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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재앙 초래한 3가지 ‘치명적 실수’
입력 2010.12.23 (06:31) 연합뉴스
11월23일 첫 의심신고 빠뜨린게 화근 자초

지난달 하순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백신 접종이라는 심각한 단계로 접어든 데는 당국의 치명적 실수 3가지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가지 모두 지난 11월23일 안동의 돼지농가에서 최초로 제기한 구제역 의심신고에 안일하게 대처, 무려 엿새간 `방역공백' 사태를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려 6일간 15마리나 빠져나가"

연합뉴스의 확인 결과, 지난 11월23일부터 11월28일까지 안동 한우 15마리가 경주 광주로 1마리, 경남으로 6마리, 충북으로 8마리가 각각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이 11월23일 최초의 의심신고가 접수된 직후부터 이동통제 등 차단방역에 나섰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안동 농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11월23일은 안동 돼지농가에서 최초로 의심신고를 한 날이다. 하지만 안동시 등 당국은 이를 안이하게 생각, 방치해오다 해당 농가의 거듭된 의심신고 끝에 뒤늦은 11월28일을 첫 의심신고일로 기록하고 이때부터 차단방역에 나섰다.

이 기간 아무런 제지나 통제 없이 가축은 물론 바이러스 전파가 의심되는 사람들까지 무방비로 드나든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역학조사 결과로는 이들 15마리가 이번 구제역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경기 광주와 충북, 경남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만큼 크게 상관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축산관련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구제역은 발병 원인을 찾기도 쉽지 않고 바이러스의 이동경로를 확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설사 이동경로가 확인되더라도 수개월의 정밀조사가 필요한 만큼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쨌든 정부 당국이 안동 농가의 최초 의심신고를 예의주시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파주 분뇨업체도 제지없이 2차례 안동 방문"

정부가 경기.강원 지역에서 확인된 구제역이 경북 안동 구제역과 역학적으로 관계가 있는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기 파주의 분뇨처리시설업체 관계자들이 구제역 발생을 전후해 두 차례나 안동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업체 관계자들이 두번째 안동을 방문했던 지난 11월25일은 안동 지역 돼지농가 등에서 최초로 의심신고를 했다고 주장하는 23일을 이틀이나 지난 때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1일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파주 분뇨처리시설업체 관계자들이 안동을 방문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공개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이창범 축산정책관은 "파주 분뇨처리시설업체가 기술개발과 관련해 구제역이 최초로 발생한 안동 농가에 11월17일 1차로 다녀왔고, 이후 또 25일 방문해 이튿날인 26일 (파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구제역 최초 의심신고는 11월28일인만큼 업체 관계자의 방문시점은 구제역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11월23일부터 11월28일까지 당국도 의심신고를 예의주시했으나 이상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안동시는 "최초 의심신고는 24일 저녁에 들어왔으나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접수하지는 못했다"면서 23일 의심신고 접수 자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안동시가 인정한대로 24일 이후부터라도 차단방역에 나섰더라면 파주 분뇨처리시설업체 관계자의 `1박2일'에 걸친 25일 안동 방문은 막을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23일 최초 의심신고 방치"

농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최초 의심신고를 11월28일로 발표하고 있으나 안동 축산농가의 주장은 크게 다르다. 11월23일부터 28일까지 최소 2차례 이상의 의심신고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농민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국이 무려 4∼5일간을 방역공백 상태로 방치한 게 된다.

안동시 도산면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동에서 구제역이 가장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서현리 돼지농가에서는 당초 11월23일 구제역 의심신고를 했다"면서 "그런데도 안동시에는 26일에야 최초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안동시는 최초 의심신고에 대해 접수대장에 기록조차 하지 않았고, 이후 재차 축산농가에서 의심신고를 제기하자 정밀검사없이 간이검사만 거친 뒤 음성 판정이 나오자 구제역이 아니라고 단정하고 종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23일에 의심신고가 있었다는 부분은 전혀 모르겠다"고 부인한 뒤 "다만 안동시에 최초로 신고가 들어온 것은 24일 저녁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동시 관계자는 `24일 저녁'을 기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구제역 사태가 끝나는 대로 안동시에 대한 행정감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 구제역 재앙 초래한 3가지 ‘치명적 실수’
    • 입력 2010-12-23 06:31:17
    연합뉴스
11월23일 첫 의심신고 빠뜨린게 화근 자초

지난달 하순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백신 접종이라는 심각한 단계로 접어든 데는 당국의 치명적 실수 3가지가 자리잡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가지 모두 지난 11월23일 안동의 돼지농가에서 최초로 제기한 구제역 의심신고에 안일하게 대처, 무려 엿새간 `방역공백' 사태를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려 6일간 15마리나 빠져나가"

연합뉴스의 확인 결과, 지난 11월23일부터 11월28일까지 안동 한우 15마리가 경주 광주로 1마리, 경남으로 6마리, 충북으로 8마리가 각각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이 11월23일 최초의 의심신고가 접수된 직후부터 이동통제 등 차단방역에 나섰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었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안동 농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11월23일은 안동 돼지농가에서 최초로 의심신고를 한 날이다. 하지만 안동시 등 당국은 이를 안이하게 생각, 방치해오다 해당 농가의 거듭된 의심신고 끝에 뒤늦은 11월28일을 첫 의심신고일로 기록하고 이때부터 차단방역에 나섰다.

이 기간 아무런 제지나 통제 없이 가축은 물론 바이러스 전파가 의심되는 사람들까지 무방비로 드나든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역학조사 결과로는 이들 15마리가 이번 구제역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경기 광주와 충북, 경남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만큼 크게 상관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축산관련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구제역은 발병 원인을 찾기도 쉽지 않고 바이러스의 이동경로를 확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설사 이동경로가 확인되더라도 수개월의 정밀조사가 필요한 만큼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쨌든 정부 당국이 안동 농가의 최초 의심신고를 예의주시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파주 분뇨업체도 제지없이 2차례 안동 방문"

정부가 경기.강원 지역에서 확인된 구제역이 경북 안동 구제역과 역학적으로 관계가 있는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기 파주의 분뇨처리시설업체 관계자들이 구제역 발생을 전후해 두 차례나 안동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업체 관계자들이 두번째 안동을 방문했던 지난 11월25일은 안동 지역 돼지농가 등에서 최초로 의심신고를 했다고 주장하는 23일을 이틀이나 지난 때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1일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파주 분뇨처리시설업체 관계자들이 안동을 방문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공개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이창범 축산정책관은 "파주 분뇨처리시설업체가 기술개발과 관련해 구제역이 최초로 발생한 안동 농가에 11월17일 1차로 다녀왔고, 이후 또 25일 방문해 이튿날인 26일 (파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구제역 최초 의심신고는 11월28일인만큼 업체 관계자의 방문시점은 구제역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11월23일부터 11월28일까지 당국도 의심신고를 예의주시했으나 이상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안동시는 "최초 의심신고는 24일 저녁에 들어왔으나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접수하지는 못했다"면서 23일 의심신고 접수 자체를 부인했다. 하지만 안동시가 인정한대로 24일 이후부터라도 차단방역에 나섰더라면 파주 분뇨처리시설업체 관계자의 `1박2일'에 걸친 25일 안동 방문은 막을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23일 최초 의심신고 방치"

농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최초 의심신고를 11월28일로 발표하고 있으나 안동 축산농가의 주장은 크게 다르다. 11월23일부터 28일까지 최소 2차례 이상의 의심신고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농민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국이 무려 4∼5일간을 방역공백 상태로 방치한 게 된다.

안동시 도산면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동에서 구제역이 가장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서현리 돼지농가에서는 당초 11월23일 구제역 의심신고를 했다"면서 "그런데도 안동시에는 26일에야 최초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안동시는 최초 의심신고에 대해 접수대장에 기록조차 하지 않았고, 이후 재차 축산농가에서 의심신고를 제기하자 정밀검사없이 간이검사만 거친 뒤 음성 판정이 나오자 구제역이 아니라고 단정하고 종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23일에 의심신고가 있었다는 부분은 전혀 모르겠다"고 부인한 뒤 "다만 안동시에 최초로 신고가 들어온 것은 24일 저녁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동시 관계자는 `24일 저녁'을 기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구제역 사태가 끝나는 대로 안동시에 대한 행정감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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