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버스기사가 잠든 여대생 성추행

입력 2010.12.06 (09:17) 수정 2010.12.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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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지하철에서 잠든 여성 승객을 대놓고 성추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큰 충격을 줬었죠.

겁이 나서 지하철 타겠나, 이런 생각하신 여성분들 꽤 계셨을텐데요.

이번엔 버스 안에서 여성 승객이 성추행을 당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다시 한번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이번엔 어처구니없게도 버스 기사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구요?

<리포트>

예,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버스 기삽니다.

여성 승객이 잠이 든 걸 보고선 차를 으슥한 곳으로 옮기고, 실내등까지 모두 껐습니다.

그리곤 몹쓸 짓을 저질렀습니다.

얼마 전 지하철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깊이 잠이 든 여성 승객 옆자리에 앉은 중년 남성이 정말 뻔뻔하게, 대놓고 성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래서야 우리 여성분들, 어디 무서워서 대중교통 이용하겠습니까?

마음 놓고 졸기라도 하겠습니까?

지난 1일 밤. 터미널에 도착한 시외버스. 승객들이 하나둘 내립니다.

버스기사가 잠이 든 승객을 깨우는 듯하더니 이내 그만 둡니다.

그리고 15분 뒤 결심이라도 한 듯, 기사는 잠이 든 승객을 태운 채, 주차장 구석으로 버스를 이동시키는데요.

<인터뷰>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뭔가 흔들어서 깨워야죠. (아이가) 내려야 되는데, 왜 그렇게 마냥 기다려요? (버스기사가) 생각을 깊이 했어요. 충동적이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모든 행동이 됐어야 했는데, 차를 이동시키고..."

갑자기 버스 안의 불을 모두 끈 버스 기사. 이내 잠이 든 승객에게 다가갑니다.

19살 여대생 김 모양. 누군가 자신을 더듬는다는 이상한 느낌에 놀라 잠에서 깼지만, 버스 안은 온통 암흑천지였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비몽사몽이죠. 이게 꿈인지 생신지 어떤 상황인지, 너무 캄캄하니까. 애가 목이 안 돌아갈 정도로 여기를...좁은 차 안에서 당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애가 몸부림 쳤겠는지..."

전화가 걸려왔다며 기지를 발휘해 가까스로 버스를 빠져나온 김 양.

곧바로 인근 지구대에 신고했고, 버스기사 43살 조모씨는 검거됐습니다.

그러나 조 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불구속 입건돼 그날 바로 풀려났는데요.

<녹취>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이해를 못하더라고요. 아이가. '어떻게 아빠 그게...구속이 안 되고, 풀려날 수가 있어요?' 저한테 그러면서...이런 식으로 하면 어떤 사람이 또 이런 일을 안 벌이겠습니까?"

화가 난 마음에 사건 다음날 조 씨를 찾아간 김양 가족들.

버젓이 버스 운전을 하고 있던 조 씨는 사과는 커녕 범행을 부인하기 급급했는데요.

<인터뷰>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없어요. 뻔뻔하게 선글라스 끼고, 턱을 괴고 앉아서...(피의자는) 안 그랬다고만 말하지. 펄펄 뛰고."

혼자 자취하는 게 위험할까봐 딸에게 통학을 권했던 아버지.

오히려 날마다 이용하는 버스 속에서 딸이 이런 일을 당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더 가슴 아픈 건 제가 아이들을 참 많이 안아주는데, 아이가 안는 걸 피하더라고. 진짜 그런 일을 당하잖아요. 정말 가슴 많이 아플 겁니다. 그게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어요. 그냥 답답해요."

최근엔 또 지하철에서 잠든 여성을 노린 성추행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었죠.

마지막 열차 안에서 옆자리 여성 승객을 대담하게 성추행하던 중년 남성.

맞은편 자리에 앉아 동영상을 찍던 승객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서울 지하철 수사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여자분 피해자 찾아가지고 (연락해서) 여자 분한테 피의자 처벌의사 물어보고 나서 (수사했습니다.)"

얼굴까지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46살 조 모씨는 결국 자수했습니다.

<인터뷰> 조00(지하철 성추행범 음성변조) : "그게 (얼굴이) 다 나오잖아요. 사당역에서 내리는 거. 그리고 제가 옷 입고 있는 거 다 알잖아요."

최근 잇따르고 있는 대중교통에서의 성추행 사건.

주변에서도 이런 씁쓸한 경험을 했다는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주혜준(대학생) : "일행인척 하면서 제가 너무 깊게 잠들어서 모르는 동안 그런 추행이 (있어서) 앞에 계신 아줌마가 '학생, 혹시 아버지냐'고. 근데 (아버지가) 아니어서 너무 놀랬는데, 그 분이 그냥 도망가셨어요."

<인터뷰> 오슬기(대학생) : "괜히 빈자리도 많은데 제 옆에 앉아가지고 (밀착해서) 그러는 거 당황스러워서 그냥 당혹스럽고 그래서 바로 '왜 그러세요'라고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때문에 여성 승객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못내 불안합니다.

어쩔 수 없이 타긴 타지만, 좌석에 앉는 것도 꺼려진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오슬기(대학생) : "남자들이나 아저씨 같은 경우에는 옆에 잘 못 앉겠고, 일부러 자리에 안 앉는 경우도 많아요. 일부러."

꼭 이용해야 하는 대중교통. 이렇게 하면 성추행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지하철은 역무원이 가까이 있는 첫 번째 칸이나 마지막 칸에 탑승하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접근할 경우엔 몸을 옆으로 비틀면 성추행범이 쉽게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성추행당하면 즉시 자신의 위치와 추행범의 옷차림새 등을 112에 문자로 신고합니다.

피해자는 물론 가족에까지 씻을 수 없는 모욕과 상처를 남기는 성추행.

스스로 예방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고 신고하는 시민의식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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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버스기사가 잠든 여대생 성추행
    • 입력 2010-12-06 09:17:39
    • 수정2010-12-06 09: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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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지하철에서 잠든 여성 승객을 대놓고 성추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큰 충격을 줬었죠. 겁이 나서 지하철 타겠나, 이런 생각하신 여성분들 꽤 계셨을텐데요. 이번엔 버스 안에서 여성 승객이 성추행을 당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다시 한번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이번엔 어처구니없게도 버스 기사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구요? <리포트> 예,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버스 기삽니다. 여성 승객이 잠이 든 걸 보고선 차를 으슥한 곳으로 옮기고, 실내등까지 모두 껐습니다. 그리곤 몹쓸 짓을 저질렀습니다. 얼마 전 지하철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깊이 잠이 든 여성 승객 옆자리에 앉은 중년 남성이 정말 뻔뻔하게, 대놓고 성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래서야 우리 여성분들, 어디 무서워서 대중교통 이용하겠습니까? 마음 놓고 졸기라도 하겠습니까? 지난 1일 밤. 터미널에 도착한 시외버스. 승객들이 하나둘 내립니다. 버스기사가 잠이 든 승객을 깨우는 듯하더니 이내 그만 둡니다. 그리고 15분 뒤 결심이라도 한 듯, 기사는 잠이 든 승객을 태운 채, 주차장 구석으로 버스를 이동시키는데요. <인터뷰>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뭔가 흔들어서 깨워야죠. (아이가) 내려야 되는데, 왜 그렇게 마냥 기다려요? (버스기사가) 생각을 깊이 했어요. 충동적이라면 바로 그 자리에서 모든 행동이 됐어야 했는데, 차를 이동시키고..." 갑자기 버스 안의 불을 모두 끈 버스 기사. 이내 잠이 든 승객에게 다가갑니다. 19살 여대생 김 모양. 누군가 자신을 더듬는다는 이상한 느낌에 놀라 잠에서 깼지만, 버스 안은 온통 암흑천지였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비몽사몽이죠. 이게 꿈인지 생신지 어떤 상황인지, 너무 캄캄하니까. 애가 목이 안 돌아갈 정도로 여기를...좁은 차 안에서 당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애가 몸부림 쳤겠는지..." 전화가 걸려왔다며 기지를 발휘해 가까스로 버스를 빠져나온 김 양. 곧바로 인근 지구대에 신고했고, 버스기사 43살 조모씨는 검거됐습니다. 그러나 조 씨는 범행을 인정하고 불구속 입건돼 그날 바로 풀려났는데요. <녹취>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이해를 못하더라고요. 아이가. '어떻게 아빠 그게...구속이 안 되고, 풀려날 수가 있어요?' 저한테 그러면서...이런 식으로 하면 어떤 사람이 또 이런 일을 안 벌이겠습니까?" 화가 난 마음에 사건 다음날 조 씨를 찾아간 김양 가족들. 버젓이 버스 운전을 하고 있던 조 씨는 사과는 커녕 범행을 부인하기 급급했는데요. <인터뷰> 피해자 가족(음성변조) :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없어요. 뻔뻔하게 선글라스 끼고, 턱을 괴고 앉아서...(피의자는) 안 그랬다고만 말하지. 펄펄 뛰고." 혼자 자취하는 게 위험할까봐 딸에게 통학을 권했던 아버지. 오히려 날마다 이용하는 버스 속에서 딸이 이런 일을 당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녹취>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더 가슴 아픈 건 제가 아이들을 참 많이 안아주는데, 아이가 안는 걸 피하더라고. 진짜 그런 일을 당하잖아요. 정말 가슴 많이 아플 겁니다. 그게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어요. 그냥 답답해요." 최근엔 또 지하철에서 잠든 여성을 노린 성추행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었죠. 마지막 열차 안에서 옆자리 여성 승객을 대담하게 성추행하던 중년 남성. 맞은편 자리에 앉아 동영상을 찍던 승객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하는데요. <녹취> 서울 지하철 수사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여자분 피해자 찾아가지고 (연락해서) 여자 분한테 피의자 처벌의사 물어보고 나서 (수사했습니다.)" 얼굴까지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46살 조 모씨는 결국 자수했습니다. <인터뷰> 조00(지하철 성추행범 음성변조) : "그게 (얼굴이) 다 나오잖아요. 사당역에서 내리는 거. 그리고 제가 옷 입고 있는 거 다 알잖아요." 최근 잇따르고 있는 대중교통에서의 성추행 사건. 주변에서도 이런 씁쓸한 경험을 했다는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주혜준(대학생) : "일행인척 하면서 제가 너무 깊게 잠들어서 모르는 동안 그런 추행이 (있어서) 앞에 계신 아줌마가 '학생, 혹시 아버지냐'고. 근데 (아버지가) 아니어서 너무 놀랬는데, 그 분이 그냥 도망가셨어요." <인터뷰> 오슬기(대학생) : "괜히 빈자리도 많은데 제 옆에 앉아가지고 (밀착해서) 그러는 거 당황스러워서 그냥 당혹스럽고 그래서 바로 '왜 그러세요'라고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때문에 여성 승객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못내 불안합니다. 어쩔 수 없이 타긴 타지만, 좌석에 앉는 것도 꺼려진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오슬기(대학생) : "남자들이나 아저씨 같은 경우에는 옆에 잘 못 앉겠고, 일부러 자리에 안 앉는 경우도 많아요. 일부러." 꼭 이용해야 하는 대중교통. 이렇게 하면 성추행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지하철은 역무원이 가까이 있는 첫 번째 칸이나 마지막 칸에 탑승하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접근할 경우엔 몸을 옆으로 비틀면 성추행범이 쉽게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성추행당하면 즉시 자신의 위치와 추행범의 옷차림새 등을 112에 문자로 신고합니다. 피해자는 물론 가족에까지 씻을 수 없는 모욕과 상처를 남기는 성추행. 스스로 예방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고 신고하는 시민의식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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