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에도 메달 사냥 전념

입력 2010.11.23 (20:17) 수정 2010.11.2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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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서해 연평도 포격으로 해병 2명이 숨지고 민간인 등 19명이 다치는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 중인 한국 선수단은 큰 동요 없이 막바지 메달 사냥에 전념했다.

북한 선수단도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 메달 레이스가 종반으로 치닫는 23일 양궁과 레슬링 경기장 등에서 북한 선수들과 함께 경기에 나섰다.

윤옥희(예천군청)가 이날 개인전 금메달을 따면서 여자 양궁 2관왕에 오른 광저우의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에선 북한의 권은실이 20년 만의 메달인 동메달을 수확하면서 나란히 시상대 위에 올랐다.

권은실이 먼저 시상대 위에 오르자 금메달리스트인 윤옥희는 마지막 순서로 시상대에 오르기 직전 권은실과 악수를 건넸다.

곧이어 애국가가 울려 퍼졌고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윤옥희가 대형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사진 촬영에 응했다.

결승 경기에 앞서선 3-4위전에서 동메달을 딴 권은실이 윤옥희의 동메달을 기원하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윤옥희는 경기 후 스포츠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적어도 양궁에서는 남북 선수들이 친하고 만나면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권은실 선수가 결승에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4위전을 하는 동안에도 동메달을 따기를 바랐다. 정부 간의 문제이지 우리 선수들이 경기하는 데는 해당하지 않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북한의 권은실도 연평도 해안 포격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어색한 표정으로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북 선수들이 나란히 레슬링 경기를 벌인 화궁 체육관에서도 긴장된 분위기는 포착되지 않았다.

이 체육관 대기실에서 마주한 남북 임원들은 안부를 주고 받았고 선수들도 3-5m 거리의 바로 옆에서 몸을 푸는 등 평상시처럼 경기를 준비했다.

북한 레슬링 영웅 김일은 포격 사건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일이라고 말했다.

클레이 사격장에서 한국 코치진이 "이게 무슨 일이냐. 너희들이 이랬다는데"라고 묻자 북한 클레이 사격팀의 박원국 코치 등 임원진은 "그런 얘기 처음 듣는다. 우리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등 북한 선수단은 전혀 연평도 포격 소식을 모르는 눈치였다.

다만 선수단 지원팀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기흥 선수단장은 이날 밤 선수촌 회의실에서 대회에 참가 중인 각 종목 지도자들을 불러 모아 선수 안전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하는 한편 북한 측과 불필요한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주위를 환기시킬 예정이다.

또 선수단 본부 임원으로 광저우를 찾았던 부재원 국군체육부대장은 24일 급히 귀국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 선수단 격려차 방문했던 박희태 국회의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24일 오후 늦게 잡혀 있던 비행편을 오전으로 앞당겨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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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평도 포격에도 메달 사냥 전념
    • 입력 2010-11-23 20:17:35
    • 수정2010-11-23 20:37:41
    연합뉴스
북한군의 서해 연평도 포격으로 해병 2명이 숨지고 민간인 등 19명이 다치는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 중인 한국 선수단은 큰 동요 없이 막바지 메달 사냥에 전념했다. 북한 선수단도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 메달 레이스가 종반으로 치닫는 23일 양궁과 레슬링 경기장 등에서 북한 선수들과 함께 경기에 나섰다. 윤옥희(예천군청)가 이날 개인전 금메달을 따면서 여자 양궁 2관왕에 오른 광저우의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에선 북한의 권은실이 20년 만의 메달인 동메달을 수확하면서 나란히 시상대 위에 올랐다. 권은실이 먼저 시상대 위에 오르자 금메달리스트인 윤옥희는 마지막 순서로 시상대에 오르기 직전 권은실과 악수를 건넸다. 곧이어 애국가가 울려 퍼졌고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윤옥희가 대형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사진 촬영에 응했다. 결승 경기에 앞서선 3-4위전에서 동메달을 딴 권은실이 윤옥희의 동메달을 기원하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윤옥희는 경기 후 스포츠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적어도 양궁에서는 남북 선수들이 친하고 만나면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권은실 선수가 결승에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4위전을 하는 동안에도 동메달을 따기를 바랐다. 정부 간의 문제이지 우리 선수들이 경기하는 데는 해당하지 않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북한의 권은실도 연평도 해안 포격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어색한 표정으로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북 선수들이 나란히 레슬링 경기를 벌인 화궁 체육관에서도 긴장된 분위기는 포착되지 않았다. 이 체육관 대기실에서 마주한 남북 임원들은 안부를 주고 받았고 선수들도 3-5m 거리의 바로 옆에서 몸을 푸는 등 평상시처럼 경기를 준비했다. 북한 레슬링 영웅 김일은 포격 사건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일이라고 말했다. 클레이 사격장에서 한국 코치진이 "이게 무슨 일이냐. 너희들이 이랬다는데"라고 묻자 북한 클레이 사격팀의 박원국 코치 등 임원진은 "그런 얘기 처음 듣는다. 우리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등 북한 선수단은 전혀 연평도 포격 소식을 모르는 눈치였다. 다만 선수단 지원팀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기흥 선수단장은 이날 밤 선수촌 회의실에서 대회에 참가 중인 각 종목 지도자들을 불러 모아 선수 안전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하는 한편 북한 측과 불필요한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주위를 환기시킬 예정이다. 또 선수단 본부 임원으로 광저우를 찾았던 부재원 국군체육부대장은 24일 급히 귀국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 선수단 격려차 방문했던 박희태 국회의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24일 오후 늦게 잡혀 있던 비행편을 오전으로 앞당겨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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