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삼보 전도사 ‘한국 제자 육성’

입력 2010.12.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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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국기(國技)인 태권도는 1970~1980년대 해외에서 활약한 사범들 덕분에 크게 성장했다. 사범들이 태권도 불모지에서 헌신적으로 보급에 힘쓴 덕분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세계적인 스포츠로 뿌리 내렸다.



반대로 국내에 생소한 스포츠를 알리려고 들어와 애를 쓰는 ’스포츠 전도사’도 있다.



은평구의 대한삼보연맹 중앙본부 불광체육관에서 격투기 삼보를 알리는데 애쓰는 파벨 아스타보브(31.러시아) 코치도 그 중 한 명이다.



삼보는 러시아어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호신술’을 의미한다. 한국에는 생소하지만 동유럽권 국가에서는 널리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구소련의 특수부대였던 스페츠나츠의 격투 교과 과정 중 하나였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세계삼보연맹(FIAS) 명예회장을 맡을 정도로 비중 있는 스포츠다. 국기로 대접받으며 모스크바대학에 삼보학과가 설치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배우며 성장하듯 러시아의 어린이는 삼보로 기초 체력을 쌓고 교우 관계도 넓힌다고 보면 된다.



러시아가 삼보의 종주국 노릇을 하다 보니 선수층도 무척 두텁다. 러시아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나 난도가 비슷하게 여겨질 정도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이런 러시아에서도 엘리트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러시아 삼보 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동메달을 땄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3번 우승했다.



같은 체급(82㎏)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7차례나 우승한 대스타 라이스 라흐마두린을 넘어서지 못한 탓에 더 좋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두 달 전에는 구즈니초프배 러시아 국내 유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전히 꾸준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화려한 경력을 가진 아스타보브 코치가 지난 5월말 한국에 발을 디뎠다. 이후 유도 대회에 참가하느라 잠깐 러시아에 다녀온 것 외에는 줄곧 불광체육관을 지키고 있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평소 외국에서 삼보를 알리며 일하고 싶었다"라며 "러시아 연맹에서 제의가 와 흔쾌히 응했다"라고 말했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대한삼보연맹 수석코치 직을 맡아 국내 지도자에 대한 교육과 국가대표 선수의 지도를 맡고 있다. 국내 대회에서는 심판으로도 활약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 삼보의 수준에 대해서는 "삼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조금만 더 기량을 닦으면 국제 대회에서도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선수들을 다른 나라 선수에 비해 근성이 강한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한국에서 지금까지 두 차례 국내 대회에 참석했다"라며 "6월에 비해 11월 회장기 대회 때 선수들 기량이 훨씬 나아졌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보 코치였던 아버지를 따라 4~5세부터 삼보를 익힌 아스타보브 코치는 또 유소년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는 지도자 교육을 하지 않는 평소에는 도장에서 어린이에 대한 강습도 직접 소화하고 있다.



덕분인지 한국 유소년 삼보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유소년 및 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 종합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지방을 돌아다니다 보면 기량이 두드러지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며 "그런 선수를 골라서 몇 명이라도 제자로 삼아 훌륭한 선수로 키우고 싶은 꿈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서부터 삼보를 익힌 사람은 삶에 책임감이 강하다"라며 "기술적으로도 삼보는 여러 무술에서 좋은 것을 뽑아놨기 때문에 진정한 엘리트 무술이다. 훌륭한 격투기인 삼보가 한국에도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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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삼보 전도사 ‘한국 제자 육성’
    • 입력 2010-12-05 08:28:34
    연합뉴스
 한국의 국기(國技)인 태권도는 1970~1980년대 해외에서 활약한 사범들 덕분에 크게 성장했다. 사범들이 태권도 불모지에서 헌신적으로 보급에 힘쓴 덕분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세계적인 스포츠로 뿌리 내렸다.

반대로 국내에 생소한 스포츠를 알리려고 들어와 애를 쓰는 ’스포츠 전도사’도 있다.

은평구의 대한삼보연맹 중앙본부 불광체육관에서 격투기 삼보를 알리는데 애쓰는 파벨 아스타보브(31.러시아) 코치도 그 중 한 명이다.

삼보는 러시아어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맨손 호신술’을 의미한다. 한국에는 생소하지만 동유럽권 국가에서는 널리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구소련의 특수부대였던 스페츠나츠의 격투 교과 과정 중 하나였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세계삼보연맹(FIAS) 명예회장을 맡을 정도로 비중 있는 스포츠다. 국기로 대접받으며 모스크바대학에 삼보학과가 설치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때 태권도를 배우며 성장하듯 러시아의 어린이는 삼보로 기초 체력을 쌓고 교우 관계도 넓힌다고 보면 된다.

러시아가 삼보의 종주국 노릇을 하다 보니 선수층도 무척 두텁다. 러시아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나 난도가 비슷하게 여겨질 정도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이런 러시아에서도 엘리트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러시아 삼보 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동메달을 땄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3번 우승했다.

같은 체급(82㎏)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7차례나 우승한 대스타 라이스 라흐마두린을 넘어서지 못한 탓에 더 좋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두 달 전에는 구즈니초프배 러시아 국내 유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전히 꾸준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화려한 경력을 가진 아스타보브 코치가 지난 5월말 한국에 발을 디뎠다. 이후 유도 대회에 참가하느라 잠깐 러시아에 다녀온 것 외에는 줄곧 불광체육관을 지키고 있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평소 외국에서 삼보를 알리며 일하고 싶었다"라며 "러시아 연맹에서 제의가 와 흔쾌히 응했다"라고 말했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대한삼보연맹 수석코치 직을 맡아 국내 지도자에 대한 교육과 국가대표 선수의 지도를 맡고 있다. 국내 대회에서는 심판으로도 활약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 삼보의 수준에 대해서는 "삼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조금만 더 기량을 닦으면 국제 대회에서도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선수들을 다른 나라 선수에 비해 근성이 강한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한국에서 지금까지 두 차례 국내 대회에 참석했다"라며 "6월에 비해 11월 회장기 대회 때 선수들 기량이 훨씬 나아졌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보 코치였던 아버지를 따라 4~5세부터 삼보를 익힌 아스타보브 코치는 또 유소년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는 지도자 교육을 하지 않는 평소에는 도장에서 어린이에 대한 강습도 직접 소화하고 있다.

덕분인지 한국 유소년 삼보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유소년 및 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 종합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스타보브 코치는 "지방을 돌아다니다 보면 기량이 두드러지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며 "그런 선수를 골라서 몇 명이라도 제자로 삼아 훌륭한 선수로 키우고 싶은 꿈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서부터 삼보를 익힌 사람은 삶에 책임감이 강하다"라며 "기술적으로도 삼보는 여러 무술에서 좋은 것을 뽑아놨기 때문에 진정한 엘리트 무술이다. 훌륭한 격투기인 삼보가 한국에도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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