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탈출한 곰 잡아라!…오늘 수색 재개

입력 2010.12.0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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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제 서울대공원을 탈출한 곰 한 마리에 청계산 일대가 비상입니다.

오늘로 벌써 사흘째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혹시 인근 주민이나 등산객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겠죠?

이민우 기자, 곰을 발견하긴 했는데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도 좀처럼 잘 잡히지 않고 있다고요?

<리포트>

우리가 아는 그런 곰이 아니었습니다.

워낙 날렵하고 똑똑하기까지 하다고 합니다.

찾았다 싶어 가보면 달아나 있고. 또 쫓아가 보면 나무 사이로 숨고.

이틀째 숨바꼭질중인데, 아직까진 헬기까지 동원하고도 수색대가 쩔쩔매는 모양샙니다.

겨울 산에 먹을 게 없어서 많이 굶주렸겠죠.

그래서 민가에 올 가능성도 있다는데요.

애완용으로 키울 만큼 온순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곰은 곰이니까 조심하십시요.

우리를 탈출해 감쪽같이 사라진 곰.

곰의 행방을 쫒는 추격이 이어졌습니다. 인근 청계산에서 곰의 행방을 묻는 교신이 끊임없이 오갑니다.

<현장음> “만경대에서 곰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사라진 곰은 과연 어디로 간 걸까. 벌써 이틀째, 입체적인 포획작전을 위해 공중에선 헬기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곰의 행방을 쫒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작전이 펼쳐진 것입니다.

매서운 추위로 얼어붙은 청계산. 곰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교신을 받자, 수색대원들이 급히 산을 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마치 대규모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듯, 이 일대 지도를 꼼꼼히 확인해가며, 곰의 이동경로를 추적합니다.

<현장음> “발견된 곳이 이쯤입니다.”

또 다른 청계산 자락에선 사냥개들이 거침없이 산길을 오릅니다. 그 뒤로 총을 든 엽사가 산자락을 샅샅이 훑고 지나갑니다.

<현장음> “저쪽 밑에 발로 긁은 흔적들.”

정체모를 발자국 하나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현장음> “개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딘가에 먹이 흔적이라도 남아있지 않을까, 주변을 구석구석 살펴보는데요.

<인터뷰> 최종설(한국동식물 보호협회) : “계속 쫒기는 상태니까, 계속 이동하니까... 먹을 것을 찾는데, 이 산에는 지금 먹을 게 없잖아요.”

잡힐락 말락, 마치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곰은 감쪽같이 숨어버렸습니다.

<인터뷰> 박상천(의왕소방서) : “계속 추격 중에 있었는데 (곰이) 도망가서, 다시 수색인력들이 그쪽으로 투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전 한 때, 청계사 부근 철탑에서 곰의 모습이 포착됐지만, 곰은 매봉 쪽으로 도망쳤습니다.

수색대원들이 급히 현장에 도착을 때 곰은 나무 숲 사이로, 또 다시 종적을 감춘 뒤였는데요.

<인터뷰> 경찰 관계자 : “여기에서 발견했는데, 우리가 뛰어올라가니까 다시 대공원 쪽으로 도망갔는데, 거기서부터 놓쳤어요.”

서울대공원의 말레이 곰이 탈출한 것은 지난 6일 오전. 키 80센티미터, 몸무게 30킬로그램의 일곱 살짜리 검은 색 수컷 말레이 곰입니다.

<인터뷰> 서울대공원 관계자 : “(곰이 탈출할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겠죠. 이제까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고, 저기(안쪽 우리)만 잠긴 것이 아니라, 여기(바깥 우리)까지 잠겼으니까...”

흔히 말하는 미련 곰탱이가 아니었습니다.

IQ 80, 손가락까지 구부릴 수 있는 이 곰은 문고리를 손쉽게 풀었습니다.

<인터뷰> 서울대공원 관계자 : “딱 보니까, 이놈(곰)이 여기로 와서 이것(문고리)을 만지다보니까 문을 열고 나와 버린 거예요.”

몸집이 커 둔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100미터를 10초 내외로 달릴 정도로 날렵한 몸놀림.

숲 속 나무타기 명수에게 울타리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는데요.

4백여 명의 수색대원이 곰의 위치를 쫓고 있지만, 이처럼 곰의 빠른 발을 좀처럼 쫒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강신근(서울대공원 수의사) : “원래 곰들이 행동반경이 넓어서, 쫓아간다고 쫓아갔는데 벌써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고.”

결국 아침 6시부터 시작된 수색작업은 날이 어두워지면서, 또 한 번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습니다.

<인터뷰> 최재규(의왕소방서) : “오늘 미비했던 점을 보완해서, (내일) 다시 한 번 수색작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청계산 일대는 비상입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입산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인터뷰> 김여준(경찰 관계자) : “등산을 하기에는 위험해서 등산객들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혹시나 곰과 마주치지는 않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요.

<인터뷰> 양순자(동네주민) : “아이들도 다 집안에 앉혀놓고 나오지 못하게 하고...”

<인터뷰> 이미경(동네주민) : “사람들 다치게 할까봐, 굶어서 무섭게 변할까봐 그게 걱정이 되죠.”

수색대는 곰이 이틀 동안 굶주린 만큼 산에서 내려와 민가로 들어갔을 가능서도 있다고 보고, 오늘 대대적인 수색을 재개합니다.

또 혹시라도 곰을 마주치게 되면 뛰지 말고 걸어서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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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2-08 11: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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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제 서울대공원을 탈출한 곰 한 마리에 청계산 일대가 비상입니다. 오늘로 벌써 사흘째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혹시 인근 주민이나 등산객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겠죠? 이민우 기자, 곰을 발견하긴 했는데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도 좀처럼 잘 잡히지 않고 있다고요? <리포트> 우리가 아는 그런 곰이 아니었습니다. 워낙 날렵하고 똑똑하기까지 하다고 합니다. 찾았다 싶어 가보면 달아나 있고. 또 쫓아가 보면 나무 사이로 숨고. 이틀째 숨바꼭질중인데, 아직까진 헬기까지 동원하고도 수색대가 쩔쩔매는 모양샙니다. 겨울 산에 먹을 게 없어서 많이 굶주렸겠죠. 그래서 민가에 올 가능성도 있다는데요. 애완용으로 키울 만큼 온순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곰은 곰이니까 조심하십시요. 우리를 탈출해 감쪽같이 사라진 곰. 곰의 행방을 쫒는 추격이 이어졌습니다. 인근 청계산에서 곰의 행방을 묻는 교신이 끊임없이 오갑니다. <현장음> “만경대에서 곰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사라진 곰은 과연 어디로 간 걸까. 벌써 이틀째, 입체적인 포획작전을 위해 공중에선 헬기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곰의 행방을 쫒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작전이 펼쳐진 것입니다. 매서운 추위로 얼어붙은 청계산. 곰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교신을 받자, 수색대원들이 급히 산을 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마치 대규모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듯, 이 일대 지도를 꼼꼼히 확인해가며, 곰의 이동경로를 추적합니다. <현장음> “발견된 곳이 이쯤입니다.” 또 다른 청계산 자락에선 사냥개들이 거침없이 산길을 오릅니다. 그 뒤로 총을 든 엽사가 산자락을 샅샅이 훑고 지나갑니다. <현장음> “저쪽 밑에 발로 긁은 흔적들.” 정체모를 발자국 하나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현장음> “개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딘가에 먹이 흔적이라도 남아있지 않을까, 주변을 구석구석 살펴보는데요. <인터뷰> 최종설(한국동식물 보호협회) : “계속 쫒기는 상태니까, 계속 이동하니까... 먹을 것을 찾는데, 이 산에는 지금 먹을 게 없잖아요.” 잡힐락 말락, 마치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곰은 감쪽같이 숨어버렸습니다. <인터뷰> 박상천(의왕소방서) : “계속 추격 중에 있었는데 (곰이) 도망가서, 다시 수색인력들이 그쪽으로 투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전 한 때, 청계사 부근 철탑에서 곰의 모습이 포착됐지만, 곰은 매봉 쪽으로 도망쳤습니다. 수색대원들이 급히 현장에 도착을 때 곰은 나무 숲 사이로, 또 다시 종적을 감춘 뒤였는데요. <인터뷰> 경찰 관계자 : “여기에서 발견했는데, 우리가 뛰어올라가니까 다시 대공원 쪽으로 도망갔는데, 거기서부터 놓쳤어요.” 서울대공원의 말레이 곰이 탈출한 것은 지난 6일 오전. 키 80센티미터, 몸무게 30킬로그램의 일곱 살짜리 검은 색 수컷 말레이 곰입니다. <인터뷰> 서울대공원 관계자 : “(곰이 탈출할 거라고는) 생각을 안했겠죠. 이제까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고, 저기(안쪽 우리)만 잠긴 것이 아니라, 여기(바깥 우리)까지 잠겼으니까...” 흔히 말하는 미련 곰탱이가 아니었습니다. IQ 80, 손가락까지 구부릴 수 있는 이 곰은 문고리를 손쉽게 풀었습니다. <인터뷰> 서울대공원 관계자 : “딱 보니까, 이놈(곰)이 여기로 와서 이것(문고리)을 만지다보니까 문을 열고 나와 버린 거예요.” 몸집이 커 둔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100미터를 10초 내외로 달릴 정도로 날렵한 몸놀림. 숲 속 나무타기 명수에게 울타리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는데요. 4백여 명의 수색대원이 곰의 위치를 쫓고 있지만, 이처럼 곰의 빠른 발을 좀처럼 쫒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강신근(서울대공원 수의사) : “원래 곰들이 행동반경이 넓어서, 쫓아간다고 쫓아갔는데 벌써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없고.” 결국 아침 6시부터 시작된 수색작업은 날이 어두워지면서, 또 한 번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습니다. <인터뷰> 최재규(의왕소방서) : “오늘 미비했던 점을 보완해서, (내일) 다시 한 번 수색작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청계산 일대는 비상입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입산 금지령이 내려졌습니다. <인터뷰> 김여준(경찰 관계자) : “등산을 하기에는 위험해서 등산객들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혹시나 곰과 마주치지는 않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요. <인터뷰> 양순자(동네주민) : “아이들도 다 집안에 앉혀놓고 나오지 못하게 하고...” <인터뷰> 이미경(동네주민) : “사람들 다치게 할까봐, 굶어서 무섭게 변할까봐 그게 걱정이 되죠.” 수색대는 곰이 이틀 동안 굶주린 만큼 산에서 내려와 민가로 들어갔을 가능서도 있다고 보고, 오늘 대대적인 수색을 재개합니다. 또 혹시라도 곰을 마주치게 되면 뛰지 말고 걸어서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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