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들 미쳤다’ 상무 새 홈서 열광

입력 2010.12.09 (22:41) 수정 2010.12.0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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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내가 정신이 없네요. 우리 애들이 미쳤어요. 하하"



프로배구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명문팀 삼성화재를 물리친 상무신협의 최삼환(55)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내내 싱글벙글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상무신협은 9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지난 시즌 우승팀 삼성화재와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아마추어 초청팀으로 2005년 프로배구에 처음 참가한 이래 상무신협이 삼성화재를 꺾은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두 번째다. 통산 전적 2승36패로 절대 열세다.



이날 경기도 당초 삼성화재의 낙승이 예상됐다. 레프트 강동진과 센터 하현용 등이 들어와 전력이 상승하긴 했지만 가빈과 박철우 쌍포가 버티는 삼성화재를 이기기는 버거웠다.



그러나 상무신협은 초반부터 블로킹이 살아나면서 1, 2세트를 내리 따내더니 5세트에도 삼성화재의 상승세를 잠재우고 승리를 따낸 것이다.



최삼환 감독은 "가빈이라는 큰 선수가 있지만, 높지 않은 곳도 있는 만큼 거기에 공격을 집중했다. 가빈에 대한 마크도 적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은 삼성화재의 승인을 '빠른 플레이'에서 찾았다. "아무래도 높이에서 밀리는 만큼 우리는 빨라야만 이길 수 있다. 한 템포 빠른 조직력이 상무신협의 팀 컬러"라는 설명이다.



이런 장점을 살리기까지 부단한 훈련이 뒷받침된 것은 물론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바뀌어서 조직력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8월 말부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야간훈련까지 치르며 고생하며 준비한 게 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가빈과 박철우, 손재홍 등 삼성화재 공격수들을 철저히 막은 블로킹에 대해서는 "우리 애들이 미쳤다"며 웃으면서도 "블로킹 연습을 많이 했다. 연습 없이 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4개의 블로킹을 성공한 센터 하현용도 "공격수 성향에 따라 감독님이 주문한 코스대로 막은 게 주효했다"며 철저히 준비한 승리였다고 밝혔다.



철저히 준비했지만, 역시 의외의 승리였던 만큼 상무신협 선수단과 홈구장 성남체육관 분위기는 잔칫집을 방불케 했다.



초반부터 상무신협의 기세에 매료된 관중은 아예 5세트 후반부터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고, 홍정표의 마지막 스파이크가 폭발하는 순간 체육관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선수들도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 마냥 부둥켜안고 환희의 포효를 질렀다.



첫 홈경기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기쁨이 컸다. 그동안 홈이 없어 원정 경기만 치러야 했던 상무신협은 올 시즌에 처음으로 성남을 홈으로 갖게 됐다.



최삼환 감독은 "근처 부대원들의 응원이 많이 격려됐다. 사실 경기장에 내 사진이 걸린 것도 6년 만에 처음이다. 오늘 등장할 때는 장내 아나운서가 '프로 잡는 하이에나'라고 소개까지 해 주지 않았느냐. 이것도 처음이다"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레프트 강동진 역시 "상무신협이 예전엔 이런 응원을 받지 못했는데, 덕분에 힘을 내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 앞으로도 홈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게 우리 몫인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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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애들 미쳤다’ 상무 새 홈서 열광
    • 입력 2010-12-09 22:41:47
    • 수정2010-12-09 22:43:47
    연합뉴스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내가 정신이 없네요. 우리 애들이 미쳤어요. 하하"

프로배구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명문팀 삼성화재를 물리친 상무신협의 최삼환(55)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내내 싱글벙글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상무신협은 9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지난 시즌 우승팀 삼성화재와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아마추어 초청팀으로 2005년 프로배구에 처음 참가한 이래 상무신협이 삼성화재를 꺾은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두 번째다. 통산 전적 2승36패로 절대 열세다.

이날 경기도 당초 삼성화재의 낙승이 예상됐다. 레프트 강동진과 센터 하현용 등이 들어와 전력이 상승하긴 했지만 가빈과 박철우 쌍포가 버티는 삼성화재를 이기기는 버거웠다.

그러나 상무신협은 초반부터 블로킹이 살아나면서 1, 2세트를 내리 따내더니 5세트에도 삼성화재의 상승세를 잠재우고 승리를 따낸 것이다.

최삼환 감독은 "가빈이라는 큰 선수가 있지만, 높지 않은 곳도 있는 만큼 거기에 공격을 집중했다. 가빈에 대한 마크도 적중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은 삼성화재의 승인을 '빠른 플레이'에서 찾았다. "아무래도 높이에서 밀리는 만큼 우리는 빨라야만 이길 수 있다. 한 템포 빠른 조직력이 상무신협의 팀 컬러"라는 설명이다.

이런 장점을 살리기까지 부단한 훈련이 뒷받침된 것은 물론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바뀌어서 조직력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8월 말부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야간훈련까지 치르며 고생하며 준비한 게 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가빈과 박철우, 손재홍 등 삼성화재 공격수들을 철저히 막은 블로킹에 대해서는 "우리 애들이 미쳤다"며 웃으면서도 "블로킹 연습을 많이 했다. 연습 없이 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4개의 블로킹을 성공한 센터 하현용도 "공격수 성향에 따라 감독님이 주문한 코스대로 막은 게 주효했다"며 철저히 준비한 승리였다고 밝혔다.

철저히 준비했지만, 역시 의외의 승리였던 만큼 상무신협 선수단과 홈구장 성남체육관 분위기는 잔칫집을 방불케 했다.

초반부터 상무신협의 기세에 매료된 관중은 아예 5세트 후반부터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고, 홍정표의 마지막 스파이크가 폭발하는 순간 체육관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선수들도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 마냥 부둥켜안고 환희의 포효를 질렀다.

첫 홈경기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기쁨이 컸다. 그동안 홈이 없어 원정 경기만 치러야 했던 상무신협은 올 시즌에 처음으로 성남을 홈으로 갖게 됐다.

최삼환 감독은 "근처 부대원들의 응원이 많이 격려됐다. 사실 경기장에 내 사진이 걸린 것도 6년 만에 처음이다. 오늘 등장할 때는 장내 아나운서가 '프로 잡는 하이에나'라고 소개까지 해 주지 않았느냐. 이것도 처음이다"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레프트 강동진 역시 "상무신협이 예전엔 이런 응원을 받지 못했는데, 덕분에 힘을 내서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 앞으로도 홈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게 우리 몫인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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