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화려한 은퇴 “후배 위한 작별”

입력 2010.10.19 (21:54) 수정 2010.10.1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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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주장 김재현(35)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미소 띤 평온한 표정으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경기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이미 1~3차전을 쓸어담은 SK가 이날까지 승리하면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게 된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김재현으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김재현은 "시간이 다가올수록 '정말 끝인가'라는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아쉬움은 물론 있다"라면서 "고생하고도 지난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꼭 씻고 보상받고 싶다"고 미묘한 감정을 편안한 말투로 전했다.



김재현은 "'아쉽지 않냐, 더 해라'는 말을 최근 가장 많이 듣는다"라며 "하지만 나 역시 (은퇴는) 쉽게 내뱉은 말이 아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SK는 내가 없어도 괜찮을 팀이다. 모든 선수가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열심히 하고도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이제 특권을 넘겨줘야 한다"라며 주장답게 남은 후배들에게 따뜻한 말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1994년 LG에 입단한 김재현은 입단 첫해부터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서용빈, 유지현 등과 함께 LG를 대표하는 프렌차이즈 스타로 단숨에 떠올랐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고관절이 썩는 병과 무릎 부상 등에 시달리면서 선수 생활 자체에 위기가 닥친 것이다.



김재현은 고관절 통증에도 2002년 삼성과 한국시리즈에 출전했지만 아깝게 우승컵을 놓쳤다. 이후 LG를 떠난 김재현은 2005년부터 SK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시즌 타율이 1할대로 떨어져 은퇴 위기에 몰린 2007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화끈한 방망이(타율 0.348)로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한 김재현은 절치부심하고 임한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베테랑 타자다운 활약을 펼쳤다. 우승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1차전에서 5회와 6회 연속으로 적시타를 때려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이날 4차전에서는 삼성이 왼손 투수 장원삼을 선발로 낸 탓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러다가 3-0으로 앞선 6회 박재홍 대신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1사 1루에서 김재현은 상대 2루수 박진만 옆으로 빠져나가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호수비에 걸렸다. 김재현은 간발의 차이로 1루에서 아웃됐지만 그 사이 1루 주자 최정은 3루까지 파고들었다.



아웃은 됐지만 진루타는 빚어내며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셈이다. 최정은 후속 박경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8회 대타 안치용으로 교체된 김재현은 SK가 이날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내 프로야구 무대 경기는 모두 마쳤다.



이날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서 선수단을 격려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던 김재현은 우승을 확정한 후 그라운드에서 환호하는 후배와 기쁨을 나누며 현역 생활을 아름답게 마감했다.



김재현은 "마지막 타석에서 치지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꼭 우승을 하고 떠나고 싶었는데 다행"이라며 "그동안 워낙 후배들이 잘 따라줬고 위기마다 잘 뭉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의 주축에 젊은 선수가 많이 포진했다. 이런 모습이 이어져 예전 해태가 일궜던 전성기를 SK가 누리면서 최고 명문 구단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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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화려한 은퇴 “후배 위한 작별”
    • 입력 2010-10-19 21:54:01
    • 수정2010-10-19 23:32:53
    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주장 김재현(35)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미소 띤 평온한 표정으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경기에 임하는 소감을 전했다.

이미 1~3차전을 쓸어담은 SK가 이날까지 승리하면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게 된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김재현으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김재현은 "시간이 다가올수록 '정말 끝인가'라는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아쉬움은 물론 있다"라면서 "고생하고도 지난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꼭 씻고 보상받고 싶다"고 미묘한 감정을 편안한 말투로 전했다.

김재현은 "'아쉽지 않냐, 더 해라'는 말을 최근 가장 많이 듣는다"라며 "하지만 나 역시 (은퇴는) 쉽게 내뱉은 말이 아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SK는 내가 없어도 괜찮을 팀이다. 모든 선수가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열심히 하고도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이제 특권을 넘겨줘야 한다"라며 주장답게 남은 후배들에게 따뜻한 말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1994년 LG에 입단한 김재현은 입단 첫해부터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서용빈, 유지현 등과 함께 LG를 대표하는 프렌차이즈 스타로 단숨에 떠올랐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고관절이 썩는 병과 무릎 부상 등에 시달리면서 선수 생활 자체에 위기가 닥친 것이다.

김재현은 고관절 통증에도 2002년 삼성과 한국시리즈에 출전했지만 아깝게 우승컵을 놓쳤다. 이후 LG를 떠난 김재현은 2005년부터 SK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시즌 타율이 1할대로 떨어져 은퇴 위기에 몰린 2007년에도 한국시리즈에서 화끈한 방망이(타율 0.348)로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한 김재현은 절치부심하고 임한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베테랑 타자다운 활약을 펼쳤다. 우승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1차전에서 5회와 6회 연속으로 적시타를 때려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이날 4차전에서는 삼성이 왼손 투수 장원삼을 선발로 낸 탓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러다가 3-0으로 앞선 6회 박재홍 대신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1사 1루에서 김재현은 상대 2루수 박진만 옆으로 빠져나가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호수비에 걸렸다. 김재현은 간발의 차이로 1루에서 아웃됐지만 그 사이 1루 주자 최정은 3루까지 파고들었다.

아웃은 됐지만 진루타는 빚어내며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셈이다. 최정은 후속 박경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8회 대타 안치용으로 교체된 김재현은 SK가 이날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내 프로야구 무대 경기는 모두 마쳤다.

이날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서 선수단을 격려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던 김재현은 우승을 확정한 후 그라운드에서 환호하는 후배와 기쁨을 나누며 현역 생활을 아름답게 마감했다.

김재현은 "마지막 타석에서 치지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꼭 우승을 하고 떠나고 싶었는데 다행"이라며 "그동안 워낙 후배들이 잘 따라줬고 위기마다 잘 뭉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의 주축에 젊은 선수가 많이 포진했다. 이런 모습이 이어져 예전 해태가 일궜던 전성기를 SK가 누리면서 최고 명문 구단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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