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고요와 여유, 명상을 위한 지리산 둘레길이 '난장판'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시도때도 없는 '술판'에 여기저기 버려지는 쓰레기까지 둘레길 본연의 취지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말 오후 지리산 둘레길.
삼삼오오 짝을 이룬 탐방객들이 여유를 즐기는 그 순간, 한쪽에선 먹자판이 벌어집니다.
커다란 솥에서 김이 펄펄 나는 돼지고기 수육을 꺼냅니다.
잠시 뒤 '왁자지껄' 술판이 이어집니다.
<녹취> "위하여"
계속되는 난장을 견뎌야 하는 주민들은 한숨만 늡니다.
<녹취> 마을 주민 : "한번 밤에 난 무슨 소린가 했는데 음악이 쿵짝쿵짝 하는거에요. 내가 얘기 안했으면 계속 할 사람들이라.."
탐방객들이 남긴 쓰레기 처리도 주민들의 몫입니다.
<녹취> 마을 주민 : "그냥 도시락 싸가지고 와서 먹고 비닐봉지에 싸가지고 던져놓고 가버리고 그래요"
등산복을 입은 한 여성이 텃밭에서 상추를 뽑아들고 부리나케 달려갑니다.
둘레길 주민들이 정성껏 키운 농산물도 남아나지 않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실제로도 그렇게 뽑아가요?)예 뽑아가는 사람 뽑아가고 하여튼 문제가 좀 있어요."
과수원도 계절마다 수난을 당합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커브 내려오는데 보면 감밭이 있어. 그라마 뛰내리와가지고 따내는데, 그람 사람 와가지고 감 따면 안된다카고"
지리산 둘레길이 유명세를 타면서 한 달 평균 15만 명 정도가 찾습니다.
여행사의 테마 상품, 산악회의 단체 행사가 급증하면서 둘레길은 놀기좋고 먹기 좋은 행락지가 됐습니다.
<녹취> 안내센터 : "처음에는 걷고 명상하는 길이었습니다. 근데 그런 것은 거의 없다시피 됐죠. 마을에 차가 들어갈 수 있으면 거기까지 전부 다 버스 단체로 이렇게 들어가서.."
민박과 식당이 번성하다 보니 마을 인심도 금이 가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이권이 개입된거죠. 민박 쉼터 이런걸로 해가지고. 그것땜에 사이가 많이 안좋아졌어요. 지금 곪아가지고 터질 때가 된 데가 엄청 많습니다."
지금까지 조성되고 있는 둘레길은 전국 25군데, 2400km.
무분별한 일부 탐방객들, 여기에다 관광객 유치에 급급한 자치단체들의 욕심으로 둘레길이 농촌의 문화마저 훼손하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고요와 여유, 명상을 위한 지리산 둘레길이 '난장판'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시도때도 없는 '술판'에 여기저기 버려지는 쓰레기까지 둘레길 본연의 취지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말 오후 지리산 둘레길.
삼삼오오 짝을 이룬 탐방객들이 여유를 즐기는 그 순간, 한쪽에선 먹자판이 벌어집니다.
커다란 솥에서 김이 펄펄 나는 돼지고기 수육을 꺼냅니다.
잠시 뒤 '왁자지껄' 술판이 이어집니다.
<녹취> "위하여"
계속되는 난장을 견뎌야 하는 주민들은 한숨만 늡니다.
<녹취> 마을 주민 : "한번 밤에 난 무슨 소린가 했는데 음악이 쿵짝쿵짝 하는거에요. 내가 얘기 안했으면 계속 할 사람들이라.."
탐방객들이 남긴 쓰레기 처리도 주민들의 몫입니다.
<녹취> 마을 주민 : "그냥 도시락 싸가지고 와서 먹고 비닐봉지에 싸가지고 던져놓고 가버리고 그래요"
등산복을 입은 한 여성이 텃밭에서 상추를 뽑아들고 부리나케 달려갑니다.
둘레길 주민들이 정성껏 키운 농산물도 남아나지 않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실제로도 그렇게 뽑아가요?)예 뽑아가는 사람 뽑아가고 하여튼 문제가 좀 있어요."
과수원도 계절마다 수난을 당합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커브 내려오는데 보면 감밭이 있어. 그라마 뛰내리와가지고 따내는데, 그람 사람 와가지고 감 따면 안된다카고"
지리산 둘레길이 유명세를 타면서 한 달 평균 15만 명 정도가 찾습니다.
여행사의 테마 상품, 산악회의 단체 행사가 급증하면서 둘레길은 놀기좋고 먹기 좋은 행락지가 됐습니다.
<녹취> 안내센터 : "처음에는 걷고 명상하는 길이었습니다. 근데 그런 것은 거의 없다시피 됐죠. 마을에 차가 들어갈 수 있으면 거기까지 전부 다 버스 단체로 이렇게 들어가서.."
민박과 식당이 번성하다 보니 마을 인심도 금이 가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이권이 개입된거죠. 민박 쉼터 이런걸로 해가지고. 그것땜에 사이가 많이 안좋아졌어요. 지금 곪아가지고 터질 때가 된 데가 엄청 많습니다."
지금까지 조성되고 있는 둘레길은 전국 25군데, 2400km.
무분별한 일부 탐방객들, 여기에다 관광객 유치에 급급한 자치단체들의 욕심으로 둘레길이 농촌의 문화마저 훼손하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리산 둘레길 곳곳 ‘난장판’
-
- 입력 2010-11-28 22:17:49
<앵커 멘트>
고요와 여유, 명상을 위한 지리산 둘레길이 '난장판'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시도때도 없는 '술판'에 여기저기 버려지는 쓰레기까지 둘레길 본연의 취지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말 오후 지리산 둘레길.
삼삼오오 짝을 이룬 탐방객들이 여유를 즐기는 그 순간, 한쪽에선 먹자판이 벌어집니다.
커다란 솥에서 김이 펄펄 나는 돼지고기 수육을 꺼냅니다.
잠시 뒤 '왁자지껄' 술판이 이어집니다.
<녹취> "위하여"
계속되는 난장을 견뎌야 하는 주민들은 한숨만 늡니다.
<녹취> 마을 주민 : "한번 밤에 난 무슨 소린가 했는데 음악이 쿵짝쿵짝 하는거에요. 내가 얘기 안했으면 계속 할 사람들이라.."
탐방객들이 남긴 쓰레기 처리도 주민들의 몫입니다.
<녹취> 마을 주민 : "그냥 도시락 싸가지고 와서 먹고 비닐봉지에 싸가지고 던져놓고 가버리고 그래요"
등산복을 입은 한 여성이 텃밭에서 상추를 뽑아들고 부리나케 달려갑니다.
둘레길 주민들이 정성껏 키운 농산물도 남아나지 않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실제로도 그렇게 뽑아가요?)예 뽑아가는 사람 뽑아가고 하여튼 문제가 좀 있어요."
과수원도 계절마다 수난을 당합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커브 내려오는데 보면 감밭이 있어. 그라마 뛰내리와가지고 따내는데, 그람 사람 와가지고 감 따면 안된다카고"
지리산 둘레길이 유명세를 타면서 한 달 평균 15만 명 정도가 찾습니다.
여행사의 테마 상품, 산악회의 단체 행사가 급증하면서 둘레길은 놀기좋고 먹기 좋은 행락지가 됐습니다.
<녹취> 안내센터 : "처음에는 걷고 명상하는 길이었습니다. 근데 그런 것은 거의 없다시피 됐죠. 마을에 차가 들어갈 수 있으면 거기까지 전부 다 버스 단체로 이렇게 들어가서.."
민박과 식당이 번성하다 보니 마을 인심도 금이 가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이권이 개입된거죠. 민박 쉼터 이런걸로 해가지고. 그것땜에 사이가 많이 안좋아졌어요. 지금 곪아가지고 터질 때가 된 데가 엄청 많습니다."
지금까지 조성되고 있는 둘레길은 전국 25군데, 2400km.
무분별한 일부 탐방객들, 여기에다 관광객 유치에 급급한 자치단체들의 욕심으로 둘레길이 농촌의 문화마저 훼손하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
-
김도영 기자 peace1000@kbs.co.kr
김도영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