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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들 “백신 못 미덥지만, 달리 방법이…”
입력 2010.12.23 (12:08) 연합뉴스
"불확실한 백신 맞고 청정국 지위 잃느니 안 맞는 게.."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기 북부에 이어 강원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정부가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으나 축산농가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백신 접종은 지난 2000년 구제역 당시 단 한 차례 사용했던 처방으로 예방접종 중단 뒤 최소 6개월이 지나야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 신청이 가능해져 세계 각국이 꺼리고 있는 마지막 수단.

이 때문에 축산농가들은 백신접종 소식이 달갑지만은 않다.

춘천철원축협 관계자는 23일 "일단 백신을 접종하면 청정국 지위를 잃기 때문에 축산기반이 흔들린다"면서 "그렇다고 무작정 살처분할 수도 없고.. 가능하면 접종하지 않고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춘천 동내면 사암리에서 한우 100여 마리를 사육하는 손종묵 씨도 "급한 마음에 백신을 맞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청정국 지위를 잃고 수출에도 차질이 오니까 어떤 게 좋은 건지 모르겠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손 씨는 이어 "예전에 뉴질랜드로 연수를 갔는데 정부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니까 농민들이 정부를 100% 신뢰하더라"면서 "우리는 지금 나라도, 축협도 못 믿겠다"고 한탄했다.

한우 600∼700마리와 돼지 1천여 마리를 사육 중인 사암리 축산농가들은 동내면 학곡리에 위치한 춘천출입국사무소로부터 불과 60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아 더욱 불안한 마음이지만 별다른 방역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춘천시 축산내수면과 관계자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열차역 등 외부와의 연결점에 소독장비 설치를 검토 중"이라면서 "출입국사무소까지는 생각이 못 미쳤는데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백신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돼지농가들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

강원양돈협회 관계자는 "돼지도 구제역에 걸리는 동물인데 앞뒤가 안 맞는 조치"라면서 "아직 구제역이 대관령을 넘어오지는 않았지만 다들 걱정이 태산같다"고 전했다.

강릉 경포동에서 돼지 500마리를 키우는 김우묵 씨도 "소만 하고 돼지는 안 하면 돼지 때문에 다시 구제역이 퍼질 수도 있지 않느냐"면서 "설령 놔준다고 해도 전국의 돼지가 1천만마리인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러나 "대만에서 백신을 맞혀도 구제역이 퍼졌다는데 백신으로 해결된 사례가 없으니까 효과를 못 믿겠다"면서 "불확실한 백신 맞고 괜히 청정국 지위만 잃어버리느니 안 맞는 게 낫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3일 현재 30만두 분량의 구제역 예방백신 완제품을 비축했고 연말까지 120만두 분량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또 250만두 분량의 예방약 원료(항원)를 확보해 총 400만두 분량을 보유하고 있다.
  • 축산농가들 “백신 못 미덥지만, 달리 방법이…”
    • 입력 2010-12-23 12:08:53
    연합뉴스
"불확실한 백신 맞고 청정국 지위 잃느니 안 맞는 게.."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경기 북부에 이어 강원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정부가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으나 축산농가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백신 접종은 지난 2000년 구제역 당시 단 한 차례 사용했던 처방으로 예방접종 중단 뒤 최소 6개월이 지나야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 신청이 가능해져 세계 각국이 꺼리고 있는 마지막 수단.

이 때문에 축산농가들은 백신접종 소식이 달갑지만은 않다.

춘천철원축협 관계자는 23일 "일단 백신을 접종하면 청정국 지위를 잃기 때문에 축산기반이 흔들린다"면서 "그렇다고 무작정 살처분할 수도 없고.. 가능하면 접종하지 않고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춘천 동내면 사암리에서 한우 100여 마리를 사육하는 손종묵 씨도 "급한 마음에 백신을 맞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청정국 지위를 잃고 수출에도 차질이 오니까 어떤 게 좋은 건지 모르겠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손 씨는 이어 "예전에 뉴질랜드로 연수를 갔는데 정부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니까 농민들이 정부를 100% 신뢰하더라"면서 "우리는 지금 나라도, 축협도 못 믿겠다"고 한탄했다.

한우 600∼700마리와 돼지 1천여 마리를 사육 중인 사암리 축산농가들은 동내면 학곡리에 위치한 춘천출입국사무소로부터 불과 60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아 더욱 불안한 마음이지만 별다른 방역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춘천시 축산내수면과 관계자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열차역 등 외부와의 연결점에 소독장비 설치를 검토 중"이라면서 "출입국사무소까지는 생각이 못 미쳤는데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백신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돼지농가들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

강원양돈협회 관계자는 "돼지도 구제역에 걸리는 동물인데 앞뒤가 안 맞는 조치"라면서 "아직 구제역이 대관령을 넘어오지는 않았지만 다들 걱정이 태산같다"고 전했다.

강릉 경포동에서 돼지 500마리를 키우는 김우묵 씨도 "소만 하고 돼지는 안 하면 돼지 때문에 다시 구제역이 퍼질 수도 있지 않느냐"면서 "설령 놔준다고 해도 전국의 돼지가 1천만마리인데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러나 "대만에서 백신을 맞혀도 구제역이 퍼졌다는데 백신으로 해결된 사례가 없으니까 효과를 못 믿겠다"면서 "불확실한 백신 맞고 괜히 청정국 지위만 잃어버리느니 안 맞는 게 낫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3일 현재 30만두 분량의 구제역 예방백신 완제품을 비축했고 연말까지 120만두 분량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또 250만두 분량의 예방약 원료(항원)를 확보해 총 400만두 분량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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