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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사격, 최고성적·자신감 ‘승승장구’
입력 2010.11.24 (16:53) 연합뉴스
한국 사격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리며 세계 최강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얻는 이중의 수확을 거뒀다.

한국 사격 선수단은 24일 남자 스키트 경기를 마지막으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5~7개를 초과한 것은 물론 1958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3회 대회부터 사격에 참가해온 한국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이전에는 1986년 서울 대회에서 금 7개와 은 10개, 동 8개를 딴 것이 역대 최고였다.

한 대회에서 단일종목이 따낸 최다 금메달 기록에서도 1986년 서울 대회 때 복싱과 2002년 부산대회의 태권도(각각 12개)를 넘었다.

4년 전 도하 대회에서 목표인 7개에 못 미치는 금 3개와 은 7개, 동 10개에 그쳤던 아쉬움을 말끔하게 털어내고 아시아 사격 강국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 세계 최강 중국 위협 = 한국 사격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성과는 메달의 개수 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뛰어나다.

남자 50m 권총 단체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고 대회 둘째 날인 14일에는 10m 공기권총에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어진 소총 종목에서도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우승, 남자 50m 소총복사와 3자세 개인ㆍ 단체전 석권 등 연일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모두 올림픽 종목이자 세계 최강 중국이 강세를 보여온 종목들이다. 특히 남자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은 중국에 밀려 이전 대회까지 한국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분야다.

하지만 한국은 철저한 전력 분석과 베테랑ㆍ신예의 `신구 조화'를 바탕으로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골고루 메달을 거둬들여 2년 뒤 런던 올림픽 전망에 청신호를 밝혔다.

2년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진종오(31.KT)가 10m 공기권총 은메달에 이어 50m 권총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 16년간 `금 갈증'을 풀었지만 나머지 선수는 모두 결선에 오르지 못해 마냥 기뻐하지만은 못했던 아쉬움을 지우고도 남는 성과다.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텃밭'인 25m 권총 종목에서도 남자 스탠더드 권총 개인ㆍ단체전 우승, 센터파이어 권총 개인전 우승 등으로 꾸준히 금메달을 보탰다.

반면 중국은 금메달 44개 중 21개 따내고 은 13개, 동 11개까지 거둬들이며 종합 1위를 수성했지만 한국이 일으킨 `금빛 돌풍'에 처음 목표인 금메달 30개에는 훨씬 못 미쳤다.

2002년 부산과 2006년 도하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 27개씩을 수확했던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 실패로 은퇴한 선수들까지 다시 불러들이고도 안방 대회에서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 상승세 이어갈 투자 절실 = 한국 사격이 세계 최강 중국의 안방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중국 `따라 하기'와 전력 분석에 따른 엔트리 구성 등 치밀한 전략이 뒷받침됐다.

변경수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2003년부터 기존에 종목별로 3~4명 정도이던 코치진을 두 배인 8명으로 늘리고 종목별, 성별로 전담 코치를 두는 `중국 대표팀 시스템'을 도입했다.

코치진이 늘어난 덕에 더 전문적인 훈련과 지도가 가능해졌고 대표팀 강화훈련에도 더 많은 선수를 뽑아 경쟁 체제를 구축해 경기력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상대와 우리 전력을 철저히 분석해 최종 선수명단을 짠 것도 주효했다.

여자 50m 소총의 경우 중국보다 강한 복사에 전력을 집중하기로 하고 3자세 선발전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복사 1위인 베테랑 김정미(35.인천남구청)를 과감히 발탁, 단체전 금메달을 거둬들였다.

남자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 단체전 2관왕 이상도(32.창원시청)도 당초 대표로 선발된 심상보(31.경기도청)가 컨디션 난조로 양보한 대표 자리를 채우며 주종목이 아닌 공기권총에서도 맹활약, 초반 `골드러시'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하지만 광저우에서의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나가려면 장기적인 투자와 선수 육성이 절실하다고 사격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 사격 대표팀이 파악하는 중국의 사격 인구가 선수, 일반인을 합쳐 3천만명 이상인 데에 비해 한국은 올해 기준으로 주니어 선수와 일반인을 합한 등록 선수가 3천700여명, 그나마도 최근 10년간 1천명 이상 줄었다.

제대로 된 경기장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등 열악한 상황도 문제다.

1점 단위로 점수가 표시되는 종이표적과 달리 0.1점 단위로 점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표적은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필수 장비로 국제대회에서는 이미 1990년대 이후 사용이 의무화됐다.

하지만 1대당 1천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 때문에 국내 사격장 중 제대로 된 전자표적장치가 도입된 곳은 국가대표 선수 훈련장인 창원종합사격장과 충북 청원사격장 등 한 손에 꼽힌다.

전자표적이 설치돼 있어도 종이표적보다 소모품 비용이 월등히 비싸 국내 대회에서는 아직도 대부분 종이 표적과 전자표적을 함께 쓰고 있다.

변경수 대표팀 총감독은 "중국 코치진들이 우리 선수층과 시설현황을 듣고는 `기적'이라며 비결을 물을 정도다. 하지만 사격 인구가 점점 줄고 시설도 열악한 국내 상황에서 꾸준한 지원과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이어 "이번에 좋은 성적을 냈지만 기록 면에서는 만족하지 못한다. 딸 수 있었는데 놓친 메달도 많다"며 "이번 대회 경험을 밑거름삼아 미비한 점을 보완해 한국 사격이 세계 정상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사격, 최고성적·자신감 ‘승승장구’
    • 입력 2010-11-24 16:53:51
    연합뉴스
한국 사격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리며 세계 최강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얻는 이중의 수확을 거뒀다.

한국 사격 선수단은 24일 남자 스키트 경기를 마지막으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5~7개를 초과한 것은 물론 1958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3회 대회부터 사격에 참가해온 한국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이전에는 1986년 서울 대회에서 금 7개와 은 10개, 동 8개를 딴 것이 역대 최고였다.

한 대회에서 단일종목이 따낸 최다 금메달 기록에서도 1986년 서울 대회 때 복싱과 2002년 부산대회의 태권도(각각 12개)를 넘었다.

4년 전 도하 대회에서 목표인 7개에 못 미치는 금 3개와 은 7개, 동 10개에 그쳤던 아쉬움을 말끔하게 털어내고 아시아 사격 강국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 세계 최강 중국 위협 = 한국 사격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성과는 메달의 개수 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뛰어나다.

남자 50m 권총 단체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고 대회 둘째 날인 14일에는 10m 공기권총에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어진 소총 종목에서도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우승, 남자 50m 소총복사와 3자세 개인ㆍ 단체전 석권 등 연일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모두 올림픽 종목이자 세계 최강 중국이 강세를 보여온 종목들이다. 특히 남자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은 중국에 밀려 이전 대회까지 한국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분야다.

하지만 한국은 철저한 전력 분석과 베테랑ㆍ신예의 `신구 조화'를 바탕으로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골고루 메달을 거둬들여 2년 뒤 런던 올림픽 전망에 청신호를 밝혔다.

2년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진종오(31.KT)가 10m 공기권총 은메달에 이어 50m 권총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 16년간 `금 갈증'을 풀었지만 나머지 선수는 모두 결선에 오르지 못해 마냥 기뻐하지만은 못했던 아쉬움을 지우고도 남는 성과다.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텃밭'인 25m 권총 종목에서도 남자 스탠더드 권총 개인ㆍ단체전 우승, 센터파이어 권총 개인전 우승 등으로 꾸준히 금메달을 보탰다.

반면 중국은 금메달 44개 중 21개 따내고 은 13개, 동 11개까지 거둬들이며 종합 1위를 수성했지만 한국이 일으킨 `금빛 돌풍'에 처음 목표인 금메달 30개에는 훨씬 못 미쳤다.

2002년 부산과 2006년 도하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 27개씩을 수확했던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 실패로 은퇴한 선수들까지 다시 불러들이고도 안방 대회에서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 상승세 이어갈 투자 절실 = 한국 사격이 세계 최강 중국의 안방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중국 `따라 하기'와 전력 분석에 따른 엔트리 구성 등 치밀한 전략이 뒷받침됐다.

변경수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2003년부터 기존에 종목별로 3~4명 정도이던 코치진을 두 배인 8명으로 늘리고 종목별, 성별로 전담 코치를 두는 `중국 대표팀 시스템'을 도입했다.

코치진이 늘어난 덕에 더 전문적인 훈련과 지도가 가능해졌고 대표팀 강화훈련에도 더 많은 선수를 뽑아 경쟁 체제를 구축해 경기력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상대와 우리 전력을 철저히 분석해 최종 선수명단을 짠 것도 주효했다.

여자 50m 소총의 경우 중국보다 강한 복사에 전력을 집중하기로 하고 3자세 선발전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복사 1위인 베테랑 김정미(35.인천남구청)를 과감히 발탁, 단체전 금메달을 거둬들였다.

남자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 단체전 2관왕 이상도(32.창원시청)도 당초 대표로 선발된 심상보(31.경기도청)가 컨디션 난조로 양보한 대표 자리를 채우며 주종목이 아닌 공기권총에서도 맹활약, 초반 `골드러시'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하지만 광저우에서의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나가려면 장기적인 투자와 선수 육성이 절실하다고 사격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 사격 대표팀이 파악하는 중국의 사격 인구가 선수, 일반인을 합쳐 3천만명 이상인 데에 비해 한국은 올해 기준으로 주니어 선수와 일반인을 합한 등록 선수가 3천700여명, 그나마도 최근 10년간 1천명 이상 줄었다.

제대로 된 경기장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등 열악한 상황도 문제다.

1점 단위로 점수가 표시되는 종이표적과 달리 0.1점 단위로 점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표적은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필수 장비로 국제대회에서는 이미 1990년대 이후 사용이 의무화됐다.

하지만 1대당 1천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 때문에 국내 사격장 중 제대로 된 전자표적장치가 도입된 곳은 국가대표 선수 훈련장인 창원종합사격장과 충북 청원사격장 등 한 손에 꼽힌다.

전자표적이 설치돼 있어도 종이표적보다 소모품 비용이 월등히 비싸 국내 대회에서는 아직도 대부분 종이 표적과 전자표적을 함께 쓰고 있다.

변경수 대표팀 총감독은 "중국 코치진들이 우리 선수층과 시설현황을 듣고는 `기적'이라며 비결을 물을 정도다. 하지만 사격 인구가 점점 줄고 시설도 열악한 국내 상황에서 꾸준한 지원과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이어 "이번에 좋은 성적을 냈지만 기록 면에서는 만족하지 못한다. 딸 수 있었는데 놓친 메달도 많다"며 "이번 대회 경험을 밑거름삼아 미비한 점을 보완해 한국 사격이 세계 정상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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