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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그후…간담 서늘케 한 해운대 고층 화재
입력 2010.12.21 (06:18) 연합뉴스
4층 불이 38층으로..'불쏘시개' 마감재 불연재로 교체
고층건물 불법 변경ㆍ증축 만연..안전 강화, 장비 보강

지난 10월 1일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내 주거용 오피스텔인 우신골든스위트(지하4층 지상 38층) 화재사고는 전국에 속속 들어서고 있는 고층 건물 화재의 위험성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소방관 등 5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54억8천만원(소방서 추산)에 이르는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 사고는 화재예방 및 진화 등을 책임져야 할 소방당국은 물론 우리 사회에 큰 교훈을 남겼다.

◇화재 상흔 여전..복구 한창 = 지난 20일 고층건물이 밀집한 마린시티를 찾았다. 외벽이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치장돼 있어 우신골든스위트의 건물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화재가 난지 거의 3개월이 다 되도록 건물 외벽에는 화재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동관과 서관 사이 외벽에는 복구공사용 철골구조물이 설치됐으며 20층 높이에서 인부들이 화재 잔재물을 제거하느라 멀리서도 소음이 들렸다.

불에 타거나 그을린 외벽이 말끔하게 정리되면 황금색 알루미늄 패널로 다시 마감된다. 기존 알루미늄 패널이 불을 삽시간에 확산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이번엔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로 교체된다.

홍순헌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연재로 된 국산과 외국산 외벽마감재의 성능을 시험한 결과, 국산 자재가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드러나 이를 사용하기로 했다"면서 "마감재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내년 2월까지 복구가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층에서 발생한 불이 외벽을 타고 삽시간에 38층으로 번지면서 전소된 팬트하우스에도 복구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인부들이 화재 잔해물을 치우느라 분주히 움직였고 검게 그을린 벽면은 불이 났던 곳이라는 것을 짐작케했다.

◇고층건물 불법 용도변경ㆍ증축 수두룩 = 최초 발화장소이면서 불법 용도변경된 4층 피트층(PIT.배관실)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시방서대로 전기와 가스, 상ㆍ하수도 배관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환경미화원들이 재활용품을 분류하기 위해 이용하던 비상통로도 폐쇄돼 있었다.

홍 위원장은 "전문기관의 안전진단에서 건물의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와 본격적인 복구공사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보험사와 보상협의가 완료됐고 복구비가 보상비를 초과할 경우 시공사에서 나머지를 책임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화재 이후 일주일간 동생집에 머물렀다는 입주자 박병선(70)씨는 "화재당시 스프링클러 등 방재설비가 잘 작동해 고층건물에 사는 두려움은 전혀 없다"면서 "다만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으로서 평소에 불조심을 해야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화재의 원인이 된 불법용도변경은 다른 고층건물에서도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청은 이번 사고 후 15층 이상 고층 건물 150여곳에 대해 안전관리 실태와 화재취약부분을 점검, 절반 이상의 건물에서 무단 용도변경 및 불법증축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소방서도 고층건물을 돌며 소방안전점검을 했고 입주민, 관리자 등에게 화재시 대처요령을 교육했다.

◇고층건물 안전기준 대폭 강화 =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를 계기로 고층건물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제도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소방방재청은 고층건축물 안전관리 개선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내년말까지 관련 법령 개정을 마쳐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선 초고층에 포함되지 않은 30~49층(높이 120~200m) 건물을 준 초고층 건물로 분류, 이런 건물을 신축할 때 중간층에 피난안전층을 설치하고 피난전용 승강기를 지정해 비상시 피난안전층과 출구를 직통으로 운행한다는 것이다.

또 건축물 외벽의 마감재를 불연재로 써야 하고 피트층에도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이 대폭 강화된다.

소방방재청은 고층 화재 진압을 수행할 초대형 굴절사다리차(70m)와 고성능 소방펌프차를 내년에 도입하기로 예산을 확보했고 전국 4개 권역별로 물대포 형태로 공중에서 살수하는 중대형 헬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초고층 건축물이 밀집한 해운대소방서에는 고층건물 전문 진압대가 신설돼 운영에 들어갔으나 전문장비를 확보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법상 안전기준보다 대폭 강화된 방재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홍보에 나서는 등 고층건물을 꺼리는 입주 예정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사건 그후…간담 서늘케 한 해운대 고층 화재
    • 입력 2010-12-21 06:18:11
    연합뉴스
4층 불이 38층으로..'불쏘시개' 마감재 불연재로 교체
고층건물 불법 변경ㆍ증축 만연..안전 강화, 장비 보강

지난 10월 1일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내 주거용 오피스텔인 우신골든스위트(지하4층 지상 38층) 화재사고는 전국에 속속 들어서고 있는 고층 건물 화재의 위험성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소방관 등 5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고 54억8천만원(소방서 추산)에 이르는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 사고는 화재예방 및 진화 등을 책임져야 할 소방당국은 물론 우리 사회에 큰 교훈을 남겼다.

◇화재 상흔 여전..복구 한창 = 지난 20일 고층건물이 밀집한 마린시티를 찾았다. 외벽이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치장돼 있어 우신골든스위트의 건물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화재가 난지 거의 3개월이 다 되도록 건물 외벽에는 화재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동관과 서관 사이 외벽에는 복구공사용 철골구조물이 설치됐으며 20층 높이에서 인부들이 화재 잔재물을 제거하느라 멀리서도 소음이 들렸다.

불에 타거나 그을린 외벽이 말끔하게 정리되면 황금색 알루미늄 패널로 다시 마감된다. 기존 알루미늄 패널이 불을 삽시간에 확산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이번엔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로 교체된다.

홍순헌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연재로 된 국산과 외국산 외벽마감재의 성능을 시험한 결과, 국산 자재가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드러나 이를 사용하기로 했다"면서 "마감재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내년 2월까지 복구가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층에서 발생한 불이 외벽을 타고 삽시간에 38층으로 번지면서 전소된 팬트하우스에도 복구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인부들이 화재 잔해물을 치우느라 분주히 움직였고 검게 그을린 벽면은 불이 났던 곳이라는 것을 짐작케했다.

◇고층건물 불법 용도변경ㆍ증축 수두룩 = 최초 발화장소이면서 불법 용도변경된 4층 피트층(PIT.배관실)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시방서대로 전기와 가스, 상ㆍ하수도 배관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환경미화원들이 재활용품을 분류하기 위해 이용하던 비상통로도 폐쇄돼 있었다.

홍 위원장은 "전문기관의 안전진단에서 건물의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와 본격적인 복구공사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보험사와 보상협의가 완료됐고 복구비가 보상비를 초과할 경우 시공사에서 나머지를 책임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화재 이후 일주일간 동생집에 머물렀다는 입주자 박병선(70)씨는 "화재당시 스프링클러 등 방재설비가 잘 작동해 고층건물에 사는 두려움은 전혀 없다"면서 "다만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으로서 평소에 불조심을 해야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화재의 원인이 된 불법용도변경은 다른 고층건물에서도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청은 이번 사고 후 15층 이상 고층 건물 150여곳에 대해 안전관리 실태와 화재취약부분을 점검, 절반 이상의 건물에서 무단 용도변경 및 불법증축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소방서도 고층건물을 돌며 소방안전점검을 했고 입주민, 관리자 등에게 화재시 대처요령을 교육했다.

◇고층건물 안전기준 대폭 강화 =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를 계기로 고층건물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제도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소방방재청은 고층건축물 안전관리 개선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내년말까지 관련 법령 개정을 마쳐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선 초고층에 포함되지 않은 30~49층(높이 120~200m) 건물을 준 초고층 건물로 분류, 이런 건물을 신축할 때 중간층에 피난안전층을 설치하고 피난전용 승강기를 지정해 비상시 피난안전층과 출구를 직통으로 운행한다는 것이다.

또 건축물 외벽의 마감재를 불연재로 써야 하고 피트층에도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이 대폭 강화된다.

소방방재청은 고층 화재 진압을 수행할 초대형 굴절사다리차(70m)와 고성능 소방펌프차를 내년에 도입하기로 예산을 확보했고 전국 4개 권역별로 물대포 형태로 공중에서 살수하는 중대형 헬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초고층 건축물이 밀집한 해운대소방서에는 고층건물 전문 진압대가 신설돼 운영에 들어갔으나 전문장비를 확보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법상 안전기준보다 대폭 강화된 방재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홍보에 나서는 등 고층건물을 꺼리는 입주 예정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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