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헤지펀드’ 불씨…언제 도입되나

입력 2010.12.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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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헤지펀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내년에 관련 법규와 제도를 손질하기로 함에 따라 불모지와 다름없는 국내 헤지펀드 시장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금융위가 시스템 리스크 증대와 투자자 보호 문제 등의 우려에도 헤지펀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자본시장의 장기적 구조변화에 대응하고 금융산업의 성장성을 높이려면 헤지펀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 성장률 둔화와 인구의 고령화, 나아가 금융자산의 축적 규모가 점차 증가하면서 자본시장의 새로운 수요기반으로서 헤지펀드 도입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는 실정이다.

하지만, 관련 법규 개정과 국회 통과까지 진통이 예상돼 내년 시행 여부는 불확실하다. 또 성공적인 헤지펀드 도입을 보장할 관련 산업 인프라도 열악한 실정이어서 헤지펀드 산업이 활성화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헤지펀드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이 헤지펀드에 대해 말하지만, 헤지펀드에 대한 명확하고 합의된 정의는 없다.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헤지펀드가 가진 주요한 특성을 통해 구분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헤지펀드는 우선 투자 대상과 자산운용에 관한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헤지펀드 매니저는 유연한 투자 정책을 갖고 능동적으로 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

차입(레버리지)과 공매도를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 일반적인 펀드가 시장의 벤치마크를 비교 대상으로 해 상대적으로 성과를 측정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헤지펀드는 절대수익을 추구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이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통적인 펀드가 운용보수만 부과하는 데 비해 헤지펀드는 평균적으로 2%의 운용보수와 20%의 성과보수가 적용된다.

성과보수는 최대한의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해 부과되는데, 연간 수익의 15~25% 수준이다. 이러한 성과보수에 힘입어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헤지펀드는 일반적으로 특정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모로 발매된다. 그 이유는 투자의 위험을 알고 그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발매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는 운용기간에 제한이 없고 보통 분기별로 환매를 허용하며 최초의 매각제한 기간에는 환매가 금지된다.

이러한 매각 제한은 투자자로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매니저는 시장등락에 따른 불규칙한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보다 투자에 집중할 수 있어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투자가 가능하다.

헤지펀드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은 '고위험 고수익'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헤지펀드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는 주식 대비 매우 높은 위험 조정 수익률을 보여준다. 즉 헤지펀드의 '헤지'가 실제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주식에 가깝고 변동성은 채권에 가까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주식과 채권에 비해 높은 위험 조정 수익률을 보여주는 헤지펀드의 특성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먼저 어필할 수 있는 투자포인트다.

◇국내에도 헤지펀드 시대 올까

금융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우리나라에 헤지펀드를 포함한 사모펀드의 본격 운용 개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헤지펀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이러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은 올해 초부터 활발하게 논의가 됐던 사안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헤지펀드 관련 규제 강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관련 법 개정 작업이 미뤄져 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5월 말 사모투자전문회사의 투자영역을 전면 확대하고 차입 한도도 400% 이상으로 늘리는 내용의 '사모펀드 제도 선진화 방안' 용역 결과를 내놓고, 공청회를 열어 헤지펀드 활성화를 위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을 둘러싼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처럼 헤지펀드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내년에 실제 시행으로까지 연결될지는 불확실하다.

또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내년 정기 국회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유예기간을 감안하면 내후년이나 2013년께 우리나라에 헤지펀드를 포함한 사모펀드가 본격 도입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 김철배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전세계적으로 헤지펀드 관련 규제 강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관련 법안 제정 및 개정과 국회 통과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제도 개정뿐만 아니라 헤지펀드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헤지펀드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된다.

삼성증권 전 균 애널리스트는 "조만간 국내에도 헤지펀드 도입이 이뤄질 테지만 국내 여건상 해외와 같은 헤지펀드 업계의 활성화에는 당분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규제 여건과 함께 헤지펀드 산업의 인프라로 헤지펀드 거래 실행과 운영을 책임지는 프라임브로커의 미흡, 세금 문제 등으로 본격적인 헤지펀드 산업의 활성화는 장기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장기적으로 국내 자산시장 전망이 통일비용이나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금융자산 구성에서 다양한 해외 자산이 좀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특히 저위험-중수익을 노리는 거액자산가는 자산배분을 할 곳이 마땅치 않은데 헤지펀드는 저위험-중수익 상품구조로 향후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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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살아난 ‘헤지펀드’ 불씨…언제 도입되나
    • 입력 2010-12-14 16:23:19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헤지펀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내년에 관련 법규와 제도를 손질하기로 함에 따라 불모지와 다름없는 국내 헤지펀드 시장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금융위가 시스템 리스크 증대와 투자자 보호 문제 등의 우려에도 헤지펀드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자본시장의 장기적 구조변화에 대응하고 금융산업의 성장성을 높이려면 헤지펀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 성장률 둔화와 인구의 고령화, 나아가 금융자산의 축적 규모가 점차 증가하면서 자본시장의 새로운 수요기반으로서 헤지펀드 도입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는 실정이다. 하지만, 관련 법규 개정과 국회 통과까지 진통이 예상돼 내년 시행 여부는 불확실하다. 또 성공적인 헤지펀드 도입을 보장할 관련 산업 인프라도 열악한 실정이어서 헤지펀드 산업이 활성화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헤지펀드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이 헤지펀드에 대해 말하지만, 헤지펀드에 대한 명확하고 합의된 정의는 없다.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헤지펀드가 가진 주요한 특성을 통해 구분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헤지펀드는 우선 투자 대상과 자산운용에 관한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헤지펀드 매니저는 유연한 투자 정책을 갖고 능동적으로 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 차입(레버리지)과 공매도를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 일반적인 펀드가 시장의 벤치마크를 비교 대상으로 해 상대적으로 성과를 측정하는 데 반해 대부분의 헤지펀드는 절대수익을 추구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이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통적인 펀드가 운용보수만 부과하는 데 비해 헤지펀드는 평균적으로 2%의 운용보수와 20%의 성과보수가 적용된다. 성과보수는 최대한의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해 부과되는데, 연간 수익의 15~25% 수준이다. 이러한 성과보수에 힘입어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헤지펀드는 일반적으로 특정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모로 발매된다. 그 이유는 투자의 위험을 알고 그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발매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는 운용기간에 제한이 없고 보통 분기별로 환매를 허용하며 최초의 매각제한 기간에는 환매가 금지된다. 이러한 매각 제한은 투자자로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매니저는 시장등락에 따른 불규칙한 환매 요청에 대응하기보다 투자에 집중할 수 있어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투자가 가능하다. 헤지펀드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은 '고위험 고수익'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헤지펀드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는 주식 대비 매우 높은 위험 조정 수익률을 보여준다. 즉 헤지펀드의 '헤지'가 실제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주식에 가깝고 변동성은 채권에 가까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주식과 채권에 비해 높은 위험 조정 수익률을 보여주는 헤지펀드의 특성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먼저 어필할 수 있는 투자포인트다. ◇국내에도 헤지펀드 시대 올까 금융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우리나라에 헤지펀드를 포함한 사모펀드의 본격 운용 개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헤지펀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이러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은 올해 초부터 활발하게 논의가 됐던 사안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헤지펀드 관련 규제 강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관련 법 개정 작업이 미뤄져 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5월 말 사모투자전문회사의 투자영역을 전면 확대하고 차입 한도도 400% 이상으로 늘리는 내용의 '사모펀드 제도 선진화 방안' 용역 결과를 내놓고, 공청회를 열어 헤지펀드 활성화를 위한 사모펀드 제도개선 방안을 둘러싼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처럼 헤지펀드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내년에 실제 시행으로까지 연결될지는 불확실하다. 또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내년 정기 국회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유예기간을 감안하면 내후년이나 2013년께 우리나라에 헤지펀드를 포함한 사모펀드가 본격 도입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 김철배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전세계적으로 헤지펀드 관련 규제 강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관련 법안 제정 및 개정과 국회 통과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제도 개정뿐만 아니라 헤지펀드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헤지펀드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된다. 삼성증권 전 균 애널리스트는 "조만간 국내에도 헤지펀드 도입이 이뤄질 테지만 국내 여건상 해외와 같은 헤지펀드 업계의 활성화에는 당분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규제 여건과 함께 헤지펀드 산업의 인프라로 헤지펀드 거래 실행과 운영을 책임지는 프라임브로커의 미흡, 세금 문제 등으로 본격적인 헤지펀드 산업의 활성화는 장기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장기적으로 국내 자산시장 전망이 통일비용이나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금융자산 구성에서 다양한 해외 자산이 좀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특히 저위험-중수익을 노리는 거액자산가는 자산배분을 할 곳이 마땅치 않은데 헤지펀드는 저위험-중수익 상품구조로 향후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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