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미 FTA, 윈윈 협상이어야…

입력 2010.11.12 (07:03) 수정 2010.11.1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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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수 해설위원]

어떻게든 G20 정상회담 전에 마무리 짓자는 두 나라 대통령의 약속 때문이었을까요? 한미 통상 회담이 속도전으로 진행됐었습니다. 그러나 끝내 타결되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협의는 계속될 것이며 빠른 시일 안에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FTA에 적극적인 두 나라 정상이 머리를 맞댄 회담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보면 타결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한미 통상장관회담이 시작된 이번 주 초까지만 하더라도 사실상 타결될 것이란 분위기가 대세였습니다. 그러나 협상내용이 하나둘 언론에 알려지면서 반대목소리가 커졌고 야당들은 연대해 비준을 반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미국만 얻어가는 마이너스 협상이란 겁니다. 알려진 내용대로라면 미국 자동차는 우리가 정한 연비와 배출가스 기준에 맞지 않아도 수출이 가능해집니다. 반면 우리자동차들의 혜택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덤프트럭을 미국으로 수출할 때 무는 관세를 없애는 문제를 2007년 합의 때보다 늦추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관세를 내리면 값이 싸지고 우리덤프트럭의 경쟁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또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할 때 부품가운데 일부를 수입해다 쓸 경우 관세를 돌려받는 환급을 5%로 제한하자는 것입니다. 관세환급을 5%로 묶을 경우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은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지난해 현대 기아차가 돌려받은 관세는 2천억 원정도 됩니다. 여기에다 쇠고기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쇠고기 문제는 3/4정도 진행됐다는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밀실협상 사기협상이란 비난까지 쏟아진 것입니다.

드러내놓고 협상을 진행하기 어려운 정부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파장이 큰 협상인 만큼 정부는 진솔하게 국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의 지지가 없으면 협상은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가 관건입니다. 약속시간에 맞춰야하는 부담감도 없습니다. 정부는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국민들의 지적을 겸허하게 들어야 할 것입니다. 왜 ‘퍼주기 협상’‘마이너스협상’ 이란 말이 나오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 가 두 나라 모두에 이익인 윈윈 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쌍방이 모두 만족하는 협상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한 나라 국민들이 불평등하다고 느끼면 윈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사실. 두 나라협상 당국자들이 새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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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한미 FTA, 윈윈 협상이어야…
    • 입력 2010-11-12 07:03:59
    • 수정2010-11-12 07:19:44
    뉴스광장 1부
[전복수 해설위원] 어떻게든 G20 정상회담 전에 마무리 짓자는 두 나라 대통령의 약속 때문이었을까요? 한미 통상 회담이 속도전으로 진행됐었습니다. 그러나 끝내 타결되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협의는 계속될 것이며 빠른 시일 안에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FTA에 적극적인 두 나라 정상이 머리를 맞댄 회담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보면 타결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한미 통상장관회담이 시작된 이번 주 초까지만 하더라도 사실상 타결될 것이란 분위기가 대세였습니다. 그러나 협상내용이 하나둘 언론에 알려지면서 반대목소리가 커졌고 야당들은 연대해 비준을 반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미국만 얻어가는 마이너스 협상이란 겁니다. 알려진 내용대로라면 미국 자동차는 우리가 정한 연비와 배출가스 기준에 맞지 않아도 수출이 가능해집니다. 반면 우리자동차들의 혜택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덤프트럭을 미국으로 수출할 때 무는 관세를 없애는 문제를 2007년 합의 때보다 늦추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관세를 내리면 값이 싸지고 우리덤프트럭의 경쟁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또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할 때 부품가운데 일부를 수입해다 쓸 경우 관세를 돌려받는 환급을 5%로 제한하자는 것입니다. 관세환급을 5%로 묶을 경우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은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지난해 현대 기아차가 돌려받은 관세는 2천억 원정도 됩니다. 여기에다 쇠고기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쇠고기 문제는 3/4정도 진행됐다는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밀실협상 사기협상이란 비난까지 쏟아진 것입니다. 드러내놓고 협상을 진행하기 어려운 정부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파장이 큰 협상인 만큼 정부는 진솔하게 국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의 지지가 없으면 협상은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가 관건입니다. 약속시간에 맞춰야하는 부담감도 없습니다. 정부는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국민들의 지적을 겸허하게 들어야 할 것입니다. 왜 ‘퍼주기 협상’‘마이너스협상’ 이란 말이 나오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 가 두 나라 모두에 이익인 윈윈 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쌍방이 모두 만족하는 협상은 어렵겠지만 적어도 한 나라 국민들이 불평등하다고 느끼면 윈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사실. 두 나라협상 당국자들이 새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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