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깨어나다

입력 2010.10.1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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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획 의도

2010년 여름 소매물도가 소란하다. 좀체 변화라곤 없을 것 같던 작은 섬마을이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마을길과 탐방로가 새로 생기고 섬 전역에 조형작품이 걸렸다.

주민소득과 연계시킬 프로그램도 개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가고싶은 섬> 시범사업 대상지에 선정되면서 작은 섬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매물도의 변화는 남해안 곳곳의 섬에서 포착된다.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2천여개의 섬을 거느린 남해안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다도해국립공원으로 자연공원법의 보호를 받아왔다. 개발의 안전지대로 남아 있었던 덕분에 아름다운 경관과 섬 고유의 생활문화를 고스란히 지킬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생태관광이 각광받으면서 섬이 생태관광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남해안 3개 시도는 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을 통해 남해안을 세계적 해양관광, 휴양지대로 조성하겠다는 섬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보존에서 개발로, 오랜 세월 굳게 닫혀있던 섬의 빗장이 풀렸다.

자연과 인문, 역사 등 모든 측면에서 섬이 가진 고유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 섬 주민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은 가능할까? 섬다움을 살리고 이를 통해 섬이 잃었던 활력을 되찾으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남해안 섬 개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기획 KBS 10에서 찾아본다.

2. 주요 내용

1) 매물도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통영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매물도군도.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등대섬을 거느린 이곳에선 지금 의미있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정부의 <가고싶은 섬>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섬 고유의 자연경관과 내력을 보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왔다. 그 중심에 <어부밥상>이 있다.

섬을 찾아온 관광객과 주민을 이어줄 <어부밥상>은 섬의 전통과 내력을 알리는 관광상품으로 주민소득에도 보탬이 될 수 있을까? 침체되어 있던 섬마을에 기분 좋은 봄바람이 불고 있다.

2) 섬은 왜 변하려고 하는가?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남해안의 섬은 황금어장을 가진 어업의 전진기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점점 어자원이 고갈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현재 섬에는 전성기 인구의 4분의1 내지 5분의1에 그치는 사람들만이 남아서 섬을 지키고 있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노령인구인데다 독거노인세대. 인구유출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된 개발시도는 대부분 도로, 다리 등의 기반시설 정비에 그치면서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관광지로 알려진 섬 조차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한철관광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 나오시마의 기적-버려진 섬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섬나라 일본은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되고 버려진 섬을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제련소로 황폐해진 나오시마섬을 되살리기 위해 마을과 기업이 협력하고, 섬 전역을 예술섬으로 만들면서 나오시마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4. 개발이냐 보존이냐-섬을 둘러싼 고민

사람들이 섬을 찾는 이유는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여유는 청정한 자연과 섬이 가진 느림의 문화에서 출발한다. 섬 개발이 진행되면서 섣부른 개발이 섬 고유의 환경과 생태를 훼손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경상남도와 전라남도가 주축이 된 남해안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남해안의 섬은 개발과 보존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지속가능한 섬 개발의 원칙과 방향이 서지 않으면 섬 개발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5. 개성의 섬, 꿈꾸는 섬, 생태의 섬

국내에서도 섬의 생태와 개성을 살린 개발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증도는 아시아 최초의 슬로우시티로 지정되면서 증도가 가진 염전과 갯벌의 가치를 살리는 친환경적인 개발에 성공했다.

청산도의 변화는 주민들의 삶의 변화로 이어졌다. 주민 스스로 슬로시티위원회를 만들어 소모임을 활성화시키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과 만난다.

주민 스스로 느린 삶을 실천하면서 청산도를 꿈이 있는 섬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아무런 특색없는 섬에서 <저탄소 녹색섬>으로 주목받는 연대도는 섬의 생태를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지속가능한 섬의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6. 뉴질랜드-복원과 보전, 엄격한 관리가 섬을 살린다

대표적인 생태국가 뉴질랜드는 황폐해진 섬을 복원하고 엄격한 관리를 통해 섬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랑이토토섬과 티리티리마탕이섬. 지난 19세기 말 초지로 개간한 후 목축업과 유해동물로 나무 한그루 살 수 없는 황폐화된 섬이었다.

울창한 숲이 사라지면서 섬에서 사라진 새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복원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정부와 주민의 노력으로 완전복원에 성공했다.

<자원관리법>을 근간으로 한 엄격한 통제와 관리가 뉴질랜드를 세계적인 섬 관광국으로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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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 깨어나다
    • 입력 2010-10-19 23: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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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획 의도 2010년 여름 소매물도가 소란하다. 좀체 변화라곤 없을 것 같던 작은 섬마을이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마을길과 탐방로가 새로 생기고 섬 전역에 조형작품이 걸렸다. 주민소득과 연계시킬 프로그램도 개발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가고싶은 섬> 시범사업 대상지에 선정되면서 작은 섬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매물도의 변화는 남해안 곳곳의 섬에서 포착된다.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2천여개의 섬을 거느린 남해안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다도해국립공원으로 자연공원법의 보호를 받아왔다. 개발의 안전지대로 남아 있었던 덕분에 아름다운 경관과 섬 고유의 생활문화를 고스란히 지킬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생태관광이 각광받으면서 섬이 생태관광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남해안 3개 시도는 남해안권 발전 종합계획을 통해 남해안을 세계적 해양관광, 휴양지대로 조성하겠다는 섬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보존에서 개발로, 오랜 세월 굳게 닫혀있던 섬의 빗장이 풀렸다. 자연과 인문, 역사 등 모든 측면에서 섬이 가진 고유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 섬 주민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발은 가능할까? 섬다움을 살리고 이를 통해 섬이 잃었던 활력을 되찾으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남해안 섬 개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기획 KBS 10에서 찾아본다. 2. 주요 내용 1) 매물도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통영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매물도군도.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등대섬을 거느린 이곳에선 지금 의미있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정부의 <가고싶은 섬>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섬 고유의 자연경관과 내력을 보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왔다. 그 중심에 <어부밥상>이 있다. 섬을 찾아온 관광객과 주민을 이어줄 <어부밥상>은 섬의 전통과 내력을 알리는 관광상품으로 주민소득에도 보탬이 될 수 있을까? 침체되어 있던 섬마을에 기분 좋은 봄바람이 불고 있다. 2) 섬은 왜 변하려고 하는가?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남해안의 섬은 황금어장을 가진 어업의 전진기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점점 어자원이 고갈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현재 섬에는 전성기 인구의 4분의1 내지 5분의1에 그치는 사람들만이 남아서 섬을 지키고 있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노령인구인데다 독거노인세대. 인구유출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된 개발시도는 대부분 도로, 다리 등의 기반시설 정비에 그치면서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관광지로 알려진 섬 조차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한철관광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 나오시마의 기적-버려진 섬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섬나라 일본은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되고 버려진 섬을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제련소로 황폐해진 나오시마섬을 되살리기 위해 마을과 기업이 협력하고, 섬 전역을 예술섬으로 만들면서 나오시마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4. 개발이냐 보존이냐-섬을 둘러싼 고민 사람들이 섬을 찾는 이유는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여유는 청정한 자연과 섬이 가진 느림의 문화에서 출발한다. 섬 개발이 진행되면서 섣부른 개발이 섬 고유의 환경과 생태를 훼손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경상남도와 전라남도가 주축이 된 남해안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남해안의 섬은 개발과 보존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지속가능한 섬 개발의 원칙과 방향이 서지 않으면 섬 개발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5. 개성의 섬, 꿈꾸는 섬, 생태의 섬 국내에서도 섬의 생태와 개성을 살린 개발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증도는 아시아 최초의 슬로우시티로 지정되면서 증도가 가진 염전과 갯벌의 가치를 살리는 친환경적인 개발에 성공했다. 청산도의 변화는 주민들의 삶의 변화로 이어졌다. 주민 스스로 슬로시티위원회를 만들어 소모임을 활성화시키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과 만난다. 주민 스스로 느린 삶을 실천하면서 청산도를 꿈이 있는 섬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아무런 특색없는 섬에서 <저탄소 녹색섬>으로 주목받는 연대도는 섬의 생태를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으로 지속가능한 섬의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6. 뉴질랜드-복원과 보전, 엄격한 관리가 섬을 살린다 대표적인 생태국가 뉴질랜드는 황폐해진 섬을 복원하고 엄격한 관리를 통해 섬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랑이토토섬과 티리티리마탕이섬. 지난 19세기 말 초지로 개간한 후 목축업과 유해동물로 나무 한그루 살 수 없는 황폐화된 섬이었다. 울창한 숲이 사라지면서 섬에서 사라진 새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복원프로젝트가 시작되고 정부와 주민의 노력으로 완전복원에 성공했다. <자원관리법>을 근간으로 한 엄격한 통제와 관리가 뉴질랜드를 세계적인 섬 관광국으로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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