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맹수류 탈출 체계적 매뉴얼 절실

입력 2010.12.1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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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지난 6일 인근 청계산으로 달아난 6살짜리 말레이곰 '꼬마'가 탈출 9일 만인 15일 오전 포획돼 소동이 일단락됐다.

입산통제에 따른 등산객과 상인들의 불편은 물론 소방헬기와 소방관과 경찰 등 대규모 수색팀 동원 등 30∼40㎏짜리 작은곰 한 마리를 잡는데 치른 대가는 예상외로 컸다.

이번 꼬마 탈출은 맹수류에 대한 관리소홀과 함께 초동대처 미흡, 포획과정에서의 문제점 등 총체적 허점을 드러내 관련 유관기관의 협조체계 구축 등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공원은 지난 6일 오전 10시20분 말레이곰이 우리를 탈출하자 자체포획에 나섰다가 1시간20분이 지나서야 소방서에 신고하는 등 초동대처부터 허둥지둥했다.

100m를 10초 전후에 달릴 정도의 민첩성과 높은 지능을 보유한 꼬마의 속성을 사육 전문가들이 간과한 셈이다.

서울대공원은 또 6살짜리 혈기왕성한 꼬마를 30살짜리 늙은 암컷과의 짝짓기를 무리하게 시도해 꼬마가 스트레스를 받아 탈출했다는 지적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도 했다.

포획과정에서 서울대공원과 소방서, 경찰, 엽사가 일원화된 지휘체계 없이 별도로 작전을 펼쳐 조기 포획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관계자는 "협회 엽사 12명이 투입돼 포획에 나섰지만 소방서, 경찰 등과 긴급연락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채 따로따로 움직였다"며 "헬기는 원거리에서 곰의 위치만 계속 파악해야 하는데 저공비행으로 곰을 흥분시키고 엉뚱한 방향으로 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마취총은 사거리가 15∼30m에 불과하고 헬기가 접근할 경우 바람으로 정확히 맞추기 어렵다"며 "기본적인 사항도 모르고 작전이 펼쳐졌고, 곰이 근거리에서 목격된 적이 있는데 어떤 기관은 공명심에 전문가인 엽사를 제치고 자신들이 붙잡겠다고 나섰다가 허탕을 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포획을 위해 등산로를 일단 막았다가 상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나흘만인 10일 오후 4시30분에 개방, 주먹구구식 등산로 통제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냈다.

한 등산객은 서울대공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지리산에 반달곰을 방사했지만 등산로를 막지는 않는다"며 등산로 통제의 근거를 따지기도 했다.

의왕시청 등산휴양림과 관계자는 "등산로 통제 및 개방 권한은 엄연히 지자체에 있는데 곰 관리를 잘못한 서울대공원이 등산로 개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지자체에 통보만 하는 등 협조체계가 원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맹수류 탈출에 따른 인명피해 등을 대비하기 위한 맞춤형 매뉴얼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4년 1월에는 과천서울대공원에서 이송중이던 늑대가 나무우리를 물어뜯고 탈출해 청계산과 주택가를 활보하다 이틀만에 붙잡힌 적이 있다.

또 2009년 8월에는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에서 늑대가 탈출했다가 사살되기도 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맹수류 탈출시 소방서 등 관계기관 연락과 비상상황실 운영 등만 대응책으로 마련됐을 뿐 상세한 매뉴얼은 부족하다"며 "맹수류 우리의 잠금장치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함께 조속한 포획과 시민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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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복되는 맹수류 탈출 체계적 매뉴얼 절실
    • 입력 2010-12-15 13:02:17
    연합뉴스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지난 6일 인근 청계산으로 달아난 6살짜리 말레이곰 '꼬마'가 탈출 9일 만인 15일 오전 포획돼 소동이 일단락됐다. 입산통제에 따른 등산객과 상인들의 불편은 물론 소방헬기와 소방관과 경찰 등 대규모 수색팀 동원 등 30∼40㎏짜리 작은곰 한 마리를 잡는데 치른 대가는 예상외로 컸다. 이번 꼬마 탈출은 맹수류에 대한 관리소홀과 함께 초동대처 미흡, 포획과정에서의 문제점 등 총체적 허점을 드러내 관련 유관기관의 협조체계 구축 등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공원은 지난 6일 오전 10시20분 말레이곰이 우리를 탈출하자 자체포획에 나섰다가 1시간20분이 지나서야 소방서에 신고하는 등 초동대처부터 허둥지둥했다. 100m를 10초 전후에 달릴 정도의 민첩성과 높은 지능을 보유한 꼬마의 속성을 사육 전문가들이 간과한 셈이다. 서울대공원은 또 6살짜리 혈기왕성한 꼬마를 30살짜리 늙은 암컷과의 짝짓기를 무리하게 시도해 꼬마가 스트레스를 받아 탈출했다는 지적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도 했다. 포획과정에서 서울대공원과 소방서, 경찰, 엽사가 일원화된 지휘체계 없이 별도로 작전을 펼쳐 조기 포획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관계자는 "협회 엽사 12명이 투입돼 포획에 나섰지만 소방서, 경찰 등과 긴급연락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채 따로따로 움직였다"며 "헬기는 원거리에서 곰의 위치만 계속 파악해야 하는데 저공비행으로 곰을 흥분시키고 엉뚱한 방향으로 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마취총은 사거리가 15∼30m에 불과하고 헬기가 접근할 경우 바람으로 정확히 맞추기 어렵다"며 "기본적인 사항도 모르고 작전이 펼쳐졌고, 곰이 근거리에서 목격된 적이 있는데 어떤 기관은 공명심에 전문가인 엽사를 제치고 자신들이 붙잡겠다고 나섰다가 허탕을 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포획을 위해 등산로를 일단 막았다가 상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나흘만인 10일 오후 4시30분에 개방, 주먹구구식 등산로 통제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냈다. 한 등산객은 서울대공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지리산에 반달곰을 방사했지만 등산로를 막지는 않는다"며 등산로 통제의 근거를 따지기도 했다. 의왕시청 등산휴양림과 관계자는 "등산로 통제 및 개방 권한은 엄연히 지자체에 있는데 곰 관리를 잘못한 서울대공원이 등산로 개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지자체에 통보만 하는 등 협조체계가 원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맹수류 탈출에 따른 인명피해 등을 대비하기 위한 맞춤형 매뉴얼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4년 1월에는 과천서울대공원에서 이송중이던 늑대가 나무우리를 물어뜯고 탈출해 청계산과 주택가를 활보하다 이틀만에 붙잡힌 적이 있다. 또 2009년 8월에는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에서 늑대가 탈출했다가 사살되기도 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맹수류 탈출시 소방서 등 관계기관 연락과 비상상황실 운영 등만 대응책으로 마련됐을 뿐 상세한 매뉴얼은 부족하다"며 "맹수류 우리의 잠금장치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함께 조속한 포획과 시민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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