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결승타! ‘해결사로 유종의 미’

입력 2010.11.0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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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주장 김재현(35)이 중요한 순간에 강한 영웅 기질을 다시 보여주며 팀의 마지막 자존심을 건졌다.

김재현은 5일 타이완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벌어진 한국-타이완 클럽챔피언십 2차전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6회말 1사 2루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결승 타점을 올리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재현의 적시타 덕에 SK는 전날 역전 끝내기 안타를 맞은 아픔을 되갚고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이루며 챔피언전을 마쳤다.

SK는 4일 1차전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해 답답한 경기를 하던 터라 김재현의 안타는 그야말로 팀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낸 한 방이었다.

김재현은 1회 우전 안타를 쳤고 4회에도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으나 후배들이 후속타를 쳐 주지 못한 탓에 매번 홈을 밟지 못한 채 벤치로 걸어들어왔다.

아쉬움을 곱씹으며 때를 기다리던 김재현은 6회 박재상의 안타에 이어 조동화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서 타석을 맞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슝디 선발 짐 매그레인이 던진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냥 흘려보낸 김재현은 두 번째 공에 방망이를 정확히 맞혀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깨끗하게 흐르는 안타를 때려 결승 타점을 올렸다.

이어진 박정권의 안타로 3루를 밟은 김재현은 이호준의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어 추가 득점까지 올렸다.

사실 전날 1차전에서 김재현은 베테랑답지 못한 주루로 여러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해 주장으로서 체면을 구긴 터였다.

2루에 나가 있던 2회초에는 박경완의 땅볼 때 무리하게 3루로 달리다 아웃당했고, 3루에 나가 있던 4회에도 위장 스퀴즈 작전 때 기민한 움직임으로 상대 포수를 흐트러뜨리지 못해 1루 주자가 허무하게 잡히는 빌미를 줬다.

그러나 2002년과 2007년 한국시리즈 등 팀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리곤 했던 김재현은 자칫 팀이 2연패를 당해 완전히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던 상황에서 다시 해결사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재현에게 이번 챔피언십은 16년 프로 선수 인생을 마감하는 고별 무대이기도 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재현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내 무대에서의 활약을 마쳤고, 이제 타이완과 일본 우승팀과의 대결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일만 남아 있다.

"나에게 마지막은 역시 한국시리즈였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치르는 대회였지만, 마지막에 팀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면 김재현 역시 아쉬움을 남기고 은퇴해야 할 터였다.

마지막까지 '김재현다운' 방식으로 떠나는 길을 장식한 셈이다.

13일 벌어지는 일본시리즈 우승팀과 최강전에서 정말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설 김재현이 어떻게 마침표를 찍을지도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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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결승타! ‘해결사로 유종의 미’
    • 입력 2010-11-05 23:10:57
    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주장 김재현(35)이 중요한 순간에 강한 영웅 기질을 다시 보여주며 팀의 마지막 자존심을 건졌다. 김재현은 5일 타이완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벌어진 한국-타이완 클럽챔피언십 2차전에서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6회말 1사 2루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결승 타점을 올리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재현의 적시타 덕에 SK는 전날 역전 끝내기 안타를 맞은 아픔을 되갚고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균형을 이루며 챔피언전을 마쳤다. SK는 4일 1차전에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해 답답한 경기를 하던 터라 김재현의 안타는 그야말로 팀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낸 한 방이었다. 김재현은 1회 우전 안타를 쳤고 4회에도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으나 후배들이 후속타를 쳐 주지 못한 탓에 매번 홈을 밟지 못한 채 벤치로 걸어들어왔다. 아쉬움을 곱씹으며 때를 기다리던 김재현은 6회 박재상의 안타에 이어 조동화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서 타석을 맞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슝디 선발 짐 매그레인이 던진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냥 흘려보낸 김재현은 두 번째 공에 방망이를 정확히 맞혀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깨끗하게 흐르는 안타를 때려 결승 타점을 올렸다. 이어진 박정권의 안타로 3루를 밟은 김재현은 이호준의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어 추가 득점까지 올렸다. 사실 전날 1차전에서 김재현은 베테랑답지 못한 주루로 여러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해 주장으로서 체면을 구긴 터였다. 2루에 나가 있던 2회초에는 박경완의 땅볼 때 무리하게 3루로 달리다 아웃당했고, 3루에 나가 있던 4회에도 위장 스퀴즈 작전 때 기민한 움직임으로 상대 포수를 흐트러뜨리지 못해 1루 주자가 허무하게 잡히는 빌미를 줬다. 그러나 2002년과 2007년 한국시리즈 등 팀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리곤 했던 김재현은 자칫 팀이 2연패를 당해 완전히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던 상황에서 다시 해결사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재현에게 이번 챔피언십은 16년 프로 선수 인생을 마감하는 고별 무대이기도 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재현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내 무대에서의 활약을 마쳤고, 이제 타이완과 일본 우승팀과의 대결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일만 남아 있다. "나에게 마지막은 역시 한국시리즈였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치르는 대회였지만, 마지막에 팀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면 김재현 역시 아쉬움을 남기고 은퇴해야 할 터였다. 마지막까지 '김재현다운' 방식으로 떠나는 길을 장식한 셈이다. 13일 벌어지는 일본시리즈 우승팀과 최강전에서 정말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설 김재현이 어떻게 마침표를 찍을지도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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