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 “V리그 한국형 외인 추가요!”

입력 2010.12.16 (11:10) 수정 2010.12.1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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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6~2008년 해결사로 나서면서 하위에 머물던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려 준 '삼바 특급' 보비(브라질)를 제외하면 늘 기대에 못 미치는 외국인 선수만 데려왔다.

그러나 올 시즌 뒤늦게 데려온 외국인 라이트 에반 페이텍(26.미국)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면서 대한항공은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에반은 4경기를 치른 16일까지 78득점(3위)을 올리고 공격 성공률 53.49%(6위), 세트당 서브에이스 0.429(1위)를 올렸다.

삼성화재의 가빈 슈미트(3경기 86득점)나 LIG손해보험의 밀란 페피치(4경기 80득점) 등과 비교하면 조금은 떨어지는 기록인 것이 사실이다.

실제 경기에서도 에반의 공격력은 기존 '특급 용병'들이 보여줬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압도적인 높이나 힘으로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맛은 없다.

공격 점유율 역시 35.2%로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팀의 일원으로서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게 구단의 평가다.

에반은 15일 우리캐피탈과 경기에서 9번 중 7번의 디그에 성공하며 수비를 두텁게 받쳤다. 특히 상대 반격이 거셌던 3세트에는 여러 차례 강한 스파이크를 걷어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중하는 라이트이면서도 몸을 날리는 수비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에반을 데려와서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수비도 잘해야 한다"면서 어김없이 혹독한 훈련을 시켰고, 불만 없이 이를 소화한 성과가 코트에서 드러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코트 안팎에서 동료와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팀에 하나로 녹아 들어가고 있다. 청국장까지 잘 먹을 정도로 한국 생활에 완전히 적응해 팀워크에 균열을 일으킬 걱정도 없다.

인터뷰에서도 외국인 선수답지 않게 겸손을 떠는 등 성격도 한국 문화와 잘 어울린다.

동료 세터 한선수도 "아직 스피드는 부족하지만 정말 좋은 선수다. 훈련 때도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공격력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개막전만 하더라도 정확히 타점을 맞히지 못하는 장면이 종종 보였지만 이제는 높이 올라오는 공에는 어김없이 강타를 꽂아넣는다. 15일 경기에서는 공격 득점 13점 중 후위 공격으로만 10점을 올렸다.

주전 세터 한선수와 아직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호흡이 중요한 오픈 공격에서는 여전히 실수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어렵게 올라오는 공도 어떻게든 터치아웃을 시키는 등 해결사로서 능력도 많이 나아졌다.

대한항공은 "이 정도 활약만 계속해 준다면 만족"이라는 평가다.

사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 컵대회에서 브라질 용병 레오를 데려왔다가 실패하고 뒤늦게 수소문한 끝에 에반을 찾았다.

터키리그에서 문성민(현대캐피탈)과 같은 팀에서 뛰었지만 큰 활약은 하지 못했기에 올해 용병 농사도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던 에반이 공수 모두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팀이 한층 더 탄탄해졌다.

신영철 감독은 "기교가 뛰어나지 않아 유럽에서는 힘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높이와 힘을 살릴 수 있는데다 리시브도 잘 해주고 있다. '한국형 선수'라고 할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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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반 “V리그 한국형 외인 추가요!”
    • 입력 2010-12-16 11:10:37
    • 수정2010-12-16 13:28:54
    연합뉴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6~2008년 해결사로 나서면서 하위에 머물던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려 준 '삼바 특급' 보비(브라질)를 제외하면 늘 기대에 못 미치는 외국인 선수만 데려왔다. 그러나 올 시즌 뒤늦게 데려온 외국인 라이트 에반 페이텍(26.미국)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면서 대한항공은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에반은 4경기를 치른 16일까지 78득점(3위)을 올리고 공격 성공률 53.49%(6위), 세트당 서브에이스 0.429(1위)를 올렸다. 삼성화재의 가빈 슈미트(3경기 86득점)나 LIG손해보험의 밀란 페피치(4경기 80득점) 등과 비교하면 조금은 떨어지는 기록인 것이 사실이다. 실제 경기에서도 에반의 공격력은 기존 '특급 용병'들이 보여줬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압도적인 높이나 힘으로 상대를 주눅 들게 하는 맛은 없다. 공격 점유율 역시 35.2%로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팀의 일원으로서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게 구단의 평가다. 에반은 15일 우리캐피탈과 경기에서 9번 중 7번의 디그에 성공하며 수비를 두텁게 받쳤다. 특히 상대 반격이 거셌던 3세트에는 여러 차례 강한 스파이크를 걷어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치중하는 라이트이면서도 몸을 날리는 수비를 펼쳐 박수를 받았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에반을 데려와서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수비도 잘해야 한다"면서 어김없이 혹독한 훈련을 시켰고, 불만 없이 이를 소화한 성과가 코트에서 드러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코트 안팎에서 동료와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팀에 하나로 녹아 들어가고 있다. 청국장까지 잘 먹을 정도로 한국 생활에 완전히 적응해 팀워크에 균열을 일으킬 걱정도 없다. 인터뷰에서도 외국인 선수답지 않게 겸손을 떠는 등 성격도 한국 문화와 잘 어울린다. 동료 세터 한선수도 "아직 스피드는 부족하지만 정말 좋은 선수다. 훈련 때도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공격력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개막전만 하더라도 정확히 타점을 맞히지 못하는 장면이 종종 보였지만 이제는 높이 올라오는 공에는 어김없이 강타를 꽂아넣는다. 15일 경기에서는 공격 득점 13점 중 후위 공격으로만 10점을 올렸다. 주전 세터 한선수와 아직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호흡이 중요한 오픈 공격에서는 여전히 실수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어렵게 올라오는 공도 어떻게든 터치아웃을 시키는 등 해결사로서 능력도 많이 나아졌다. 대한항공은 "이 정도 활약만 계속해 준다면 만족"이라는 평가다. 사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 컵대회에서 브라질 용병 레오를 데려왔다가 실패하고 뒤늦게 수소문한 끝에 에반을 찾았다. 터키리그에서 문성민(현대캐피탈)과 같은 팀에서 뛰었지만 큰 활약은 하지 못했기에 올해 용병 농사도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던 에반이 공수 모두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팀이 한층 더 탄탄해졌다. 신영철 감독은 "기교가 뛰어나지 않아 유럽에서는 힘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높이와 힘을 살릴 수 있는데다 리시브도 잘 해주고 있다. '한국형 선수'라고 할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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