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1년에 108억 잔 …‘커피 공화국’

입력 2010.12.09 (22:18) 수정 2010.12.1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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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랑 커피 한잔 하실래요?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을 때 우리는 종종 이렇게, 운을 떼죠.



한국에서 커피는 어느새 눈 뜨면 찾는 일상음료가 됐습니다.



세계 커피 소비 대국으로 떠오른 대한민국, 먼저 커피의 변천사부터 살펴볼까요?



<리포트>



미군과 함께 들어와 우리 생활에 파고든 인스턴트 커피.



인스턴트 커피로 커피를 내리던 ’그 시절의 바리스타’ 노른자를 넣은 우리만의 커피.



<녹취>남기수(서울시 신사동) : "김마담 모닝커피 주세요!"



<녹취>서찬규(서울시 중림동) : "커피에다가 계란을 노른자만 넣어서 어떤경우에는 하루 점심거리가 되는거고. 고단했던 시절이지."



’약속 다방’ ’꽃다방’ ’양지다방’ 커피가 만든 문화 공간.



<녹취>김은석(미국 뉴욕) : "대화도 하고 청춘시나리오도 설계하고 그런 추억이 많이 있습니다."



<녹취>남기수(서울시 신사동) : "그래도 그때의 낭만이 있단 말이야. 마담 손 만지며 마담 어제 뭐했어? 나하고 데이트 한번 안할래? 이런 농담도 해가면서."



세월과 공간은 변했지만 그 시절의 문화를 대신한 ’대한민국의 커피’



지난해 우리나라 생두·원두 수입량은 11만 톤, 우리 돈으로 3천7백2십억 원 어치가 넘습니다.



이걸 원료로 커피를 만들었을 경우 모두 108억 잔입니다.



국민 1사람이 300잔 가까이 마셨다는 얘기인데, 자판기 종이컵을 기준으로 세로로 이었을 때 지구를 16바퀴 반 정도 돌았을 정도입니다.



또 국제경기를 하는 길이 50미터, 폭 20미터의 수영장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1년에 수영장 만 3천8백 개를 가득 채우고도 넘칠 만큼의 커피를 우리 국민이 마시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 입맛을 잡으려는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 현장 정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청 뒷편 거리.



크고 작은 커피 전문점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불과 100m 남짓한 거리에 스무곳 가까이 됩니다.



다섯 걸음에 하나씩 커피가게가 나타나는 셈입니다.



가까운 명동도 커피점이 백 곳 가까이 됩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른바 ’커피 전쟁’이 뜨겁습니다.



<인터뷰>박천규(경기도 성남시) : "집밖에 나오거나 사람 많은데 가는데 마다 커피 전문점이 있는 거 같아요."



현재 8개 대형 업체의 커피전문점 수는 전국적으로 1,900여 곳.



지난 3월보다 5백 곳 넘게 늘어났습니다.



기존 해외 브랜드에 토종브랜드까지 가세 하며 뜨거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커피전문점의 커피 시장 쟁탈전에 패스트푸드업체와 편의점까지 합세했고, 음료업체들도 이른바 ’돈되는 커피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전국적인 강력한 유통망이 무기입니다.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2조 3천억 원 정도.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말 그대로 코피가 터질 정도의 커피 전쟁이 한창입니다.



<질문>



대한민국은 커피가 안나지만 경쟁도 관심도 뜨겁습니다.



이소정 기자 나왔습니다.



이기자 ! 커피잔을 가져올 줄 알았는데 화분을 가지고 오셨네요?



<답변>



네, 이게 두 달 정도 자란 커피나무입니다.



<질문>



우리나라에서도 커피가 자라네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열대우림에서만 자라는 커피를 대관령 산자락에서 기르고 있는 겁니다.



올 봄 첫 국산 커피를 수확한 강릉의 커피농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숲길을 더듬어 들어가니 커피나무 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녹취> "딱딱하기보다는 대추같다~"



커피 씨앗을 심어서 한 달이 지나면 이렇게 싹이 트고 2년이 지나면 꽃이 핍니다.



5년 뒤에는 이렇게 열매 수확이 가능 합니다.



온도 맞추기가 까다로워 하루아침에 천 그루가 동사하는 등 시행착오만 10년.



그 결과 올해 5월에는 커피를 40킬로그램 이나 수확했습니다.



<인터뷰> 심지은(커피농장 기획실장) : "앞으로는 아메리카노가 아닌 코레아노를 드실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기를 바란다."



아시아 최대의 로스팅 공장에서 볶아낸 원두를 역수출하기도 합니다.



10개 나라에서 들여온 원두를 엄격한 비율로 배합하고 수분 함량과 향을 철저하게 점검합니다.



<인터뷰> 김진섭(원두 가공 담당) : "와인감별사처럼 커피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커피를 매번 볶을 때마다 맛과 향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볶은 원두 30여 톤을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내다 팔고, 타이완, 중국, 중동과도 수출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질문>



커피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가격도 다양하잖아?



<답변>



네, 355ml 한 잔 기준으로 2천원 대에서 5천원 대까지.



<질문>



그럼, 소비자들은 커피값으로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답변>



1시간 동안 400명의 시민들에게 물었더니 3천원 이하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3천원 이상은 40명도 채 안됐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현재의 커피 값에 불만이 있다는 얘기겠죠.



그럼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원재료 값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스타벅스 커피 값을 선진국들과 비교해봤습니다.



국내 아메리카노 한 잔은 3천6백 원, 카페라테는 4천백 원입니다.



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대부분 2천 원대에 팔립니다.



아메리카노는 최대 2배나 비싸고, 카페라테도 1.5배 비쌉니다.



그렇다면 커피 한 잔의 원가는 얼마일까. 커피 한 잔에는 원두는 10그램이 들어갑니다.



국내 커피 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원두 가격은 1킬로그램에 2만 5천 원 선입니다.



<녹취> 커피전문점 운영자 : "한 잔에 들어가는 값은 250원 정도... 더 낮을 수도 있겠죠. 만 5천 원 짜리 원두도 있으니까."



컵과 뚜껑 값을 다 합쳐도 커피 한 잔의 원재료 값은 4백 원 정도 밖에 안됩니다.



물론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도 감안해야 합니다.



하지만 커피 회사들이 가맹점에 원두를 공급할 때 수입한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받는 것도 커피 값이 비싼 한 원인입니다.



<녹취> 커피전문점 운영자 : "가맹본부가 7천 원에 수입했다면 가맹점에 2만 5천 원에 충분히 줄 수 있는거죠. 콩장사하기 좋은 거죠."



커피 대국으로 떠오른 한국.



소비자들은 이제 커피 산업의 외형적인 성장만큼이나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원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쌍방향 예고>



연간 2조원이 넘는 돈이 보험사기 때문에 줄줄 새고 있습니다.



가구당 매년 15만원씩 안 내도 될 보험료를 더 내는 셈인데요.



내일 ’함께’ 해법을 찾아보시죠.



KBS 홈페이지에서 지금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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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1년에 108억 잔 …‘커피 공화국’
    • 입력 2010-12-09 22:18:29
    • 수정2010-12-10 07:18:30
    뉴스 9
<앵커 멘트>

저랑 커피 한잔 하실래요?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을 때 우리는 종종 이렇게, 운을 떼죠.

한국에서 커피는 어느새 눈 뜨면 찾는 일상음료가 됐습니다.

세계 커피 소비 대국으로 떠오른 대한민국, 먼저 커피의 변천사부터 살펴볼까요?

<리포트>

미군과 함께 들어와 우리 생활에 파고든 인스턴트 커피.

인스턴트 커피로 커피를 내리던 ’그 시절의 바리스타’ 노른자를 넣은 우리만의 커피.

<녹취>남기수(서울시 신사동) : "김마담 모닝커피 주세요!"

<녹취>서찬규(서울시 중림동) : "커피에다가 계란을 노른자만 넣어서 어떤경우에는 하루 점심거리가 되는거고. 고단했던 시절이지."

’약속 다방’ ’꽃다방’ ’양지다방’ 커피가 만든 문화 공간.

<녹취>김은석(미국 뉴욕) : "대화도 하고 청춘시나리오도 설계하고 그런 추억이 많이 있습니다."

<녹취>남기수(서울시 신사동) : "그래도 그때의 낭만이 있단 말이야. 마담 손 만지며 마담 어제 뭐했어? 나하고 데이트 한번 안할래? 이런 농담도 해가면서."

세월과 공간은 변했지만 그 시절의 문화를 대신한 ’대한민국의 커피’

지난해 우리나라 생두·원두 수입량은 11만 톤, 우리 돈으로 3천7백2십억 원 어치가 넘습니다.

이걸 원료로 커피를 만들었을 경우 모두 108억 잔입니다.

국민 1사람이 300잔 가까이 마셨다는 얘기인데, 자판기 종이컵을 기준으로 세로로 이었을 때 지구를 16바퀴 반 정도 돌았을 정도입니다.

또 국제경기를 하는 길이 50미터, 폭 20미터의 수영장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1년에 수영장 만 3천8백 개를 가득 채우고도 넘칠 만큼의 커피를 우리 국민이 마시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 입맛을 잡으려는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 현장 정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청 뒷편 거리.

크고 작은 커피 전문점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불과 100m 남짓한 거리에 스무곳 가까이 됩니다.

다섯 걸음에 하나씩 커피가게가 나타나는 셈입니다.

가까운 명동도 커피점이 백 곳 가까이 됩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른바 ’커피 전쟁’이 뜨겁습니다.

<인터뷰>박천규(경기도 성남시) : "집밖에 나오거나 사람 많은데 가는데 마다 커피 전문점이 있는 거 같아요."

현재 8개 대형 업체의 커피전문점 수는 전국적으로 1,900여 곳.

지난 3월보다 5백 곳 넘게 늘어났습니다.

기존 해외 브랜드에 토종브랜드까지 가세 하며 뜨거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커피전문점의 커피 시장 쟁탈전에 패스트푸드업체와 편의점까지 합세했고, 음료업체들도 이른바 ’돈되는 커피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전국적인 강력한 유통망이 무기입니다.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2조 3천억 원 정도.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말 그대로 코피가 터질 정도의 커피 전쟁이 한창입니다.

<질문>

대한민국은 커피가 안나지만 경쟁도 관심도 뜨겁습니다.

이소정 기자 나왔습니다.

이기자 ! 커피잔을 가져올 줄 알았는데 화분을 가지고 오셨네요?

<답변>

네, 이게 두 달 정도 자란 커피나무입니다.

<질문>

우리나라에서도 커피가 자라네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열대우림에서만 자라는 커피를 대관령 산자락에서 기르고 있는 겁니다.

올 봄 첫 국산 커피를 수확한 강릉의 커피농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숲길을 더듬어 들어가니 커피나무 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녹취> "딱딱하기보다는 대추같다~"

커피 씨앗을 심어서 한 달이 지나면 이렇게 싹이 트고 2년이 지나면 꽃이 핍니다.

5년 뒤에는 이렇게 열매 수확이 가능 합니다.

온도 맞추기가 까다로워 하루아침에 천 그루가 동사하는 등 시행착오만 10년.

그 결과 올해 5월에는 커피를 40킬로그램 이나 수확했습니다.

<인터뷰> 심지은(커피농장 기획실장) : "앞으로는 아메리카노가 아닌 코레아노를 드실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기를 바란다."

아시아 최대의 로스팅 공장에서 볶아낸 원두를 역수출하기도 합니다.

10개 나라에서 들여온 원두를 엄격한 비율로 배합하고 수분 함량과 향을 철저하게 점검합니다.

<인터뷰> 김진섭(원두 가공 담당) : "와인감별사처럼 커피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커피를 매번 볶을 때마다 맛과 향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볶은 원두 30여 톤을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내다 팔고, 타이완, 중국, 중동과도 수출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질문>

커피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가격도 다양하잖아?

<답변>

네, 355ml 한 잔 기준으로 2천원 대에서 5천원 대까지.

<질문>

그럼, 소비자들은 커피값으로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답변>

1시간 동안 400명의 시민들에게 물었더니 3천원 이하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3천원 이상은 40명도 채 안됐습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현재의 커피 값에 불만이 있다는 얘기겠죠.

그럼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원재료 값이 얼마나 드는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스타벅스 커피 값을 선진국들과 비교해봤습니다.

국내 아메리카노 한 잔은 3천6백 원, 카페라테는 4천백 원입니다.

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대부분 2천 원대에 팔립니다.

아메리카노는 최대 2배나 비싸고, 카페라테도 1.5배 비쌉니다.

그렇다면 커피 한 잔의 원가는 얼마일까. 커피 한 잔에는 원두는 10그램이 들어갑니다.

국내 커피 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원두 가격은 1킬로그램에 2만 5천 원 선입니다.

<녹취> 커피전문점 운영자 : "한 잔에 들어가는 값은 250원 정도... 더 낮을 수도 있겠죠. 만 5천 원 짜리 원두도 있으니까."

컵과 뚜껑 값을 다 합쳐도 커피 한 잔의 원재료 값은 4백 원 정도 밖에 안됩니다.

물론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도 감안해야 합니다.

하지만 커피 회사들이 가맹점에 원두를 공급할 때 수입한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받는 것도 커피 값이 비싼 한 원인입니다.

<녹취> 커피전문점 운영자 : "가맹본부가 7천 원에 수입했다면 가맹점에 2만 5천 원에 충분히 줄 수 있는거죠. 콩장사하기 좋은 거죠."

커피 대국으로 떠오른 한국.

소비자들은 이제 커피 산업의 외형적인 성장만큼이나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원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쌍방향 예고>

연간 2조원이 넘는 돈이 보험사기 때문에 줄줄 새고 있습니다.

가구당 매년 15만원씩 안 내도 될 보험료를 더 내는 셈인데요.

내일 ’함께’ 해법을 찾아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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