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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기록보다는 공부가 우선”
입력 2010.11.24 (16:54) 연합뉴스
"공 하나 어떻게 던지는가 배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야구학과 마케팅, 비즈니스를 경험하고 싶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돌아온 박찬호(37)는 길고 힘든 한 시즌을 보내고 '달관'의 경지에 오른 모습이었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올렸지만, 중간에 팀을 옮기는 아픔도 있었기 때문에 한층 더 성숙해 있었다.

24일 오전에 귀국해 서울 역삼동 박찬호 피트니스 센터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한 그는 "올해는 정말 힘든 한 해였다"고 회상하면서 "피츠버그에서 더 편안하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자평했다.

이제 은퇴 이후도 염두에 둔 듯 "정말 중요한 것은 '야구 공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미국이든 한국, 일본이든 야구인으로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우승 주역이기도 한 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후배들에게도 축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추신수가 병역혜택을 받는 것은 국가의 복"이라면서 후배 사랑을 과시했다.


다음은 박찬호와 일문일답.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 귀국 소감은.

▲들어오기 전에 나라에 난리가 났다고해서 취소하려고 했는데 하려고 했던 것을 안하자니 좀 그랬다. 양해해달라.

시즌 끝나고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갖고, 가족들과도 시간을 가졌다. 가족 행사와 개인적인 일 등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늘 아침에 귀국했다. 시즌마다 끝나고 들어오면 설레고 '고향에 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북한과 일 때문에 어지럽다는 이야기 듣고 걱정도 했다.

--아시아 최다승 투수가 됐는데 그에 대한 소감은.

▲3년 전에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내면서 '여기서 끝이구나'했다. 어떻게 정리해야할까 싶었다.

다시 목표가지고 계획세우고 도전한 것은 124승 때문이었다. 124승 이라는 것은 도전하게 되고 재기하게 되고 야구를 좀 더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팬들에게도 기쁨과 자긍심이 됐던 것은 또 감사할 일이다.

--거취에 대한 관심이 많다.

▲사실 그것때문에 더 급히 자리를 마련했다. 소문도 많고 앞서갔던 기사도 많고. 더 신중하려고 했다.

4개 팀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오퍼는 받지 않은 상태다. 팀마다 1순위, 2순위 선수가 있을 것이다. 제가 그 팀의 연락을 받은 첫 번째 선수는 아닐 것이다. 어쨌든 조만간 연락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연락이 더 올지 안올지는 모르겠지만 오퍼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첫 번째로 젊고 미래가 있고 능력도 갖춰진 선수들과 계약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 선수와 못했을 때 저에게 기회가 오지 않겠나. 네 개 팀중에 제가 관심가는 팀도 있다.

--얼마 전에 피츠버그 감독이 바뀌었고 관심도 있다고 하던데.

▲피츠버그에서 오퍼가 와도 우선권은 없다. 선수들은 좋고 계속 하면 좋지만 오퍼를 보고 결정하겠다. 메이저리그냐 마이너리그냐 오퍼에 대한 차이도 있고. 똑같은 조건이라면 플레이오프 가능성 높은 팀이 우선이다.

--한국 복귀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다. 몇 년 더 선수를 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기도 하고. 이제 부상을 당하면 예전과 회복기 등이 다르다. 체력도 그렇고 육체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연령의 차이라고 할까. 오래 야구를 하고싶다는 희망은 있지만 끝이 빨리 오지 않겠냐는 생각도 한다. 내년에는 꼭 야구를 하고 싶다는 건 분명하다. 욕심은 한이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 선수로서 꾸준히 힘을 준 팬들을 위해서 좋은 성적이 아니더라도 투구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중요한 것이 뭔가 생각해보니 '야구 공부'인 것 같다. 신중하게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팬들이 원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잘하는 박찬호가 아니라 은퇴 이후에도 성숙한 야구인말이다. 그래서 선수로서 더 많이 노력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야구도 생각해봤다. 한국 오기 전에 일본 접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선수 생활 끝난 다음에도 범위 커지고, '야구학'이 깊어지고, 그래서 일본 생각도 했다. 와이프 처갓집이 일본에 있기 때문에 장인어른도 야구 열성팬이라 그런 면에서 더 생각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길도 없고.

한국도 일본도 결국은 야구인으로서 공부를 더해 야구학을 더 쌓기 위해 경험해보고 싶다는 의미다.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국에 복귀하고 싶어도 당장은 못 들어온다는 것은 알고 있나.

▲드래프트 거쳐서 와야한다는 것 알고 있다. 그래야 되면 1년 다른데서 하다가 올 수도 있고, 만약에 확고한 결정 내리려면 미리 발표해야 할 것이다.

정 안되면 사회인 야구라도 해야지 얼마나 발전돼 있는데. 아니면 천하무적(야구단)에서 하든지(웃음).

한국에 들어와도 당장은 못 뛰는 거니까. 한화와는 접촉이 없었다. 한국에 들어올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움은 강해졌다. 언론에 자꾸 나오니까.

지금은 미국 상황을 지켜보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2월 정도 되면 더 정확한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올 시즌 초반에 힘들어하다가 점점 좋아졌다,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았는데 올 시즌 너무 힘들었다. 뭔가 준비를 덜한 건지 제가 거만한 상태였는지…그럴 때 대책이 없어서 힘들었을 수도 있다. 목표가 높을 때 이뤄지지 않으면 절망감도 크다.

부상을 당했을 때 생각보다 회복이 잘 안돼서 고민을 많이 했다. 절망도 하고 심각하게 걱정했는데 재활하고 나서는 부담을 많이 갖게됐다. 양키스라는 팀에 대한 벽이라고 할까, 부담이 있었다. 뭔가 2%가 채워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최고로 좋은 구단에서 가장 하위팀 피츠버그로 옮기니까 제 야구인생이 재미있더라. 하위팀으로 가니까 마음의 여유는 생기더라. 젊고 경험없는 선수들이라 저에 대해 선배에 대한 대우라고 할까, 더 좋고. 심적으로 편안함을 느꼈다.

또 트레이너를 잘 만났고 재활프로그램이 좋았다. 재활이 두달 걸렸는데 마지막 9월에 좋았던 건 재활의 효과였다. 시즌 끝날 쯤에 공도 좋아지고 변화구 예리함이 좋아지더라. 변화구 각도가 같아도 예리함이나 파워가 달랐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보고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굉장히 후배들 축하할 일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한국야구, 우리나라는 행운을 얻었다. 금메달 못 따서 추신수 군대갔다면 국위 선양할 큰 보물 잃어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추신수가 그 혜택으로 한창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 타자라서 특히 더 다양한 방면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추신수에게 좋은 길 열림으로써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추신수와 맞대결도 했는데.

▲추신수가 굉장히 잘하고 있었다. 홈런을 맞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했다. 추신수가 필요한게 있다면 심리적인 관리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보여주고싶은 마음이 생기면 힘이 들어갈테니. 계속 좋아질 것이다. 대견하면서도 재미있었다. 해보고 싶기도 했고.

6~7년전 쯤 더블 A에서 대결했을 때 몸쪽 직구를 던져 외야플라이로 잡아냈고, 이번에 삼진 잡았는데 운이 좋았다. 똑같은 공을 또 던지면 분명히 담장을 넘길 것같다. 추신수가 직구를 보고있을 때 변화구를 던지고 변화구 생각할 때 직구를 던지고…볼배합이 좋았다. 흥미로웠다.

--추신수나 김병현 등과 모일 생각도 있나.

▲그 어른들이 제가 오라고 해서 오는 그런 위치는 아니다(웃음). 두 선수 다 방향은 다르지만 어려운 위치에 있다. 김병현 선수는 재기 준비하는 시간이고, 추신수는 만나자고 하는 사람에게 '노'해야할 어려움이 있다. 저까지 그러면 짐된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친구다.

추신수같은 선수를 우리가 언제 또 볼 수 있겠나. 이른 나이에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부터 체력관리 잘하면 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관리 잘해서 타자로서 날마다 우리에게 좋은 소식 전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

--미국에서 또 개인적인 목표를 세워야 할텐데.

▲124승을 깨고 125승을 해야지. 그러나 기록이나 숫자, 목표보다는 공부를 하고 싶다. 유망주 많은 다저스, 베테랑 많은 필라델피아, 양키스라는 거대한 구단의 체계 관리 시스템, 리그 최고의 선수들과 동료가 된 경험은 저에게 모두 '수업 시간'이었다.

미국에 잔류해서 팀을 고른다면 그런 것도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그런 경험이 공 하나 어떻게 던지는가 배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야구학과 마케팅, 비즈니스를 경험하고 싶은 게 희망이다.

--한국에서 계획이 어떻게 되나.

▲오늘 방송 녹화가 있고 며칠 후에는 일본으로 가서 처남 결혼식 참석한다. 이후에는 훈련에 매진할 생각이다. 겨울훈련은 국내에서 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진로 결정이 돼서 이 자리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어떤 길이 됐든 선수로서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저희 아이들이 여러 군데 다니다보니 혼란을 겪어서 가족 중심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 박찬호 “기록보다는 공부가 우선”
    • 입력 2010-11-24 16:54:00
    연합뉴스
"공 하나 어떻게 던지는가 배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야구학과 마케팅, 비즈니스를 경험하고 싶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돌아온 박찬호(37)는 길고 힘든 한 시즌을 보내고 '달관'의 경지에 오른 모습이었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올렸지만, 중간에 팀을 옮기는 아픔도 있었기 때문에 한층 더 성숙해 있었다.

24일 오전에 귀국해 서울 역삼동 박찬호 피트니스 센터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한 그는 "올해는 정말 힘든 한 해였다"고 회상하면서 "피츠버그에서 더 편안하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자평했다.

이제 은퇴 이후도 염두에 둔 듯 "정말 중요한 것은 '야구 공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미국이든 한국, 일본이든 야구인으로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우승 주역이기도 한 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후배들에게도 축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추신수가 병역혜택을 받는 것은 국가의 복"이라면서 후배 사랑을 과시했다.


다음은 박찬호와 일문일답.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 귀국 소감은.

▲들어오기 전에 나라에 난리가 났다고해서 취소하려고 했는데 하려고 했던 것을 안하자니 좀 그랬다. 양해해달라.

시즌 끝나고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갖고, 가족들과도 시간을 가졌다. 가족 행사와 개인적인 일 등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늘 아침에 귀국했다. 시즌마다 끝나고 들어오면 설레고 '고향에 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북한과 일 때문에 어지럽다는 이야기 듣고 걱정도 했다.

--아시아 최다승 투수가 됐는데 그에 대한 소감은.

▲3년 전에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내면서 '여기서 끝이구나'했다. 어떻게 정리해야할까 싶었다.

다시 목표가지고 계획세우고 도전한 것은 124승 때문이었다. 124승 이라는 것은 도전하게 되고 재기하게 되고 야구를 좀 더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팬들에게도 기쁨과 자긍심이 됐던 것은 또 감사할 일이다.

--거취에 대한 관심이 많다.

▲사실 그것때문에 더 급히 자리를 마련했다. 소문도 많고 앞서갔던 기사도 많고. 더 신중하려고 했다.

4개 팀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오퍼는 받지 않은 상태다. 팀마다 1순위, 2순위 선수가 있을 것이다. 제가 그 팀의 연락을 받은 첫 번째 선수는 아닐 것이다. 어쨌든 조만간 연락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연락이 더 올지 안올지는 모르겠지만 오퍼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첫 번째로 젊고 미래가 있고 능력도 갖춰진 선수들과 계약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 선수와 못했을 때 저에게 기회가 오지 않겠나. 네 개 팀중에 제가 관심가는 팀도 있다.

--얼마 전에 피츠버그 감독이 바뀌었고 관심도 있다고 하던데.

▲피츠버그에서 오퍼가 와도 우선권은 없다. 선수들은 좋고 계속 하면 좋지만 오퍼를 보고 결정하겠다. 메이저리그냐 마이너리그냐 오퍼에 대한 차이도 있고. 똑같은 조건이라면 플레이오프 가능성 높은 팀이 우선이다.

--한국 복귀에 대한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다. 몇 년 더 선수를 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기도 하고. 이제 부상을 당하면 예전과 회복기 등이 다르다. 체력도 그렇고 육체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연령의 차이라고 할까. 오래 야구를 하고싶다는 희망은 있지만 끝이 빨리 오지 않겠냐는 생각도 한다. 내년에는 꼭 야구를 하고 싶다는 건 분명하다. 욕심은 한이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 선수로서 꾸준히 힘을 준 팬들을 위해서 좋은 성적이 아니더라도 투구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정말 중요한 것이 뭔가 생각해보니 '야구 공부'인 것 같다. 신중하게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팬들이 원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잘하는 박찬호가 아니라 은퇴 이후에도 성숙한 야구인말이다. 그래서 선수로서 더 많이 노력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야구도 생각해봤다. 한국 오기 전에 일본 접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선수 생활 끝난 다음에도 범위 커지고, '야구학'이 깊어지고, 그래서 일본 생각도 했다. 와이프 처갓집이 일본에 있기 때문에 장인어른도 야구 열성팬이라 그런 면에서 더 생각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길도 없고.

한국도 일본도 결국은 야구인으로서 공부를 더해 야구학을 더 쌓기 위해 경험해보고 싶다는 의미다.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국에 복귀하고 싶어도 당장은 못 들어온다는 것은 알고 있나.

▲드래프트 거쳐서 와야한다는 것 알고 있다. 그래야 되면 1년 다른데서 하다가 올 수도 있고, 만약에 확고한 결정 내리려면 미리 발표해야 할 것이다.

정 안되면 사회인 야구라도 해야지 얼마나 발전돼 있는데. 아니면 천하무적(야구단)에서 하든지(웃음).

한국에 들어와도 당장은 못 뛰는 거니까. 한화와는 접촉이 없었다. 한국에 들어올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움은 강해졌다. 언론에 자꾸 나오니까.

지금은 미국 상황을 지켜보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2월 정도 되면 더 정확한 소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올 시즌 초반에 힘들어하다가 점점 좋아졌다,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았는데 올 시즌 너무 힘들었다. 뭔가 준비를 덜한 건지 제가 거만한 상태였는지…그럴 때 대책이 없어서 힘들었을 수도 있다. 목표가 높을 때 이뤄지지 않으면 절망감도 크다.

부상을 당했을 때 생각보다 회복이 잘 안돼서 고민을 많이 했다. 절망도 하고 심각하게 걱정했는데 재활하고 나서는 부담을 많이 갖게됐다. 양키스라는 팀에 대한 벽이라고 할까, 부담이 있었다. 뭔가 2%가 채워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최고로 좋은 구단에서 가장 하위팀 피츠버그로 옮기니까 제 야구인생이 재미있더라. 하위팀으로 가니까 마음의 여유는 생기더라. 젊고 경험없는 선수들이라 저에 대해 선배에 대한 대우라고 할까, 더 좋고. 심적으로 편안함을 느꼈다.

또 트레이너를 잘 만났고 재활프로그램이 좋았다. 재활이 두달 걸렸는데 마지막 9월에 좋았던 건 재활의 효과였다. 시즌 끝날 쯤에 공도 좋아지고 변화구 예리함이 좋아지더라. 변화구 각도가 같아도 예리함이나 파워가 달랐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보고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굉장히 후배들 축하할 일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한국야구, 우리나라는 행운을 얻었다. 금메달 못 따서 추신수 군대갔다면 국위 선양할 큰 보물 잃어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추신수가 그 혜택으로 한창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 타자라서 특히 더 다양한 방면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추신수에게 좋은 길 열림으로써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추신수와 맞대결도 했는데.

▲추신수가 굉장히 잘하고 있었다. 홈런을 맞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했다. 추신수가 필요한게 있다면 심리적인 관리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보여주고싶은 마음이 생기면 힘이 들어갈테니. 계속 좋아질 것이다. 대견하면서도 재미있었다. 해보고 싶기도 했고.

6~7년전 쯤 더블 A에서 대결했을 때 몸쪽 직구를 던져 외야플라이로 잡아냈고, 이번에 삼진 잡았는데 운이 좋았다. 똑같은 공을 또 던지면 분명히 담장을 넘길 것같다. 추신수가 직구를 보고있을 때 변화구를 던지고 변화구 생각할 때 직구를 던지고…볼배합이 좋았다. 흥미로웠다.

--추신수나 김병현 등과 모일 생각도 있나.

▲그 어른들이 제가 오라고 해서 오는 그런 위치는 아니다(웃음). 두 선수 다 방향은 다르지만 어려운 위치에 있다. 김병현 선수는 재기 준비하는 시간이고, 추신수는 만나자고 하는 사람에게 '노'해야할 어려움이 있다. 저까지 그러면 짐된다.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친구다.

추신수같은 선수를 우리가 언제 또 볼 수 있겠나. 이른 나이에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부터 체력관리 잘하면 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관리 잘해서 타자로서 날마다 우리에게 좋은 소식 전해줄 수 있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

--미국에서 또 개인적인 목표를 세워야 할텐데.

▲124승을 깨고 125승을 해야지. 그러나 기록이나 숫자, 목표보다는 공부를 하고 싶다. 유망주 많은 다저스, 베테랑 많은 필라델피아, 양키스라는 거대한 구단의 체계 관리 시스템, 리그 최고의 선수들과 동료가 된 경험은 저에게 모두 '수업 시간'이었다.

미국에 잔류해서 팀을 고른다면 그런 것도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그런 경험이 공 하나 어떻게 던지는가 배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야구학과 마케팅, 비즈니스를 경험하고 싶은 게 희망이다.

--한국에서 계획이 어떻게 되나.

▲오늘 방송 녹화가 있고 며칠 후에는 일본으로 가서 처남 결혼식 참석한다. 이후에는 훈련에 매진할 생각이다. 겨울훈련은 국내에서 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진로 결정이 돼서 이 자리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어떤 길이 됐든 선수로서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저희 아이들이 여러 군데 다니다보니 혼란을 겪어서 가족 중심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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