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경제 운영 수치보다는 내실있게

입력 2010.12.16 (07:05) 수정 2010.12.16 (07: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김시곤 해설위원]

코스피가 2000 포인트를 되찾았습니다. 37개월 만입니다. 지금 당장 주식시장이 좋은 만큼 내년 주가 전망도 장밋빛 일색입니다. 심지어 3000 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주가가 2000을 탈환하던 날 정부도 내년 경제 목표치를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5% 안팎입니다. 주가 전망만큼이나 낙관적입니다. 하지만 민간연구소들과 한국은행 KDI 그리고 IMF가 예상한 성장률 전망치는 3% 후반에서 4% 중반...

정부의 전망치보다 1% 포인트 가량 낮게 잡은 겁니다. 정부와는 달리 이렇게 낮게 전망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 주변에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언제 다시 불거질지 알 수 없는데다가 한국의 최대 경제 파트너인 중국은 긴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을 접하고 있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도 쉽사리 사그라들 것으론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물가 전망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정부의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 안팎입니다. 하지만 올해 물가도 현재 3%대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이 6천억 달러를 찍어내 풀고 있는 만큼 국제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오름셉니다. 또 치솟고 있는 중국의 물가는 조만간 우리 국내 물가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물가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정부가 민간 연구소보다 성장률 전망치는 더 높게 잡은 반면에 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더 낮게 잡았다는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장률이 높으면 물가도 더 올라간다는 경제 이치에도 어긋납니다.

문제는 이들 수치가 과연 맞을 것인지 틀릴 것인지가 아니라 이들 수치에 얽매여 정부가 무리하게 경제 정책을 펼 경우 자칫 경제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성장률 달성에 집착해 재정을 확대하고 달러값을 높게 유지하고 금리를 낮게 끌고간다면 과연 어떻게 되겠습니까? 재정 적자는 늘어나고 자산 거품은 확대되고 물가는 불안해질 것입니다.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특히 서민들이 떠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 주식시장을 비롯해 우리 경제는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은 그 온기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바로 양극화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년도 만큼은 수치 중심의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있고 균형잡힌 성장이 더 바람직해 보입니다. 그러자면 공격적이기 보다는 보수적이면서 안정적인 경제 운영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경제 운영 수치보다는 내실있게
    • 입력 2010-12-16 07:05:21
    • 수정2010-12-16 07:48:59
    뉴스광장 1부
[김시곤 해설위원] 코스피가 2000 포인트를 되찾았습니다. 37개월 만입니다. 지금 당장 주식시장이 좋은 만큼 내년 주가 전망도 장밋빛 일색입니다. 심지어 3000 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주가가 2000을 탈환하던 날 정부도 내년 경제 목표치를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5% 안팎입니다. 주가 전망만큼이나 낙관적입니다. 하지만 민간연구소들과 한국은행 KDI 그리고 IMF가 예상한 성장률 전망치는 3% 후반에서 4% 중반... 정부의 전망치보다 1% 포인트 가량 낮게 잡은 겁니다. 정부와는 달리 이렇게 낮게 전망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 주변에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언제 다시 불거질지 알 수 없는데다가 한국의 최대 경제 파트너인 중국은 긴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을 접하고 있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도 쉽사리 사그라들 것으론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물가 전망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정부의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 안팎입니다. 하지만 올해 물가도 현재 3%대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이 6천억 달러를 찍어내 풀고 있는 만큼 국제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오름셉니다. 또 치솟고 있는 중국의 물가는 조만간 우리 국내 물가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물가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정부가 민간 연구소보다 성장률 전망치는 더 높게 잡은 반면에 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더 낮게 잡았다는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성장률이 높으면 물가도 더 올라간다는 경제 이치에도 어긋납니다. 문제는 이들 수치가 과연 맞을 것인지 틀릴 것인지가 아니라 이들 수치에 얽매여 정부가 무리하게 경제 정책을 펼 경우 자칫 경제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성장률 달성에 집착해 재정을 확대하고 달러값을 높게 유지하고 금리를 낮게 끌고간다면 과연 어떻게 되겠습니까? 재정 적자는 늘어나고 자산 거품은 확대되고 물가는 불안해질 것입니다.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특히 서민들이 떠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 주식시장을 비롯해 우리 경제는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은 그 온기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바로 양극화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년도 만큼은 수치 중심의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있고 균형잡힌 성장이 더 바람직해 보입니다. 그러자면 공격적이기 보다는 보수적이면서 안정적인 경제 운영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