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동 깃발 든 중수부…C&그룹은 몸풀기?

입력 2010.10.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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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가 21일 오전 C&그룹 압수수색으로 수사 재개 깃발을 올렸다.

작년 6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종료 이후 1년4개월간 유지했던 개점휴업 상태를 벗어난 것이다.

이는 사실상 예고된 일이었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 국정감사에서 "중수부가 1년 동안 가동을 안하고 예비군 체제로 운영하다 최근 수사체제로 들어가 수사는 시점 문제"라며 중수부의 수사 재개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는 `대기업 3~4곳 수사 임박' 등의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면서 중수부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였다.

이런 가운데 중수부의 수사 재개 첫 작품이 C&그룹으로 나타나자 일각에선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한다.

C&그룹의 경우 C&우방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지난해 워크아웃 무산으로 증시에서 상장폐지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사실상 파산 상태여서 중수부의 수사재개 첫 작품으로는 격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중수부가 장기간의 휴지기를 감안해 일단 `몸풀기' 차원에서 적당한 규모의 사건을 고른 게 아니냐는 관전평을 내놓기도 한다.

다른 쪽에서는 C&그룹이 과거 정권에서 한때 급성장했다는 점을 들어 중수부의 C&그룹 수사는 사실상 이 그룹을 비호해온 정관계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동안 C&그룹이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울 당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를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고, 이번 수사의 초점도 비자금이라는 점에서 이런 분석은 설득력을 갖는다.

김준규 총장이 18일 대검 국감에서 `검찰의 관심은 항상 비자금에 있다'며 비자금 수사를 강조한 점도 중수부가 대기업의 검은돈과 권력의 유착을 파헤치는 데 집중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수사 재개를 위해 중수부는 개점휴업 상태에서도 칼을 가는 데는 소홀하지 않았다.

작년 6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이후 폐지론이 일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서 수사 일선에 직접 나서지 않은 채 1년 반 가까이 후방에서 일선 검찰청의 수사를 지원하는 업무와 '예비군 훈련'에 주력해왔다.

경력 5년차 이상의 검사 25명과 수사관 20명을 선발해 놓고 평상시 일선에 배치했다가 필요할 때 불러들이는 예비군체제로 운영하면서 매월 한차례 집합연수(팀워크 훈련)로 칼날을 갈아 왔다.

대검은 중수부의 본격 재가동에 앞서 최근 일선 검찰청에 배치했던 검사와 수사관들을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C&그룹을 시작으로 재개될 중수부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인 한화그룹, 태광그룹, 대우조선해양(임천공업), 신한은행 등의 비리수사와 맞물려 정ㆍ재계를 매서운 사정한파 속으로 몰아넣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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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가동 깃발 든 중수부…C&그룹은 몸풀기?
    • 입력 2010-10-21 11:32:50
    연합뉴스
1년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가 21일 오전 C&그룹 압수수색으로 수사 재개 깃발을 올렸다. 작년 6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종료 이후 1년4개월간 유지했던 개점휴업 상태를 벗어난 것이다. 이는 사실상 예고된 일이었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 국정감사에서 "중수부가 1년 동안 가동을 안하고 예비군 체제로 운영하다 최근 수사체제로 들어가 수사는 시점 문제"라며 중수부의 수사 재개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는 `대기업 3~4곳 수사 임박' 등의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면서 중수부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였다. 이런 가운데 중수부의 수사 재개 첫 작품이 C&그룹으로 나타나자 일각에선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한다. C&그룹의 경우 C&우방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지난해 워크아웃 무산으로 증시에서 상장폐지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사실상 파산 상태여서 중수부의 수사재개 첫 작품으로는 격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중수부가 장기간의 휴지기를 감안해 일단 `몸풀기' 차원에서 적당한 규모의 사건을 고른 게 아니냐는 관전평을 내놓기도 한다. 다른 쪽에서는 C&그룹이 과거 정권에서 한때 급성장했다는 점을 들어 중수부의 C&그룹 수사는 사실상 이 그룹을 비호해온 정관계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동안 C&그룹이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울 당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를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고, 이번 수사의 초점도 비자금이라는 점에서 이런 분석은 설득력을 갖는다. 김준규 총장이 18일 대검 국감에서 `검찰의 관심은 항상 비자금에 있다'며 비자금 수사를 강조한 점도 중수부가 대기업의 검은돈과 권력의 유착을 파헤치는 데 집중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수사 재개를 위해 중수부는 개점휴업 상태에서도 칼을 가는 데는 소홀하지 않았다. 작년 6월 '박연차 게이트' 수사 이후 폐지론이 일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서 수사 일선에 직접 나서지 않은 채 1년 반 가까이 후방에서 일선 검찰청의 수사를 지원하는 업무와 '예비군 훈련'에 주력해왔다. 경력 5년차 이상의 검사 25명과 수사관 20명을 선발해 놓고 평상시 일선에 배치했다가 필요할 때 불러들이는 예비군체제로 운영하면서 매월 한차례 집합연수(팀워크 훈련)로 칼날을 갈아 왔다. 대검은 중수부의 본격 재가동에 앞서 최근 일선 검찰청에 배치했던 검사와 수사관들을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C&그룹을 시작으로 재개될 중수부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인 한화그룹, 태광그룹, 대우조선해양(임천공업), 신한은행 등의 비리수사와 맞물려 정ㆍ재계를 매서운 사정한파 속으로 몰아넣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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