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도로공사, 조직력 승부 힘!

입력 2010.12.0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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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최하위에 그쳤던 도로공사가 개막 2경기를 모두 쓸어담으면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40년의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도로공사는 프로배구 출범 원년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던 명문 구단이지만 최근 들어 만년 하위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08~2009시즌부터 두 시즌째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28경기 중 단 4승밖에 거두지 못하는 ’동네 북’ 신세가 됐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1년 만에 180도 달라진 전력을 선보이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작은 지난 9월 수원ㆍIBK 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였다.



주전 선수들 모두가 살이 쏙 빠진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더니,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등 강호를 잇따라 제압하며 준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른데다 정규리그보다 부담이 덜한 대회라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한 시선이 있었지만, 도로공사는 정규리그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찻잔 속 태풍’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9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디펜딩 챔피언’ 인삼공사와 경기는 도로공사의 강점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외국인 선수 사라 파반이 18점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했지만, 공격 점유율은 24.6%로 크지 않았다.



황민경(14점)과 이보람(11점)이 마찬가지로 20%가 넘는 공격을 책임지면서 어깨를 나란히 했고 하준임과 임효숙도 9점씩 올려 ’벌떼 공격’을 펼쳤다.



81번 중 73차례나 디그에 성공하는 등 탄탄한 수비가 바탕이 됐고 서브에이스으로 6점, 블로킹으로 8점 내는 등 공수 전 부문에서 고르게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대형 선수가 없다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낸 결과다.



어창선 감독은 "해결사가 없으니 조직력으로 승부를 보려 했다. 여름 내내 서브 리시브 등 기본기 훈련에 충실했다. 대형 선수가 없다 보니 오히려 팀 플레이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면서 "사라 파반이 들어왔지만, 거기에 너무 의존하면 지난해와 똑같아지지 않겠는가. 세터 등 선수들에게 파반의 점유율이 30% 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좌우 쌍포와 속공 등이 함께 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도적으로 일부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배구를 하면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발할 수 있었던 셈이다.



어 감독은 "열심히 하기보다는 생각하는 배구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예전에는 정해져 있는 플레이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패배 의식을 떨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어 감독은 "자신감이 없어 소극적인 배구를 했었다. ’어차피 지는 거라면 강하게 하고 지자’고 얘기했다"면서 "우리는 그래서 페인트나 연타 공격이 아예 없다. 그만큼 힘있는 배구를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레프트 황민경 역시 "가장 달라진 부분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어창선 감독은 "우리 팀이 위기 관리 능력이 약했는데, 사라 파반이 들어오면서 어려움을 넘겼다. 하지만 분명히 위기는 다시 올 것"이라며 "다음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생각하고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앞으로도 ’이기자’라고 하기보다는 ’가진 것을 다 해보자’고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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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도로공사, 조직력 승부 힘!
    • 입력 2010-12-09 20:54:41
    연합뉴스
지난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최하위에 그쳤던 도로공사가 개막 2경기를 모두 쓸어담으면서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40년의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도로공사는 프로배구 출범 원년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던 명문 구단이지만 최근 들어 만년 하위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08~2009시즌부터 두 시즌째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는 28경기 중 단 4승밖에 거두지 못하는 ’동네 북’ 신세가 됐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1년 만에 180도 달라진 전력을 선보이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작은 지난 9월 수원ㆍIBK 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였다.

주전 선수들 모두가 살이 쏙 빠진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나더니,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등 강호를 잇따라 제압하며 준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른데다 정규리그보다 부담이 덜한 대회라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한 시선이 있었지만, 도로공사는 정규리그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찻잔 속 태풍’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9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디펜딩 챔피언’ 인삼공사와 경기는 도로공사의 강점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외국인 선수 사라 파반이 18점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했지만, 공격 점유율은 24.6%로 크지 않았다.

황민경(14점)과 이보람(11점)이 마찬가지로 20%가 넘는 공격을 책임지면서 어깨를 나란히 했고 하준임과 임효숙도 9점씩 올려 ’벌떼 공격’을 펼쳤다.

81번 중 73차례나 디그에 성공하는 등 탄탄한 수비가 바탕이 됐고 서브에이스으로 6점, 블로킹으로 8점 내는 등 공수 전 부문에서 고르게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대형 선수가 없다는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낸 결과다.

어창선 감독은 "해결사가 없으니 조직력으로 승부를 보려 했다. 여름 내내 서브 리시브 등 기본기 훈련에 충실했다. 대형 선수가 없다 보니 오히려 팀 플레이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면서 "사라 파반이 들어왔지만, 거기에 너무 의존하면 지난해와 똑같아지지 않겠는가. 세터 등 선수들에게 파반의 점유율이 30% 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좌우 쌍포와 속공 등이 함께 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도적으로 일부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배구를 하면서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개발할 수 있었던 셈이다.

어 감독은 "열심히 하기보다는 생각하는 배구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예전에는 정해져 있는 플레이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패배 의식을 떨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어 감독은 "자신감이 없어 소극적인 배구를 했었다. ’어차피 지는 거라면 강하게 하고 지자’고 얘기했다"면서 "우리는 그래서 페인트나 연타 공격이 아예 없다. 그만큼 힘있는 배구를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레프트 황민경 역시 "가장 달라진 부분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어창선 감독은 "우리 팀이 위기 관리 능력이 약했는데, 사라 파반이 들어오면서 어려움을 넘겼다. 하지만 분명히 위기는 다시 올 것"이라며 "다음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생각하고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앞으로도 ’이기자’라고 하기보다는 ’가진 것을 다 해보자’고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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