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선두 유지 원천은 ‘긍정의 힘’

입력 2010.10.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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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두려워 말라. 실패보다 더 무서운 것이 실패를 두려워해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프로축구 K-리그 초보 사령탑인 박경훈(49)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선수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올해 제주는 2006년 부천에서 연고지를 옮긴 이후 최고의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

제주는 지난 27일 쏘나타 K-리그 2010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FC서울과 1-1로 비기면서 16승7무3패(승점 55)가 돼 서울(17승2무6패.승점 53)과 2점 차를 유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2경기를 남겨둔 제주보다 서울이 한 경기를 덜 치러 제주가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3위 성남 일화(13승7무5패.승점 46)와는 9점 차라 1점만 추가해도 자력으로 최소 2위는 확보한다.

정규리그 1, 2위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얻는다.

올해 리그가 개막하기 전만 해도 `만년 하위권'이었던 제주가 아시아 정상 도전의 기회까지 눈앞에 두리라고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제주는 연고를 이전한 2006년 13위를 시작으로 2007년 11위, 2008년 10위, 그리고 지난해 1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권을 유지한 제주는 7월 들어 처음 정규리그 선두 자리에 오르고 나서 9월4일부터는 단 한 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제주 사령탑으로 선임되고 나서 "내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라고 했는데 데뷔 첫 시즌에 우승까지 넘보는 상황이 됐다.

제주는 박 감독 부임과 함께 대대적으로 팀을 개편했다.

지난해까지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 중에서는 미드필더 구자철과 오승범, 김영신, 수비수 마철준과 이상호 정도가 올해도 베스트11에 꾸준히 들고 있을 뿐이다.

대신 서울에서 데려온 골키퍼 김호준, 중국에서 뛰다 K-리그로 복귀한 공격수 김은중, 신인 드래프트 에서 전체 1순위로 뽑은 중앙수비수 홍정호, 수원에서 영입한 미드필더 박현범과 공격수 배기종 등으로 사실상 새 팀을 꾸려 시즌을 보내고 있다. 새내기 홍정호 등 몇몇을 빼면 이전 소속팀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했던 선수들이 많다.

박 감독은 새판짜기와 함께 선수들에게 '긍정의 힘'을 불어넣으며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선수들의 자세부터 바꿨다.

칭찬과 격려로 선수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공을 찰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순위 다툼이 치열해진 요즘은 뜸해졌지만 시즌 초반에는 선수들과 함께 골프도 치는 등 격의 없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갔다.

박 감독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청구고 1학년 때 축구를 시작해 3년 뒤인 한양대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나서 10년간 태극마크를 다는 늘 정상에서만 있었다. 하지만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007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조차 못 하는 쓴맛을 보고나서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법을 깨달았다.

이후 제주 사령탑에 오르기 전까지 전주대 체육학부 축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축구를 다시 공부했다.

박 감독은 제주 선수들에게 "실패를 두려워 말라. 실패를 만회한 팀이 승리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막판 선두 싸움이 치열하지만 선수들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1위를 하면 좋겠지만 남은 두 경기도 승패를 떠나 훌륭한 경기, 팬들에게 열정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자. 1, 2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박 감독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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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선두 유지 원천은 ‘긍정의 힘’
    • 입력 2010-10-28 09:07:34
    연합뉴스
"실패를 두려워 말라. 실패보다 더 무서운 것이 실패를 두려워해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프로축구 K-리그 초보 사령탑인 박경훈(49)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이 선수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올해 제주는 2006년 부천에서 연고지를 옮긴 이후 최고의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 제주는 지난 27일 쏘나타 K-리그 2010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FC서울과 1-1로 비기면서 16승7무3패(승점 55)가 돼 서울(17승2무6패.승점 53)과 2점 차를 유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2경기를 남겨둔 제주보다 서울이 한 경기를 덜 치러 제주가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3위 성남 일화(13승7무5패.승점 46)와는 9점 차라 1점만 추가해도 자력으로 최소 2위는 확보한다. 정규리그 1, 2위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얻는다. 올해 리그가 개막하기 전만 해도 `만년 하위권'이었던 제주가 아시아 정상 도전의 기회까지 눈앞에 두리라고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제주는 연고를 이전한 2006년 13위를 시작으로 2007년 11위, 2008년 10위, 그리고 지난해 1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부터 줄곧 선두권을 유지한 제주는 7월 들어 처음 정규리그 선두 자리에 오르고 나서 9월4일부터는 단 한 차례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제주 사령탑으로 선임되고 나서 "내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라고 했는데 데뷔 첫 시즌에 우승까지 넘보는 상황이 됐다. 제주는 박 감독 부임과 함께 대대적으로 팀을 개편했다. 지난해까지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 중에서는 미드필더 구자철과 오승범, 김영신, 수비수 마철준과 이상호 정도가 올해도 베스트11에 꾸준히 들고 있을 뿐이다. 대신 서울에서 데려온 골키퍼 김호준, 중국에서 뛰다 K-리그로 복귀한 공격수 김은중, 신인 드래프트 에서 전체 1순위로 뽑은 중앙수비수 홍정호, 수원에서 영입한 미드필더 박현범과 공격수 배기종 등으로 사실상 새 팀을 꾸려 시즌을 보내고 있다. 새내기 홍정호 등 몇몇을 빼면 이전 소속팀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했던 선수들이 많다. 박 감독은 새판짜기와 함께 선수들에게 '긍정의 힘'을 불어넣으며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선수들의 자세부터 바꿨다. 칭찬과 격려로 선수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공을 찰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순위 다툼이 치열해진 요즘은 뜸해졌지만 시즌 초반에는 선수들과 함께 골프도 치는 등 격의 없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갔다. 박 감독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청구고 1학년 때 축구를 시작해 3년 뒤인 한양대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나서 10년간 태극마크를 다는 늘 정상에서만 있었다. 하지만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007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조차 못 하는 쓴맛을 보고나서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법을 깨달았다. 이후 제주 사령탑에 오르기 전까지 전주대 체육학부 축구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축구를 다시 공부했다. 박 감독은 제주 선수들에게 "실패를 두려워 말라. 실패를 만회한 팀이 승리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막판 선두 싸움이 치열하지만 선수들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1위를 하면 좋겠지만 남은 두 경기도 승패를 떠나 훌륭한 경기, 팬들에게 열정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자. 1, 2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박 감독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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