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풍부한 계투진이 번갈아가며 빈자리를 메웠다.



김광현은 올해 데뷔 후 가장 많은 17승을 거둬 다승왕에 오르며 지난해 막판 부상으로 중도에 빠졌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타선에서는 특출난 스타는 없었지만, 박정권과 최정 등 기존 중심 타자들이 선전한 가운데 중견수 김강민이 팀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 0.317을 찍으며 급성장했다.



또 박경완과 김재현, 박재홍 등 베테랑 타자들도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며 짜임새를 더했다.



이들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압도적인 우승을 이끄는 선봉 역할을 했다.



◇김성근 ’철두철미 용병술’에 선수단 ’자율 관리’ 시너지



김성근 감독의 치밀한 용병술도 빼놓을 수 없는 SK의 힘이다.



김성근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매 경기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는 어려움 속에서도 풍부한 계투진을 완벽하게 활용하며 승리를 굳게 지켰다.



김 감독은 삼성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서 좌완 투수에게 약점을 보였다는 것을 미리 파악해 전병두와 정우람, 이승호 등으로 이어진 왼손 중간 투수들을 승부처마다 투입해 효과를 봤다.



또 8월부터 이미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작업을 하면서 발굴한 ’큰’ 이승호(등번호 37번)를 2, 3차전에서 예상을 깨고 중용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삼성 선수들의 타격 성향과 주루 작전 등을 미리 철저히 분석해 중요한 순간마다 수비 시프트와 견제를 활용해 반격의 흐름을 미리 차단하는 효과도 거뒀다.



김성근 감독과 4년째 한솥밥을 먹어 온 야수들은 ’자율적인 관리’로 화답했다.



김 감독은 9월 이후 야수진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알아서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특유의 조직력을 완성했다.



베테랑 선수들은 수시로 후배들을 독려하며 오로지 팀의 우승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감독과 선수들이 목표와 과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SK는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내 한국시리즈에서 상당한 수준 차이를 드러내며 명문 구단의 힘을 한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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