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예산안 몸싸움 언제까지

입력 2010.12.09 (07:06) 수정 2010.12.0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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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해설위원]

 


새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죠. 지출 규모 총 309조 567억원입니다. 국민 한사람 당으로 따지면 대략 621만원 씩이네요, 세금도 그에 상응하게 내야하겠죠.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4951억원이 국회에서 깎였는데요, 국방 예산이 1419억원 늘고 4대강 예산이 2700억원 깎였습니다. 새해 나라 살림 규모가 결정됐으니 우리 고장 또 내 살림엔 어떻게 얼마나 반영되나 이런 걸 따져보는 게 순서일텐데요. 올해도 역시 그렇게 순탄치 못한 게 우리 현실이네요. 뉴스 보시면서 느끼셨겠지만.



다수당인 한나라당은 “야당이 나라 살림의 발목을 잡으니 책임있는 집권당으로서 표결로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 정기국회 회기인 12월 9일 안에 처리하기로 한 건 야당도 합의했던 사항이다” 이런 주장입니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 등은 “연평도 포격 사태 등으로 제대로 예산안 심의를 못했으니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서 하자 그런데, 한나라당이 청와대 압력에 떠밀려 힘으로 밀어붙였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양쪽 처지에 따라 할 말이 있겠지요. 헌법이 정한 새해 예산안 처리 시한 12월 2일이죠. 이를 넘기는 건 누구 말대로 관습법이 되다시피 했구요.



세밑까지 가서 몸싸움 끝에 처리되곤 했는데요. 올해는 비교적 이른 편인가요. 그런데 해가 갈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더 나빠집니다. 먼저 폭력의 정돕니다. 예전엔 그래도 금도 같은 게 있었습니다. 요즘은 기구까지 동원해 기물을 부숩니다. 피를 보는 일이 별일 아닐 지경입니다.왜 보좌진들을 앞세웁니까. 그러니 더욱 험악해지지요.



더 심각한 건 예산 심의의 강돕니다. 예전엔 며칠씩 밤새가며 여야간에 줄다리기도 하고 청와대쪽과 협의도 하고 했습니다. 갈수록 날림이더니 올핸 어땠는데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심의한 건 채 보름이 안되고 그 가운데 계수 조정은 채 일주일이 안됩니다. 그동안 여야가 무슨 예산을 얼마나 깎고 무슨 예산을 얼마나 늘리기로 주고받기를 했다는 뉴스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여야 의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자기 지역구 예산 빼놓고 새해 예산안 내용을 얼마나 알고서 통과시키겠다 막겠다 그렇게 몸싸움을 벌였는지... 대통령에게 묻고 싶습니다. 새해 예산안을 시한내 통과시켜달라고 야당 의원들 몇사람에게나 설득 전화를 했는지... 야당에게 몯고 싶습니다. 어느 선이면 들어줄 수 있다고 협상 카드를 진지하게 내밀어 봤는지...그리고 국회의장에게 묻습니다. 6선 의원으로서 이십년 넘게 예산 처리 진통을 겪으면서 또 그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기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국회 취재 기자로서 반성합니다. 국민 세금을 어떻게 걷어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취재하고 보도했는지를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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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예산안 몸싸움 언제까지
    • 입력 2010-12-09 07:06:29
    • 수정2010-12-09 07:13:39
    뉴스광장 1부

[김진석 해설위원]
 

새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했죠. 지출 규모 총 309조 567억원입니다. 국민 한사람 당으로 따지면 대략 621만원 씩이네요, 세금도 그에 상응하게 내야하겠죠.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4951억원이 국회에서 깎였는데요, 국방 예산이 1419억원 늘고 4대강 예산이 2700억원 깎였습니다. 새해 나라 살림 규모가 결정됐으니 우리 고장 또 내 살림엔 어떻게 얼마나 반영되나 이런 걸 따져보는 게 순서일텐데요. 올해도 역시 그렇게 순탄치 못한 게 우리 현실이네요. 뉴스 보시면서 느끼셨겠지만.

다수당인 한나라당은 “야당이 나라 살림의 발목을 잡으니 책임있는 집권당으로서 표결로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 정기국회 회기인 12월 9일 안에 처리하기로 한 건 야당도 합의했던 사항이다” 이런 주장입니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 등은 “연평도 포격 사태 등으로 제대로 예산안 심의를 못했으니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서 하자 그런데, 한나라당이 청와대 압력에 떠밀려 힘으로 밀어붙였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양쪽 처지에 따라 할 말이 있겠지요. 헌법이 정한 새해 예산안 처리 시한 12월 2일이죠. 이를 넘기는 건 누구 말대로 관습법이 되다시피 했구요.

세밑까지 가서 몸싸움 끝에 처리되곤 했는데요. 올해는 비교적 이른 편인가요. 그런데 해가 갈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더 나빠집니다. 먼저 폭력의 정돕니다. 예전엔 그래도 금도 같은 게 있었습니다. 요즘은 기구까지 동원해 기물을 부숩니다. 피를 보는 일이 별일 아닐 지경입니다.왜 보좌진들을 앞세웁니까. 그러니 더욱 험악해지지요.

더 심각한 건 예산 심의의 강돕니다. 예전엔 며칠씩 밤새가며 여야간에 줄다리기도 하고 청와대쪽과 협의도 하고 했습니다. 갈수록 날림이더니 올핸 어땠는데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심의한 건 채 보름이 안되고 그 가운데 계수 조정은 채 일주일이 안됩니다. 그동안 여야가 무슨 예산을 얼마나 깎고 무슨 예산을 얼마나 늘리기로 주고받기를 했다는 뉴스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여야 의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자기 지역구 예산 빼놓고 새해 예산안 내용을 얼마나 알고서 통과시키겠다 막겠다 그렇게 몸싸움을 벌였는지... 대통령에게 묻고 싶습니다. 새해 예산안을 시한내 통과시켜달라고 야당 의원들 몇사람에게나 설득 전화를 했는지... 야당에게 몯고 싶습니다. 어느 선이면 들어줄 수 있다고 협상 카드를 진지하게 내밀어 봤는지...그리고 국회의장에게 묻습니다. 6선 의원으로서 이십년 넘게 예산 처리 진통을 겪으면서 또 그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기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국회 취재 기자로서 반성합니다. 국민 세금을 어떻게 걷어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취재하고 보도했는지를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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