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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황희태 “아나이 얼굴 보고 승리 예감”
입력 2010.11.13 (23:38) 연합뉴스
"아나이가 제일 싫어하는 선수가 바로 접니다. 중압감에 얼굴이 질려있는 것을 보고 이겼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상대 중앙에 우뚝 선 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의 맏형 황희태(32.수원시청)의 표정에는 '드디어 해냈다'는 성취감이 가득했다.

결혼기념일을 이틀 앞둔 13일 오후 광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100㎏ 이하급 결승에서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아나이 다카마사(일본)를 한판승으로 꺾은 황희태는 '백전노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게 힘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역대 전적에서 1승1패로 박빙의 경쟁을 펼쳐왔던 황희태는 이번 대회를 대비해 비밀스럽게 연습해왔던 어깨로들어메치기 기술로 금메달의 영광을 맛봤다.

지난 2006년 도하 대회 때 90㎏ 이하급 금메달을 차지했던 황희태는 이번 메달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체급을 바꿔가며 우승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황희태는 시상식이 끝나고 나서 "비디오로 상대 선수들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이 나이에 운동하는 것만도 감사한다. 전 체급을 통틀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가 없다. 신장의 열세를 체력과 투지, 오기로 버텼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결승 상대인 아나이에 대해 "아나이가 100㎏ 이하급에서 가장 강한 선수다. 그런데 아나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나다"며 "아나이는 주로 옷깃을 잡는데, 나는 소매를 잡는 기술을 많이 써 나를 유독 싫어 한다"고 설명했다.

황희태는 특히 "올해 1월 수원마스터스 대회에서 아나이가 잡는 자세를 변형하면서 내가 졌다. 이번에 철저하게 분석해서 이번에 이겼다"며 "경기 직전 아나이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는 것을 보고 '내가 이겼다'고 직잠했다. 종합대회에 처음 나선 아나이가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판승을 거둔 기술에 대해선 "소매들어 업어치기 기술을 먼저 사용했다. 어깨들어매치기는 금지된 기술이어서 어깨를 잡지 않고 소매를 잡았다"며 "아나이가 나의 엉덩이를 잡고 들어 올리려고 할 때 아나이의 바지를 잡고 버티면서 넘어뜨렸다. 운이 좋게 아나이의 등이 먼저 매트에 닿았다"고 설명했다.

어깨들어메치기를 먼저 사용하면 반칙이지만 연결 기술로 사용하면 허용되는 만큼 소매들어업어치기 기술에 이은 어깨들어메치기로 승리할 수 있었다.

황희태는 또 4강전에서 판정승으로 이긴 것에 대해서도 "솔직히 이길 줄 몰랐다. 판정을 앞두고 심판 앞에서 이긴 척 모션을 취했다"며 "심판에게 잘 보이려고 도복끈도 빨리 묶었다. 아슬아슬한 승부였다"고 회상했다.

한편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금메달을 딴 소감을 묻자 "아직 통화를 제대로 못 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전화해서 '오빠야!'하고 말하는데 공식 인터뷰에 들어가느라 말을 못했다"며 "한국에 들어가면 결혼기념일 파티를 열기로 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 황희태 “아나이 얼굴 보고 승리 예감”
    • 입력 2010-11-13 23:38:41
    연합뉴스
"아나이가 제일 싫어하는 선수가 바로 접니다. 중압감에 얼굴이 질려있는 것을 보고 이겼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상대 중앙에 우뚝 선 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의 맏형 황희태(32.수원시청)의 표정에는 '드디어 해냈다'는 성취감이 가득했다.

결혼기념일을 이틀 앞둔 13일 오후 광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100㎏ 이하급 결승에서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아나이 다카마사(일본)를 한판승으로 꺾은 황희태는 '백전노장'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게 힘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역대 전적에서 1승1패로 박빙의 경쟁을 펼쳐왔던 황희태는 이번 대회를 대비해 비밀스럽게 연습해왔던 어깨로들어메치기 기술로 금메달의 영광을 맛봤다.

지난 2006년 도하 대회 때 90㎏ 이하급 금메달을 차지했던 황희태는 이번 메달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체급을 바꿔가며 우승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황희태는 시상식이 끝나고 나서 "비디오로 상대 선수들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이 나이에 운동하는 것만도 감사한다. 전 체급을 통틀어 나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가 없다. 신장의 열세를 체력과 투지, 오기로 버텼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결승 상대인 아나이에 대해 "아나이가 100㎏ 이하급에서 가장 강한 선수다. 그런데 아나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나다"며 "아나이는 주로 옷깃을 잡는데, 나는 소매를 잡는 기술을 많이 써 나를 유독 싫어 한다"고 설명했다.

황희태는 특히 "올해 1월 수원마스터스 대회에서 아나이가 잡는 자세를 변형하면서 내가 졌다. 이번에 철저하게 분석해서 이번에 이겼다"며 "경기 직전 아나이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는 것을 보고 '내가 이겼다'고 직잠했다. 종합대회에 처음 나선 아나이가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판승을 거둔 기술에 대해선 "소매들어 업어치기 기술을 먼저 사용했다. 어깨들어매치기는 금지된 기술이어서 어깨를 잡지 않고 소매를 잡았다"며 "아나이가 나의 엉덩이를 잡고 들어 올리려고 할 때 아나이의 바지를 잡고 버티면서 넘어뜨렸다. 운이 좋게 아나이의 등이 먼저 매트에 닿았다"고 설명했다.

어깨들어메치기를 먼저 사용하면 반칙이지만 연결 기술로 사용하면 허용되는 만큼 소매들어업어치기 기술에 이은 어깨들어메치기로 승리할 수 있었다.

황희태는 또 4강전에서 판정승으로 이긴 것에 대해서도 "솔직히 이길 줄 몰랐다. 판정을 앞두고 심판 앞에서 이긴 척 모션을 취했다"며 "심판에게 잘 보이려고 도복끈도 빨리 묶었다. 아슬아슬한 승부였다"고 회상했다.

한편 결혼기념일을 앞두고 금메달을 딴 소감을 묻자 "아직 통화를 제대로 못 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전화해서 '오빠야!'하고 말하는데 공식 인터뷰에 들어가느라 말을 못했다"며 "한국에 들어가면 결혼기념일 파티를 열기로 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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