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 중국어선 극렬 저항…이유는

입력 2010.12.2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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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도 담보금 분담...노예로 전락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은 물론 영해까지 침범해 불법 조업을 벌이는 중국 어선이 갈수록 조직화, 흉포화하는 이유는 뭘까.

이들 어선은 인해전술을 연상시키듯 수십 척, 수백 척씩 떼 지어 불법 조업을 일삼으면서 단속에 나선 우리 해경에 각종 흉기를 들고 무차별 폭력을 가하고 있다.

그동안 단속에 직접 참여한 해양경찰관들에 따르면 이들 어선은 2∼3척씩 줄을 묶어 서로 연결한 뒤 해경정이 접근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거나 선체 맨 바깥쪽 난간에 단속 경찰관이 어선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끝이 날카로운 길이 2m짜리 쇠꼬챙이 수십 개씩을 꽂는 등 나포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나포한 중국어선에서는 쇠 파이프, 쇠망치, 몽둥이 등 다양한 '흉기'가 발견되는 것은 다반사고 2002년 인천 대청도에서 불법조업하던 중국 선원들은 해경이 단속에 나서자 손도끼와 칼, 쇠 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경찰관을 위협했다.

놀란 해경은 무장 경찰관 4명을 추가 투입해 실탄 10여 발을 공중에 쏘며 제압하려고 했으나 중국 선원들의 격렬한 저항에 실탄이 떨어지자 생명에 위협을 느껴 고속보트를 타고 철수하고 나머지 4명은 바다로 뛰어들기도 했다.

2001년 한·중 어업협정 발효 이후 서해와 남해안 일대에서 중국어선의 폭력ㆍ저항으로 피해를 본 경찰관은 이미 40명(사망 1명 포함)을 넘어섰다.

이처럼 중국 선원들이 붙잡히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이유는 거액의 담보금과 이중처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들 어선의 소유자는 한번 단속되면 통상 3천∼6천만원의 담보금을 내야 하는데, 이는 환율을 고려할 때 그들에게는 쉽게 마련하지 못하는 엄청난 액수다.

특히 선박 소유자는 한국측으로부터 부과받은 이 담보금을 다시 선원들에게 분담시키는 게 통상적이다.

이 같은 분담체계로 선원들은 담보금을 나눠 갚아야 하고 이를 갚으려면 보통 수년씩 바다에서 사실상 '노예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담보금을 내고 석방되더라도 자국 정부로부터 다시 처벌을 받는 '이중 처벌'도 이들의 난동을 더 과격하게 만들고 있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보통 금어기가 풀리는 가을부터 꽃게나 우럭, 광어를 잡으려고 무장한 중국어선들이 해마다 나타나기 때문에 경찰관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단속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불행한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으려면 한국의 단속에 앞서 중국 측도 불법조업을 사전에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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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조업 중국어선 극렬 저항…이유는
    • 입력 2010-12-25 09:19:55
    연합뉴스
선원들도 담보금 분담...노예로 전락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은 물론 영해까지 침범해 불법 조업을 벌이는 중국 어선이 갈수록 조직화, 흉포화하는 이유는 뭘까. 이들 어선은 인해전술을 연상시키듯 수십 척, 수백 척씩 떼 지어 불법 조업을 일삼으면서 단속에 나선 우리 해경에 각종 흉기를 들고 무차별 폭력을 가하고 있다. 그동안 단속에 직접 참여한 해양경찰관들에 따르면 이들 어선은 2∼3척씩 줄을 묶어 서로 연결한 뒤 해경정이 접근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거나 선체 맨 바깥쪽 난간에 단속 경찰관이 어선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끝이 날카로운 길이 2m짜리 쇠꼬챙이 수십 개씩을 꽂는 등 나포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나포한 중국어선에서는 쇠 파이프, 쇠망치, 몽둥이 등 다양한 '흉기'가 발견되는 것은 다반사고 2002년 인천 대청도에서 불법조업하던 중국 선원들은 해경이 단속에 나서자 손도끼와 칼, 쇠 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경찰관을 위협했다. 놀란 해경은 무장 경찰관 4명을 추가 투입해 실탄 10여 발을 공중에 쏘며 제압하려고 했으나 중국 선원들의 격렬한 저항에 실탄이 떨어지자 생명에 위협을 느껴 고속보트를 타고 철수하고 나머지 4명은 바다로 뛰어들기도 했다. 2001년 한·중 어업협정 발효 이후 서해와 남해안 일대에서 중국어선의 폭력ㆍ저항으로 피해를 본 경찰관은 이미 40명(사망 1명 포함)을 넘어섰다. 이처럼 중국 선원들이 붙잡히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이유는 거액의 담보금과 이중처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들 어선의 소유자는 한번 단속되면 통상 3천∼6천만원의 담보금을 내야 하는데, 이는 환율을 고려할 때 그들에게는 쉽게 마련하지 못하는 엄청난 액수다. 특히 선박 소유자는 한국측으로부터 부과받은 이 담보금을 다시 선원들에게 분담시키는 게 통상적이다. 이 같은 분담체계로 선원들은 담보금을 나눠 갚아야 하고 이를 갚으려면 보통 수년씩 바다에서 사실상 '노예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극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담보금을 내고 석방되더라도 자국 정부로부터 다시 처벌을 받는 '이중 처벌'도 이들의 난동을 더 과격하게 만들고 있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보통 금어기가 풀리는 가을부터 꽃게나 우럭, 광어를 잡으려고 무장한 중국어선들이 해마다 나타나기 때문에 경찰관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단속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불행한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으려면 한국의 단속에 앞서 중국 측도 불법조업을 사전에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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