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잃은 양준혁, 더 아쉬운 패배

입력 2010.10.19 (22:58) 수정 2010.10.1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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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9회 삼성의 마지막 공격 때 현재윤이 삼진으로 돌아서자 삼성 선수단은 고개를 떨어뜨리며 재빨리 짐을 꾸렸다.

9회 말에 1점을 얻어 2-4로 2점차까지 쫓아간 삼성은 2사 1루로 찬스가 이어지면서 실낱같은 역전의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결국 그대로 경기가 끝나자 환호하는 SK 선수들의 모습을 뒤로 한 채 빠르게 더그아웃을 떠났다.

2006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한 삼성은 이번 시리즈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플레이오프에서 뚝심의 두산과 매 경기 1점차 승부를 펼치며 명승부를 펼쳤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에서는 무기력하게 4연패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철벽을 자랑하던 불펜에는 구멍이 났고 세대교체를 이룬 젊은 타선도 연일 침묵했다. 1차전에서는 5회 3-2로 역전했지만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곧바로 뒤집혔고, 2차전에서도 2회 먼저 뽑은 1점을 지키지 못했다. 3, 4차전은 일방적으로 밀렸다.

선수단 중에서도 특히 이번 시리즈에 진한 아쉬움을 느낀 선수가 있다. 올해 시즌 중반 은퇴를 선언한 '달구벌 사자'의 맏형 양준혁(41)이다.

양준혁은 지난 9월19일 홈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르고 나서도 선수단을 따라다니며 훈련을 도왔다. 후배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조언을 하는 등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과 연일 혈전을 펼치는 후배를 격려하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더그아웃에서 후배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지 못했다. 출전 선수 명단에 빠진 양준혁이 더그아웃에 동석하는 것에 대해 김성근 SK 감독이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양준혁은 한국시리즈에서 경기 전에는 평소처럼 후배의 훈련을 도왔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자신의 짐을 챙겨들고 더그아웃을 떠났다.

양준혁은 이번 시리즈 동안 선수단 라커룸에서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봤다. 마지막 경기 때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다가 중반 이후 더그아웃 구석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양준혁은 선수생활 대부분을 보낸 대구구장에서 친정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패하는 아픔까지 맛봤다. 그대로 경기장을 떠나기가 아쉬웠던지 경기 후 그라운드로 걸어 나와 우승을 만끽하는 SK 선수단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조용하게 뒤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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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리 잃은 양준혁, 더 아쉬운 패배
    • 입력 2010-10-19 22:58:28
    • 수정2010-10-19 23:30:45
    연합뉴스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9회 삼성의 마지막 공격 때 현재윤이 삼진으로 돌아서자 삼성 선수단은 고개를 떨어뜨리며 재빨리 짐을 꾸렸다. 9회 말에 1점을 얻어 2-4로 2점차까지 쫓아간 삼성은 2사 1루로 찬스가 이어지면서 실낱같은 역전의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결국 그대로 경기가 끝나자 환호하는 SK 선수들의 모습을 뒤로 한 채 빠르게 더그아웃을 떠났다. 2006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한 삼성은 이번 시리즈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플레이오프에서 뚝심의 두산과 매 경기 1점차 승부를 펼치며 명승부를 펼쳤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에서는 무기력하게 4연패로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철벽을 자랑하던 불펜에는 구멍이 났고 세대교체를 이룬 젊은 타선도 연일 침묵했다. 1차전에서는 5회 3-2로 역전했지만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곧바로 뒤집혔고, 2차전에서도 2회 먼저 뽑은 1점을 지키지 못했다. 3, 4차전은 일방적으로 밀렸다. 선수단 중에서도 특히 이번 시리즈에 진한 아쉬움을 느낀 선수가 있다. 올해 시즌 중반 은퇴를 선언한 '달구벌 사자'의 맏형 양준혁(41)이다. 양준혁은 지난 9월19일 홈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르고 나서도 선수단을 따라다니며 훈련을 도왔다. 후배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조언을 하는 등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과 연일 혈전을 펼치는 후배를 격려하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더그아웃에서 후배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지 못했다. 출전 선수 명단에 빠진 양준혁이 더그아웃에 동석하는 것에 대해 김성근 SK 감독이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양준혁은 한국시리즈에서 경기 전에는 평소처럼 후배의 훈련을 도왔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자신의 짐을 챙겨들고 더그아웃을 떠났다. 양준혁은 이번 시리즈 동안 선수단 라커룸에서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봤다. 마지막 경기 때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다가 중반 이후 더그아웃 구석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양준혁은 선수생활 대부분을 보낸 대구구장에서 친정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패하는 아픔까지 맛봤다. 그대로 경기장을 떠나기가 아쉬웠던지 경기 후 그라운드로 걸어 나와 우승을 만끽하는 SK 선수단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조용하게 뒤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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