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우리, 비디오 판독 ‘오심 논란’

입력 2010.12.1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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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의 `다윗과 골리앗' 싸움으로 불릴만했던 우리캐피탈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나온 비디오 판독 `오심'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문제의 장면은 12일 천안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우리캐피탈과 현대캐피탈 간 5세트 11-11 상황에서 불거졌다.

현대캐피탈의 특급 외국인 선수 헥터 소토가 스파이크를 때리는 순간 우리캐피탈의 김정환이 블로킹을 잡으려고 점프했고 공은 그대로 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주심을 맡은 최영일 심판은 아웃을 선언하고 우리캐피탈의 득점을 인정했다. 소토가 김정환의 손가락을 맞고 나갔다며 항의하자 최영일 주심은 부심과 선심과 합의 판정을 거쳐 다시 아웃으로 선언해 우리캐피탈이 12-11로 앞섰다.

그 순간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이 경기를 녹화 중계한 KBS N의 리플레이 장면에선 김정환의 손이 이미 앞으로 뻗어나갔고 소토가 때린 공은 이후 궤적을 그리며 라인 밖으로 벗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장윤창 경기감독관의 발표는 예상을 뒤엎었다. "김정환의 손가락을 맞고 나갔기 때문에 터치 아웃"이라고 애초 심판 판정을 뒤엎은 것이다. 어윤홍 경기판독관, 서태원 심판감독관과 협의를 거쳐 발표한 것이었지만 이 비디오 판정은 오심 논란에 휩싸였다.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은 항의하다가 경기 재개에 응했고 결국 분위기를 탄 홈팀 현대캐피탈이 소토의 매서운 화력을 앞세워 15-13으로 마무리하면서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챙겼다. 현대캐피탈이 개막 후 2연패 사슬을 끊는 시즌 첫 승리인 반면 프로팀 중 최약체임에도 2연승 돌풍을 일으켰던 우리캐피탈은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그러나 대다수 배구팬은 비디오 판독 결과가 명백한 `오심'이라며 한국배구연맹(KOVO)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비난 글을 쏟아냈다.

오랜만에 삼성화재-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가 깨지면서 전력 평준화로 어느 해보다 흥행이 예상됐지만 `엉터리 판정' 탓에 배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오심을 질타하는 글이 자유게시판을 가득 메웠다.

현대캐피탈이 데려온 베테랑 세터 최태웅의 위력과 `특급 용병' 소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평한 팬들마저 `명승부에 오점을 남긴 판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장윤창 경기감독관은 "화면이 선명하지 않았지만 합의 판정에서 세 명 모두 손가락을 맞은 것으로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비디오 판정에서 `판독 불가'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판정 배경을 밝혔다.

배구연맹이 심판 판정에 따른 잡음을 최소화하려고 보조적으로 도입한 비디오 판정은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이 공존했다.

판정 불만은 다소 줄었지만 잘못된 비디오 판정 결과는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며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은 "그런 식으로 경기의 흐름을 망쳐 놓는 건 배구인으로서 수치"라며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판정을 떠나 우리는 집중력이 흐트러진 반면 현대캐피탈이 집중해 이긴 것"이라며 결과에는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캐피탈은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관례에 따라 결과가 번복되지 않더라도 오심 여부를 가리도록 배구연맹에 요청할 예정이다.

배구연맹은 우리캐피탈이 문제를 제기하면 해당 장면 분석을 거쳐 해당 경기감독관 및 판독관의 잘잘못을 따질 계획이다.

이선구 경기운영위원장은 "직접 경기를 보지 못했지만 판독위원 세 명이 앞에서 본 장면에선 김정환의 손을 맞고 나갔다는 보고를 받았다. 17일 사후 판독 결과를 보고 오심 여부에 따라 문책 등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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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우리, 비디오 판독 ‘오심 논란’
    • 입력 2010-12-13 11:15:04
    연합뉴스
남자 프로배구의 `다윗과 골리앗' 싸움으로 불릴만했던 우리캐피탈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나온 비디오 판독 `오심'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문제의 장면은 12일 천안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우리캐피탈과 현대캐피탈 간 5세트 11-11 상황에서 불거졌다. 현대캐피탈의 특급 외국인 선수 헥터 소토가 스파이크를 때리는 순간 우리캐피탈의 김정환이 블로킹을 잡으려고 점프했고 공은 그대로 라인 밖으로 벗어났다. 주심을 맡은 최영일 심판은 아웃을 선언하고 우리캐피탈의 득점을 인정했다. 소토가 김정환의 손가락을 맞고 나갔다며 항의하자 최영일 주심은 부심과 선심과 합의 판정을 거쳐 다시 아웃으로 선언해 우리캐피탈이 12-11로 앞섰다. 그 순간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이 경기를 녹화 중계한 KBS N의 리플레이 장면에선 김정환의 손이 이미 앞으로 뻗어나갔고 소토가 때린 공은 이후 궤적을 그리며 라인 밖으로 벗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장윤창 경기감독관의 발표는 예상을 뒤엎었다. "김정환의 손가락을 맞고 나갔기 때문에 터치 아웃"이라고 애초 심판 판정을 뒤엎은 것이다. 어윤홍 경기판독관, 서태원 심판감독관과 협의를 거쳐 발표한 것이었지만 이 비디오 판정은 오심 논란에 휩싸였다.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은 항의하다가 경기 재개에 응했고 결국 분위기를 탄 홈팀 현대캐피탈이 소토의 매서운 화력을 앞세워 15-13으로 마무리하면서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챙겼다. 현대캐피탈이 개막 후 2연패 사슬을 끊는 시즌 첫 승리인 반면 프로팀 중 최약체임에도 2연승 돌풍을 일으켰던 우리캐피탈은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그러나 대다수 배구팬은 비디오 판독 결과가 명백한 `오심'이라며 한국배구연맹(KOVO)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비난 글을 쏟아냈다. 오랜만에 삼성화재-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가 깨지면서 전력 평준화로 어느 해보다 흥행이 예상됐지만 `엉터리 판정' 탓에 배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오심을 질타하는 글이 자유게시판을 가득 메웠다. 현대캐피탈이 데려온 베테랑 세터 최태웅의 위력과 `특급 용병' 소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자평한 팬들마저 `명승부에 오점을 남긴 판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장윤창 경기감독관은 "화면이 선명하지 않았지만 합의 판정에서 세 명 모두 손가락을 맞은 것으로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비디오 판정에서 `판독 불가'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판정 배경을 밝혔다. 배구연맹이 심판 판정에 따른 잡음을 최소화하려고 보조적으로 도입한 비디오 판정은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이 공존했다. 판정 불만은 다소 줄었지만 잘못된 비디오 판정 결과는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며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은 "그런 식으로 경기의 흐름을 망쳐 놓는 건 배구인으로서 수치"라며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판정을 떠나 우리는 집중력이 흐트러진 반면 현대캐피탈이 집중해 이긴 것"이라며 결과에는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캐피탈은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관례에 따라 결과가 번복되지 않더라도 오심 여부를 가리도록 배구연맹에 요청할 예정이다. 배구연맹은 우리캐피탈이 문제를 제기하면 해당 장면 분석을 거쳐 해당 경기감독관 및 판독관의 잘잘못을 따질 계획이다. 이선구 경기운영위원장은 "직접 경기를 보지 못했지만 판독위원 세 명이 앞에서 본 장면에선 김정환의 손을 맞고 나갔다는 보고를 받았다. 17일 사후 판독 결과를 보고 오심 여부에 따라 문책 등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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