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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 특별훈련…‘뭐예요?’ ‘어디로 대피해요?’
입력 2010.12.15 (16:13) 연합뉴스
공무원들은 '신속대피', 시민들은 '갈팡질팡'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도발에 이어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15일 오후 2시 35년만에 처음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민방위 특별훈련이 실시됐다.

그러나 연평도를 마주보고 있는 인천시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제대로 된 대피소 부족과 홍보부족 등으로 형식적인 훈련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공무원들은 대체로 `신속대피'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자 경기도청 직원들은 모두 사무실의 불을 끄고 비상대피시설로 신속히 이동했으며 경기경찰청 임직원 659명도 부서별로 지정된 각 건물 지하로 일제히 대피했다.

성남시청은 각 과 사무실에 비상근무직원 1명만 남겨놓고 전원 지하 2층에 마련된 1급 방호시설 `충무시설 을지연습장'으로 대피했으며, 충북도교육청 직원 250여명도 비상계획담당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본관 건물 지하실로 내려갔다.

수원 지방법원에서는 이날 특별훈련으로 오후 2시로 예정된 김상곤 도교육감의 선거법위반 사건 첫 공판이 30분 연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정부종합청사 공무원들은 사무실에서 대피한 뒤 계단에 모여 잡담을 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형식적인 훈련에 그친 분위기였다.

◇일부 시민 "사이렌 소리도 못 들었는데.."

공무원들과 달리 일반 주택가와 도심 외곽, 시장, 공장지역 등에서는 주민들이 사이렌이 울려도 대피하지 않거나 아예 훈련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경기 안양시 외곽의 한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는 김모(44)씨는 "여기서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서 "훈련이 시작된 것도 몰랐으니까 대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원시 조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단지내 방송시설을 통해 대피지침을 안내했으나 실제 건물 지하로 이동하는 주민은 많지 않았고, 통제요원들이 배치되지 않은 도로 곳곳에서는 많은 차량들이 주행을 계속했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는 민방공 훈련이 시작되자 일부 상인들이 지하층이나 지하주차장으로 대피했으나 모든 상인이 훈련에 참여하지는 않아 긴장감이 떨어졌다.

국제시장 상인들도 따로 대피하지 않고 가게에 머물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훈련상황을 청취했고, 상가 인근 도로에서는 일부 운전자들과 통제요원 간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훈련 시작 20분 전부터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고 공무원 등 10여명이 동원돼 훈련사실을 알렸지만 시민들은 대피 요구에 당황해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훈련 사실을 몰랐던데다가 고객들의 불편이 우려돼 억지로 대피소로 대피시킬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학교들 "대피는 해야겠는데 어디로?"

수원 조원중학교는 별도 대피시설이 없어 학생들이 학교 건물 뒤편 야외공연장으로 이동했고 청주 산성초교의 경우, 강당 건물 아래 지하 주차장으로 대피했다.

또 대전 탄방중학교와 둔산중학교 학생들은 교사들의 인솔 아래 운동장 스탠드로 대피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둔산중 2층 이상 교실에 있던 학생 1천700여명과 둔산초등학교 학생 1천100여명은 교실에 머물면서 방송을 청취했다.

파주 검산초등학교는 방과후 활동 중이던 학생들이 교실보다 밀폐된 구조를 지닌 지하 1층 보육시설로 대피했다.

울산지역은 140개 초.중.고교 가운데 약 70%인 98개 학교에서 포탄이 떨어지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볼 수 있는 강당이나 교실로 학생들을 대피시켜 '대피'에 대한 개념 정립과 함께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말고사가 진행되고 있는 학교들은 오전 시험을 마친 뒤 경보의 종류, 대피요령 등에 대해 교육하고 학생들을 귀가시키기도 했다.

한편 청주고에서 고입 선발고사를 치른 최모(16)군은 "민방공 훈련과 관련해 학교로부터 교육이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고,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18)양도 "민방공 훈련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일부 학교에서는 민방공 훈련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민들 `긴장 속에 대피'

연평도를 마주보고 있는 인천시에서는 비교적 순조롭게 훈련이 진행됐다.

경보가 울리자 운행 중이던 차량들은 통제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도로 우측으로 대피해 시내 곳곳의 대로는 순식간에 주차장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시내버스 승객들은 차례를 지켜 차에서 내린 뒤 대피시설로 걸음을 재촉했고, 길을 가던 행인들도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급히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높아진 '안보 불안'을 반영하듯 지하철 역사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실황중계에 귀를 기울이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시민 박모(48)씨는 "안 그래도 유사시에 어디로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훈련이라도 하니 조금 마음이 놓인다"라고 말했다.

인천시청과 10개 구.군청 등 관공서에서도 전직원이 방독면을 착용하고 건물 지하로 대피하는 등 평소보다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했으며, 인천경찰은 이날 주요 교차로 등 시내 70개소에 경찰관 128명과 순찰차 66대를 배치해 교통 통제와 대피 안내에 주력했다. (이유진, 윤종석, 김광호, 오수희, 윤우용, 우영식, 정윤덕, 정묘정, 장덕종, 이덕기, 김근주, 황봉규, 이연정)
  • 민방위 특별훈련…‘뭐예요?’ ‘어디로 대피해요?’
    • 입력 2010-12-15 16:13:45
    연합뉴스
공무원들은 '신속대피', 시민들은 '갈팡질팡'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도발에 이어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되는 가운데 15일 오후 2시 35년만에 처음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민방위 특별훈련이 실시됐다.

그러나 연평도를 마주보고 있는 인천시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제대로 된 대피소 부족과 홍보부족 등으로 형식적인 훈련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공무원들은 대체로 `신속대피'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자 경기도청 직원들은 모두 사무실의 불을 끄고 비상대피시설로 신속히 이동했으며 경기경찰청 임직원 659명도 부서별로 지정된 각 건물 지하로 일제히 대피했다.

성남시청은 각 과 사무실에 비상근무직원 1명만 남겨놓고 전원 지하 2층에 마련된 1급 방호시설 `충무시설 을지연습장'으로 대피했으며, 충북도교육청 직원 250여명도 비상계획담당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본관 건물 지하실로 내려갔다.

수원 지방법원에서는 이날 특별훈련으로 오후 2시로 예정된 김상곤 도교육감의 선거법위반 사건 첫 공판이 30분 연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정부종합청사 공무원들은 사무실에서 대피한 뒤 계단에 모여 잡담을 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형식적인 훈련에 그친 분위기였다.

◇일부 시민 "사이렌 소리도 못 들었는데.."

공무원들과 달리 일반 주택가와 도심 외곽, 시장, 공장지역 등에서는 주민들이 사이렌이 울려도 대피하지 않거나 아예 훈련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경기 안양시 외곽의 한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는 김모(44)씨는 "여기서는 사이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서 "훈련이 시작된 것도 몰랐으니까 대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원시 조원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단지내 방송시설을 통해 대피지침을 안내했으나 실제 건물 지하로 이동하는 주민은 많지 않았고, 통제요원들이 배치되지 않은 도로 곳곳에서는 많은 차량들이 주행을 계속했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는 민방공 훈련이 시작되자 일부 상인들이 지하층이나 지하주차장으로 대피했으나 모든 상인이 훈련에 참여하지는 않아 긴장감이 떨어졌다.

국제시장 상인들도 따로 대피하지 않고 가게에 머물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훈련상황을 청취했고, 상가 인근 도로에서는 일부 운전자들과 통제요원 간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 백화점에서는 훈련 시작 20분 전부터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고 공무원 등 10여명이 동원돼 훈련사실을 알렸지만 시민들은 대피 요구에 당황해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훈련 사실을 몰랐던데다가 고객들의 불편이 우려돼 억지로 대피소로 대피시킬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학교들 "대피는 해야겠는데 어디로?"

수원 조원중학교는 별도 대피시설이 없어 학생들이 학교 건물 뒤편 야외공연장으로 이동했고 청주 산성초교의 경우, 강당 건물 아래 지하 주차장으로 대피했다.

또 대전 탄방중학교와 둔산중학교 학생들은 교사들의 인솔 아래 운동장 스탠드로 대피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둔산중 2층 이상 교실에 있던 학생 1천700여명과 둔산초등학교 학생 1천100여명은 교실에 머물면서 방송을 청취했다.

파주 검산초등학교는 방과후 활동 중이던 학생들이 교실보다 밀폐된 구조를 지닌 지하 1층 보육시설로 대피했다.

울산지역은 140개 초.중.고교 가운데 약 70%인 98개 학교에서 포탄이 떨어지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볼 수 있는 강당이나 교실로 학생들을 대피시켜 '대피'에 대한 개념 정립과 함께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말고사가 진행되고 있는 학교들은 오전 시험을 마친 뒤 경보의 종류, 대피요령 등에 대해 교육하고 학생들을 귀가시키기도 했다.

한편 청주고에서 고입 선발고사를 치른 최모(16)군은 "민방공 훈련과 관련해 학교로부터 교육이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고,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18)양도 "민방공 훈련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는 등 일부 학교에서는 민방공 훈련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민들 `긴장 속에 대피'

연평도를 마주보고 있는 인천시에서는 비교적 순조롭게 훈련이 진행됐다.

경보가 울리자 운행 중이던 차량들은 통제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도로 우측으로 대피해 시내 곳곳의 대로는 순식간에 주차장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시내버스 승객들은 차례를 지켜 차에서 내린 뒤 대피시설로 걸음을 재촉했고, 길을 가던 행인들도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급히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높아진 '안보 불안'을 반영하듯 지하철 역사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실황중계에 귀를 기울이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시민 박모(48)씨는 "안 그래도 유사시에 어디로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궁금했는데 이렇게 훈련이라도 하니 조금 마음이 놓인다"라고 말했다.

인천시청과 10개 구.군청 등 관공서에서도 전직원이 방독면을 착용하고 건물 지하로 대피하는 등 평소보다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했으며, 인천경찰은 이날 주요 교차로 등 시내 70개소에 경찰관 128명과 순찰차 66대를 배치해 교통 통제와 대피 안내에 주력했다. (이유진, 윤종석, 김광호, 오수희, 윤우용, 우영식, 정윤덕, 정묘정, 장덕종, 이덕기, 김근주, 황봉규,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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