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출전’ 장세욱 “응현이 형 미안”

입력 2010.11.19 (20:00) 수정 2010.11.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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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68㎏급에서 은메달을 딴 장세욱(19.용인대)은 시상식을 기다리는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주장 장경훈(25.수성구청) 등 동료가 "세욱아, 너 잘했어"라며 등을 두들겨 줬지만 장세욱은 고개를 저었다.

장세욱은 19일 중국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치러진 대회 태권도 남자 68㎏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모하마드 바게리 모타메드(이란)에게 4-6으로 졌다.

지난 5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0-3 패배를 당한 모타메드에게 설욕을 별러 왔지만 수포가 됐다.

나래차기가 주 특기인 장세욱은 당시 아시아선수권대회 때는 오른발 인대 부상으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터였지만 재대결에서도 무릎꿇었다.

그는 올해 뛴 대회가 이번이 네 번째인데 모두 2위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학교 선배 김응현(22)을 생각하니 더욱 아쉬웠다.

용인대 1학년생 장세욱은 애초 이번 대회 대표선수가 아니었다.

지난 4월 대표선발 최종전 결승에서 김응현에게 져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하지만 기회가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김응현이 지난달 26일 훈련 중 오른쪽 정강이뼈를 다쳤다. 김응현은 전치 10주 진단을 받아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했다. 공교롭게도 김응현이 다칠 때 훈련 상대가 장세욱이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결국 대표선발전 2위인 장세욱으로 이 체급의 출전 선수를 교체했다.

대표로 선발되고 나서도 광저우 매트 위에 서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협회는 지난달 말 바로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선수 교체를 요청했다.

하지만 장세욱이 이번 대회 예비 엔트리 격인 사전 등록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라는 이유로 조직위의 교체 승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협회와 장세욱 모두 발만 동동 굴렀다. 결국 대회 개막이 임박해 장세욱의 `출격 허가'가 났다.

장세욱은 "상상도 못했는데 출전하게 돼 솔직히 당황이 된다. 응현이 형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부담도 컸다. 그런데 오히려 응현이 형이 꼭 우승하라고 격려해줘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응현이 형 몫까지 열심히 뛰어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며 각오를 다져왔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장세욱은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다.경기 내용이나 내 플레이이 모두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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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타 출전’ 장세욱 “응현이 형 미안”
    • 입력 2010-11-19 20:00:33
    • 수정2010-11-19 20:00:52
    연합뉴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68㎏급에서 은메달을 딴 장세욱(19.용인대)은 시상식을 기다리는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주장 장경훈(25.수성구청) 등 동료가 "세욱아, 너 잘했어"라며 등을 두들겨 줬지만 장세욱은 고개를 저었다. 장세욱은 19일 중국 광저우 광둥체육관에서 치러진 대회 태권도 남자 68㎏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모하마드 바게리 모타메드(이란)에게 4-6으로 졌다. 지난 5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0-3 패배를 당한 모타메드에게 설욕을 별러 왔지만 수포가 됐다. 나래차기가 주 특기인 장세욱은 당시 아시아선수권대회 때는 오른발 인대 부상으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터였지만 재대결에서도 무릎꿇었다. 그는 올해 뛴 대회가 이번이 네 번째인데 모두 2위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학교 선배 김응현(22)을 생각하니 더욱 아쉬웠다. 용인대 1학년생 장세욱은 애초 이번 대회 대표선수가 아니었다. 지난 4월 대표선발 최종전 결승에서 김응현에게 져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하지만 기회가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김응현이 지난달 26일 훈련 중 오른쪽 정강이뼈를 다쳤다. 김응현은 전치 10주 진단을 받아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했다. 공교롭게도 김응현이 다칠 때 훈련 상대가 장세욱이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결국 대표선발전 2위인 장세욱으로 이 체급의 출전 선수를 교체했다. 대표로 선발되고 나서도 광저우 매트 위에 서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협회는 지난달 말 바로 대한체육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선수 교체를 요청했다. 하지만 장세욱이 이번 대회 예비 엔트리 격인 사전 등록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라는 이유로 조직위의 교체 승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협회와 장세욱 모두 발만 동동 굴렀다. 결국 대회 개막이 임박해 장세욱의 `출격 허가'가 났다. 장세욱은 "상상도 못했는데 출전하게 돼 솔직히 당황이 된다. 응현이 형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부담도 컸다. 그런데 오히려 응현이 형이 꼭 우승하라고 격려해줘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응현이 형 몫까지 열심히 뛰어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며 각오를 다져왔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장세욱은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다.경기 내용이나 내 플레이이 모두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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