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월드컵 유치 투표장 안 간다”

입력 2010.12.02 (07:11) 수정 2010.12.0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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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위원들 결정에 부담 안 주려 취리히행 자제"

일부에선 유치 가능성 작아지자 포기 주장도


2018년 월드컵 러시아 개최에 각별한 공을 들여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개최지 선정 투표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러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1일 보도했다.

푸틴 총리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의 뇌물 수수 스캔들이 연이어 불거진 가운데 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2018년 및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위한 FIFA 위원들의 투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남다른 스포츠 애호가로 월드컵 러시아 유치에 앞장서온 푸틴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직접 취리히로 날아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싶었다"며 "그러나 지금과 같은 (뇌물 스캔들이 불거진) 상황에서 FIFA 위원들이 외부의 어떤 압력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객관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취리히 행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푸틴 총리는 그러면서 다른 나라 지도자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푸틴은 "최근 FIFA 위원들에게 진흙을 묻히고 이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운동이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것을 본다"며 "이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 준비 과정에서 일어나는 정직하지 못한 경쟁"이라고 비난했다.

FIFA 위원들의 뇌물 수수 스캔들이 월드컵 개최지 결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일부 국가들의 공작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암시한 발언이었다. 푸틴 총리는 특히 러시아의 월드컵 개최에 반대하는 운동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달 29일 3명의 FIFA 집행위원이 유명 스포츠 마케팅 회사 ISL로부터 1989년부터 1999년 사이에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영국 일요신문 선데이타임스도 지난달 중순 함정 취재를 통해 FIFA 집행위원 2명으로부터 금품을 받는 대가로 표를 주겠다는 의사를 확인해 폭로했으며, FIFA는 조사를 거쳐 이들의 투표권을 박탈하고 자격정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러시아는 영국, 네덜란드/벨기에(공동), 스페인/포르투갈(공동) 등과 함께 2018년 월드컵 개최에 신청서를 낸 상태다.

유력한 후보국으로 꼽히고 있는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윌리엄 왕자,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등과 함께 며칠째 취리히에 머물며 로비 활동을 펼치고 있다.

푸틴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이처럼 월드컵 유치에 `올인'하고 있는 영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부에선 월드컵 유치를 자신했던 푸틴이 성공 가능성이 작아지자 취리히행을 포기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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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월드컵 유치 투표장 안 간다”
    • 입력 2010-12-02 07:11:10
    • 수정2010-12-02 07:19:03
    연합뉴스
"FIFA 위원들 결정에 부담 안 주려 취리히행 자제"
일부에선 유치 가능성 작아지자 포기 주장도
2018년 월드컵 러시아 개최에 각별한 공을 들여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개최지 선정 투표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러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1일 보도했다. 푸틴 총리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의 뇌물 수수 스캔들이 연이어 불거진 가운데 2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2018년 및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위한 FIFA 위원들의 투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남다른 스포츠 애호가로 월드컵 러시아 유치에 앞장서온 푸틴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직접 취리히로 날아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싶었다"며 "그러나 지금과 같은 (뇌물 스캔들이 불거진) 상황에서 FIFA 위원들이 외부의 어떤 압력도 받지 않고 편안하게 객관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취리히 행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푸틴 총리는 그러면서 다른 나라 지도자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푸틴은 "최근 FIFA 위원들에게 진흙을 묻히고 이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운동이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것을 본다"며 "이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 준비 과정에서 일어나는 정직하지 못한 경쟁"이라고 비난했다. FIFA 위원들의 뇌물 수수 스캔들이 월드컵 개최지 결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일부 국가들의 공작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암시한 발언이었다. 푸틴 총리는 특히 러시아의 월드컵 개최에 반대하는 운동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달 29일 3명의 FIFA 집행위원이 유명 스포츠 마케팅 회사 ISL로부터 1989년부터 1999년 사이에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영국 일요신문 선데이타임스도 지난달 중순 함정 취재를 통해 FIFA 집행위원 2명으로부터 금품을 받는 대가로 표를 주겠다는 의사를 확인해 폭로했으며, FIFA는 조사를 거쳐 이들의 투표권을 박탈하고 자격정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러시아는 영국, 네덜란드/벨기에(공동), 스페인/포르투갈(공동) 등과 함께 2018년 월드컵 개최에 신청서를 낸 상태다. 유력한 후보국으로 꼽히고 있는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윌리엄 왕자,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등과 함께 며칠째 취리히에 머물며 로비 활동을 펼치고 있다. 푸틴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이처럼 월드컵 유치에 `올인'하고 있는 영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부에선 월드컵 유치를 자신했던 푸틴이 성공 가능성이 작아지자 취리히행을 포기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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