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리 “악재 딛고 금메달 쏠래요”

입력 2010.12.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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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웬말이에요"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사격 스타 이윤리(36)는 첫 경기를 마치고 일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윤리는 13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사격장에서 열렸던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 예선에서 371점을 쏴 10위에 그치면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나서지 못했다.

함께 출전한 동료 김임연(43)은 4위, 강명순(43)은 6위에 그쳤다.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 나올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한국의 첫 번째 금메달은 이어 열린 수영 남자 계영에서 나왔다.

중국으로 떠나오기 며칠 전 이윤리는 전기장판 온도를 높였다가 발뒤꿈치에 2도 화상을 입는 바람에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추운 날씨에 훈련하고 집에 돌아와 몸을 녹이려다 상처를 입고 병원을 오간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다리에 경직이 더욱 심해져 경기를 할 때 특히 신경이 쓰인다. 첫날 경기에서 고스란히 그 영향을 받았다.

여전히 왼쪽 발에 붕대를 감은 이윤리는 "무엇보다도 다리 경직이 너무 심해서 몸과 감정 모두 컨트롤이 안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국내 대회에서도 7점은 안 쏘는데 7점도 나왔다. 연습 때처럼 0점이나 5점이 안 나온 게 오히려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다리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바로 점수에 드러난다. 약을 먹고 나서려고 해도 어지럼증 때문에 어렵다.

이윤리는 "사격이 예민한 운동이라 마비된 다리가 움직이면 정말 제어가 안된다"면서 "사실 상태가 심해져서 다음 경기 결과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여자 50m 소총 3자세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주인공이기에 이윤리에 대한 믿음을 접을 수는 없다.

이윤리는 오는 16일 50m 소총 3자세에 출전해 김임연과 다시 메달 사냥에 나선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특전사 저격수 출신인 이춘희 씨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 금메달은 '필수 혼수품'이다.

이윤리는 "첫날 경기 같은 일은 이제 절대 없어야 한다"면서 "일단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부모님도 예비 남편도 모두 걱정하고 있다"면서 "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지만 금메달을 따서 결혼 선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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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리 “악재 딛고 금메달 쏠래요”
    • 입력 2010-12-14 13:12:36
    연합뉴스
"이게 웬말이에요"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사격 스타 이윤리(36)는 첫 경기를 마치고 일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윤리는 13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사격장에서 열렸던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 예선에서 371점을 쏴 10위에 그치면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나서지 못했다. 함께 출전한 동료 김임연(43)은 4위, 강명순(43)은 6위에 그쳤다.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 나올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한국의 첫 번째 금메달은 이어 열린 수영 남자 계영에서 나왔다. 중국으로 떠나오기 며칠 전 이윤리는 전기장판 온도를 높였다가 발뒤꿈치에 2도 화상을 입는 바람에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추운 날씨에 훈련하고 집에 돌아와 몸을 녹이려다 상처를 입고 병원을 오간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다리에 경직이 더욱 심해져 경기를 할 때 특히 신경이 쓰인다. 첫날 경기에서 고스란히 그 영향을 받았다. 여전히 왼쪽 발에 붕대를 감은 이윤리는 "무엇보다도 다리 경직이 너무 심해서 몸과 감정 모두 컨트롤이 안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국내 대회에서도 7점은 안 쏘는데 7점도 나왔다. 연습 때처럼 0점이나 5점이 안 나온 게 오히려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다리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바로 점수에 드러난다. 약을 먹고 나서려고 해도 어지럼증 때문에 어렵다. 이윤리는 "사격이 예민한 운동이라 마비된 다리가 움직이면 정말 제어가 안된다"면서 "사실 상태가 심해져서 다음 경기 결과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여자 50m 소총 3자세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주인공이기에 이윤리에 대한 믿음을 접을 수는 없다. 이윤리는 오는 16일 50m 소총 3자세에 출전해 김임연과 다시 메달 사냥에 나선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특전사 저격수 출신인 이춘희 씨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 금메달은 '필수 혼수품'이다. 이윤리는 "첫날 경기 같은 일은 이제 절대 없어야 한다"면서 "일단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부모님도 예비 남편도 모두 걱정하고 있다"면서 "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지만 금메달을 따서 결혼 선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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