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기적 막은 심판 판정”

입력 2010.12.16 (09:04) 수정 2010.12.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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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가 꿈꾸던 기적은 없었다.



16일(한국시간) UAE(아랍에미리트)에서 치러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성남은 인터 밀란을 만나 유럽축구 최강의 벽을 실감하며 0-3으로 무너졌다.



4강 격돌을 앞두고 "단 1%의 가능성만으로도 기적은 이뤄진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신태용 성남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풀이 죽은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섰다.



신태용 감독은 인터 밀란이 성남보다 한두 단계 위의 실력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심판 판정이 아쉬웠다는 총평을 내놨다. 그리고 성남 선수들이 미드필드에서 전혀 뒤지지 않고 대등하게 싸웠다며 격려의 말도 덧붙였다.



신 감독은 "기량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팀이었다. 몸값으로 봐도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결승에 진출한 인터 밀란에 축하한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심판의 판정엔 편견이 교묘하게 작용했다고 털어놨다.



신 감독은 "전반에도 몇 개나 상대 몸에 맞고 나간 볼을 심판은 상대 볼로 선언했다. 거친 몸싸움 파울도 여러 번 불지 않았다. 인터 밀란의 세 번째 골은 밀리토가 손으로 치고 들어갔는데도 파울을 지적하지 않았다"며 "심판이 정확한 판정을 내리지 않아 인터 밀란이 어느 수준의 팀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0-3 완패에 대해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신 감독은 "공은 둥글다. 세 골도 먹을 수 있고 다섯 골도 먹을 수 있는 게 축구다. 스코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경기 내용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보는 눈은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인터 밀란보다 더 잘 뛰었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친 선수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뒤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승장’ 라파엘 베니테스 인터 밀란 감독은 전반적으로 힘든 경기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네이더르가 없어 기분이 묘했다. 날씨도 더워 쉽지 않은 승부였다. 하지만 두 번째 골을 넣는 순간 정상을 되찾았다. 경기 후반에는 우리가 지배했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신태용 감독이 심판 판정을 지적한 데 대해서는 "그 말은 존중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해 참가한 성남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



베니테스 감독은 "참 잘 짜여진 팀이었다. 선수들이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훈련도 잘돼 있었다. 특히 오늘은 빠른 중앙 수비가 인상적이었다"며 "신태용 감독이 훌륭한 일을 해냈다"는 칭찬의 말을 곁들였다.



최근 자신의 지도력에 혹평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베니테스 감독은 "난 경험이 많은 지도자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며 우승컵을 들어 자신의 능력을 내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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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용 감독 “기적 막은 심판 판정”
    • 입력 2010-12-16 09:04:32
    • 수정2010-12-16 09:06:00
    연합뉴스
신태용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가 꿈꾸던 기적은 없었다.

16일(한국시간) UAE(아랍에미리트)에서 치러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성남은 인터 밀란을 만나 유럽축구 최강의 벽을 실감하며 0-3으로 무너졌다.

4강 격돌을 앞두고 "단 1%의 가능성만으로도 기적은 이뤄진다"며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신태용 성남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풀이 죽은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섰다.

신태용 감독은 인터 밀란이 성남보다 한두 단계 위의 실력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심판 판정이 아쉬웠다는 총평을 내놨다. 그리고 성남 선수들이 미드필드에서 전혀 뒤지지 않고 대등하게 싸웠다며 격려의 말도 덧붙였다.

신 감독은 "기량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팀이었다. 몸값으로 봐도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결승에 진출한 인터 밀란에 축하한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심판의 판정엔 편견이 교묘하게 작용했다고 털어놨다.

신 감독은 "전반에도 몇 개나 상대 몸에 맞고 나간 볼을 심판은 상대 볼로 선언했다. 거친 몸싸움 파울도 여러 번 불지 않았다. 인터 밀란의 세 번째 골은 밀리토가 손으로 치고 들어갔는데도 파울을 지적하지 않았다"며 "심판이 정확한 판정을 내리지 않아 인터 밀란이 어느 수준의 팀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0-3 완패에 대해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신 감독은 "공은 둥글다. 세 골도 먹을 수 있고 다섯 골도 먹을 수 있는 게 축구다. 스코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경기 내용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보는 눈은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인터 밀란보다 더 잘 뛰었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친 선수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뒤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승장’ 라파엘 베니테스 인터 밀란 감독은 전반적으로 힘든 경기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네이더르가 없어 기분이 묘했다. 날씨도 더워 쉽지 않은 승부였다. 하지만 두 번째 골을 넣는 순간 정상을 되찾았다. 경기 후반에는 우리가 지배했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신태용 감독이 심판 판정을 지적한 데 대해서는 "그 말은 존중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해 참가한 성남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

베니테스 감독은 "참 잘 짜여진 팀이었다. 선수들이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훈련도 잘돼 있었다. 특히 오늘은 빠른 중앙 수비가 인상적이었다"며 "신태용 감독이 훌륭한 일을 해냈다"는 칭찬의 말을 곁들였다.

최근 자신의 지도력에 혹평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베니테스 감독은 "난 경험이 많은 지도자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며 우승컵을 들어 자신의 능력을 내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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